중국산 5G 배제에 갈림길에 선 덴마크 對中 팬더 외교
- 화웨이, ZTE 등 중국 5G 장비 공급업체 덴마크에 사실상 5G 납품 금지
- 5G 인프라 설립이 가속화되는 올해 3월부터 중국산 5G 장비 수입이 중단될 예정
덴마크가 정부차원에서 본격적인 5G 네트워크를 도입함에 따라, 덴마크 이동통신사 대부분의 4G 네트워크는 5G기술로 대체되고 있다. 이는 개인 소비자, 기업, 공공기관들과 의료, 제조 산업, 교육, 운송, 농업,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 빠른 속도와 높은 안정성을 가진 네트워크를 제공하게 되어 5G는 단순한 초고속 인터넷 그 이상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20년 5월 덴마크 정부는 통신보안 위험국으로부터의 통신 관련 납품을 금지하는 법안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이에 중국-덴마크 관계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덴마크 5G 보안 관련 논의
2020년은 덴마크와 중국의 수교 70주년이었으며, 이를 기념해 중국 정부는 코펜하겐 동물원에 팬더 씽어(Xing Er)와 마오썬(Mao Sun)을 15년간 빌려주는 등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미국과 중국의 대립에도 큰 악영향이 없던 덴마크 국내 정세도 최근 덴마크 정부의 중국산 5G업체 배제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2020년 5월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가 5G 통신을 중요 인프라로 분류해, 덴마크와 그 동맹국들의 안보 정책 이해 관계에 위협이 될만한 국가로부터의 5G 납품을 금지 법안을 발표하면서, 중국 거대 통신업체인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기업들이 국가 공공조달에서 제외되었다.
팬더 싱어(Xing Er)와 마오썬(Mao Sun)
자료: 리쩌우 통신(Ritz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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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덴마크-중국 외교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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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이 발표한 5G 법안이 2021. 3월 이후에나 덴마크 의회에 상정될 예정이나, 덴마크 이동통신 4사는 국가 5G망 도입 초기인 2020년 9월에 이미 화웨이를 5G 공급업체로 선정하지 않았다.
2021년 3월 덴마크 에너지청(Danish Energy Agency)이 덴마크 내 5G를 최대 용량까지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5G보급망 중 가장 중요한 주파수 대역을 경매했다. 이때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보안 문제상 배제됨에 따라 덴마크 당국의 관심은 한국을 비롯한 비위험국 공급업체의 안테나와 기지국 및 부품에 집중되었다.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들로부터의 5G 공급업체 도입을 금지한 덴마크 정부의 다소 무뚝뚝한 외교적 대응은 현재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영국 BT그룹 역시 최근 5G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했고, 독일 보다폰 역시 일부 화웨이 장비를 타사 장비로 교체했다. 해외국가들과 해외 이동통신사들의 이와 같은 중국산 5G 납품 배제는 미·중 간 정보 탈취 논쟁과 무역분쟁에 휘말릴 소지를 없애기 위함으로 보인다.
덴마크 정부의 사이버 보안 정책
중국정부과 화웨이의 긴밀한 협조 관계에 대한 논란은 덴마크와 동맹국 내부 국가 기밀 정보가 5G 통신안테나를 통해 유출될 염려를 불러 일으켰다. 덴마크는 차세대 무선 기술을 사용하는 세계 최고의 국가 중 하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국가 보안 관련 위협은 덴마크 정부에게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또한 덴마크 사회의 디지털화는 이미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덴마크 국무총리는 최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사회복지와 번영에 관련된 절차와 과정들이 점점 디지털화 되고있으며, 코로나 장기화는 이를 특히 가속화 시켰다. 이에 디지털 보안문제가 더욱 대두되고 있고, 따라서 새로운 5G 네트워크 보안문제는 단순히 통신 네트워크 보안문제를 넘어서 국가적 안보문제로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실제로, 덴마크 국방부는 국가 보안정책의 일부로서 사이버 보안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기관은 안보위협을 제기하는 국가와 해당국가 출신 이통통신업체를 선정, 배제하는 등의 실질적인 행정을 담당하고 있다.
덴마크 사이버 보안센터(Centre for Cyber Security)
자료: 덴마크 국방부(The Danish Ministry of Defence)
덴마크 내 빅4 이동통신사
덴마크 에너지청(Danish Energy Agency)은 5G 네트워크의 주요 주파수 내역대의 공공조달 경매를 두 달이라는 빠른 시기에 진행했고, 이에 5G 관련 휴대용 디바이스 및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을 이용하는 다중사용자와 관련한 급등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수용 할 수 있는 5G기술이 매우 중요해졌다.
덴마크의 5G 네트워크는 이미 국가 전체 이용률의 약 90%를 최적의 속도로 커버하고 있으며, TDC, 쓰리(Three), 텔리아(Telia)와 텔레노어(Telenor) 등의 덴마크 빅4 이동통신 기업들은 1,500MHz, 2,100MHz, 3.5GHz 및 26GHz 주파수 대역과 일부 2,300MHz 대역의 5G 네트워크와 관련하여 기지국과 안테나 설치를 포함하는 인프라 구축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시작할 것이다. 이와 같은 기반 산업 투자 이외에도 큰 규모의 스마트 시티 투자 또한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 TDC는 지난 5G 주파수 경매에서 많은 계약을 따냈으며 스웨덴 기업 에릭손(Ericsson)을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로 선택했다. 쓰리(Three) 또한 에릭손(Ericsson)을 장비 공급업체로 정했고, 반면 텔리아(Telia)와 텔레노어(Telenor)는 핀란드 기업 노키아(Nokia)를 택했다. 현재 덴마크에는 대략 24,200개의 통신안테나가 설치되어있다.
덴마크에 설치된 통신안테나
자료: 이동통신사 TDC
또한 덴마크 정부차원에서 모바일 테크놀로지 관련 하드웨어 생산, 또는 5G 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대한 눈에 띄는 계획이 없는 이상, 빅4 이동통신 기업들이 본격적인 5G 인프라 구축을 시작했을 때 가장 큰 수혜자는 해외 공급업체가 될 것이다.
덴마크 에너지청(Danish Energy Agency)에 따르면 화웨이 등의 위험국의 통신사를 제외한 비위험국의 예비 협력업체의 덴마크 통신 인프라에 대한 총 투자액은 2019년 기준 14억 달러 규모이다.
시사점
덴마크 정부의 공격적인 5G 인프라 구축 투자와 파생 시장 개척은 한국 통신 산업에 좋은 수출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이 5G기술을 최초로 상용화한 국가라는 사실이 덴마크에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덴마크 통신 관련 컨설턴팅 회사 스트란드 컨설트(Strand consult)의 CEO 존 스트란드(John Strand)씨는 코펜하겐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한국의 5G기술은 덴마크보다 2년 이상 앞서 있다고 밝히며 한국의 통신업계가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사업 분야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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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민간 광대역 무선서비스(CBRS: 이동통신서비스 관련 주파수 이용 급증에 따라 군사용 주파수인 3.5GHz를 일반 기업들이 5G망에 사용할 수 있도록 풀어주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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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다년 간의 5G 네트워크 산업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서비스 산업
자료원: 리쩌우 통신(Ritzau), 덴마크 국방부(The Danish Ministry of Defence), 덴마크 에너지청(Danish Energy Agency), 덴마크 이동통신사 TDC, 스트란드 컨설트(Strand Consult), Berlingske,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