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 직접 판매(DTC) 트렌드 엿보기
- 본격적인 이커머스 시대 돌입과 함께 성장하는 소비자 직접 판매(DTC) 방식 -
- 2021년 DTC 트렌드로 ‘영역 확장’, ‘전통 소매업계와의 만남’, ‘수익성 및 배송 이슈’ 꼽혀 -
작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의 시작과 동시에 우리의 삶은 다방면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수없이 겪어 왔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는 소비 방식과 소매업계의 변화를 꼽을 수 있겠다. 팬데믹 초기 많은 오프라인 소매점들은 매장 문을 닫아야 했고 직원들을 일시 해고해야 했으며, 영업 재개 이후에도 소비자 발걸음이 예전만 못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 방문 대신 온라인 쇼핑에 더욱더 익숙해져 갔고 이에 따라 많은 전통 소매 기업들 역시 이커머스 판매 전략을 구축하지 않으면 안됐다.
급격히 증가한 온라인 쇼핑 수요와 함께 본격적인 이커머스 시대에 돌입한 지금, ‘이커머스’ 만큼이나 매우 익숙해진 용어가 있다. 바로 ‘소비자 직접 판매(Direct-to-consumer, 이하 DTC)’다. 소비자 직접 판매란, 말 그대로 제품을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침대 매트리스를 예로 들면, 판매를 위해 매트리스 전문 매장이나 백화점 등 중간 유통채널에 제품을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웹사이트나 자사의 직영 매장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 DTC에 해당한다. DTC 방식은 전반적인 브랜드 컨트롤, 소비자와의 직접 소통뿐 아니라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DTC 브랜드들 중에는 Warby Parker, Casper, Dollar Shave Club, Glossier 등 온라인 태생의 브랜드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에는 오프라인 판매에 집중하던 기존의 브랜드나 기업들 또한 이 DTC 판매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처럼 성장을 거듭하며 소매업계의 지속적인 화두로 자리 잡는 DTC 분야에서 올해 주목되는 트렌드는 무엇일까?
DTC 브랜드, 전폭적인 소비자 관심에 힘입어 ‘영역 확장’ 중
팬데믹으로 인해 소비자 쇼핑 방식이 디지털화되면서 오프라인 판매에만 집중했던 전통적 소매업계에도 이커머스 플랫폼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반면에, 소비자 직접 판매에 초점을 맞추던 온라인 태생의 DTC 브랜드들은 이미 효율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을 갖추고 이를 활용하고 있었기에 큰 수혜를 보았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쇼핑몰보다 모바일 기기 속 온라인 쇼핑 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가운데 이러한 DTC 브랜드들은 기존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신규 소비 인구까지 온라인 쇼핑 세상으로 끌어들이며 승승장구하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대다수의 DTC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한 가치는 디지털 친화적이고 기술에 능통한 미국의 핵심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소비자와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관심과 인기에 힘입어 다수의 DTC 브랜드들은 기존의 상품 분야를 뛰어넘어 그 영역을 꾸준히 확장하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실내 생활이 늘어나며 수요가 급증한 ‘셀프케어’ 제품 분야에서는 팬데믹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으며 적극적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다. 예를 들어, 여성 전용 언더웨어를 판매하는 DTC 브랜드 ‘Thinx’는 요가나 가벼운 아웃도어 활동 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기능성 소재의 액티브 웨어(Activewear)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으며, 매월 새로운 메이크업 제품으로 구성된 뷰티박스를 서브스크립션 방식으로 판매하는 DTC 브랜드 ‘Ipsy’ 역시 핸드 및 보디 크림·바디워시·면도용품 키트 등을 선보이는 새로운 퍼스널 케어 자매 브랜드 ‘Refreshments’를 개시한 바 있다. 양말 전문 DTC 브랜드 ‘Bombas’ 또한 폭넓은 사이즈의 남녀 언더웨어 제품 라인을 선보이며 영역을 넓혔다.
기존 제품 분야를 뛰어넘어 영역을 확장 중인 DTC 브랜드의 예
주: (왼쪽부터) Thinx, Ipsy(Refreshments), Bombas
자료: Thinx 웹사이트(https://www.shethinx.com/pages/thinx-activewear-lp), Ipsy 블로그(https://www.ipsy.com/blog/home),
Bombas 웹사이트(https://bombas.com/collections/womens-underwear)
온라인 태생 DTC 브랜드와 오프라인 매장의 필연적인 만남
온라인 태생의 많은 DTC 브랜드들은 이미 잘 자리 잡힌 이커머스 판매 체계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해가는 일부 브랜드의 경우, 비즈니스를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소매업계로의 진출 역시 필연적이라는 사실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점점 더 많은 DTC 브랜드가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 매장에서도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자체 매장이나 팝업스토어 등을 개설하기도 해 이목을 끈다. 일례로 온라인 기반 매트리스 및 침구 판매 DTC 브랜드 ‘Casper’, 남성 면도용품 전문 DTC 브랜드 ‘Harry’s’, 클린 뷰티 DTC 브랜드 ‘Versed’ 등의 DTC 제품들을 이제는 대표적인 오프라인 소매점인 Target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백화점 체인 Nordstrom 역시 Glossier, Away, Bonobos, Skims 등의 DTC 브랜드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들 제품을 매장에서 선보인 바 있다. Casper의 경우, Target과 같은 일반 소매점뿐 아니라 Costco·Sam’s Club 등 대형 할인매장과 백화점에까지 입점해 온라인에서는 충족시키기 어려운 소비자 경험 증진을 꾀하고 있으며 직영 매장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최근 오프라인 소매업계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DTC 판매 방식을 차용하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미국 소매업계 전문 매체 Retail Dive에 따르면, 지금까지 오프라인 도소매 유통 및 직영 매장 운영 등의 전통적인 판매 방식에 초점을 맞추던 대표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 Nike는 작년 8월, 9개의 도매 거래선(Wholesale accounts)을 중단시키고 DTC 방식에 더욱 집중할 계획임을 전했다. 실제로 작년 10월 Nike의 소비자 직접 판매 매출은 17% 증가한 바 있어 DTC 방식은 향후 Nike의 핵심적인 판매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표적인 포장소비재(Consumer Packaged Goods, CPG)이자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초콜릿 캔디 브랜드 M&M’s 역시 활발한 소셜 미디어 소통 및 초콜릿 색·무늬·포장 등 개인 맞춤 옵션을 제공하는 온라인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DTC 전략을 활용 중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왼쪽) 오프라인 소매업계로 적극 진입 중인 DTC 브랜드 Casper의 오프라인 매장
(오른쪽) DTC 판매 방식 활용하는 포장소비재 브랜드 M&M’s, 웹사이트에서 초콜릿을 커스터마이즈한 모습
자료: Casper 웹사이트(https://casper.com/learn/retail-updates/), M&M’s 웹사이트(https://www.mms.com/en-us/)
DTC 업계의 숙제는 수익성 및 배송 이슈
DTC 브랜드들뿐 아니라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 기업들까지도 적극적인 온라인 판매 전략을 취하면서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도 온라인 고객 유치 경쟁이 매우 치열해진 양상이다. DTC 판매 분야는 신규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다 보니, 같은 상품 카테고리 내에서도 여러 개의 DTC 브랜드가 경쟁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DTC 브랜드들은 대부분 온라인 고객 유치를 위한 광고와 마케팅에 엄청난 비용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수익성(Profitability)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 나아가, 어렵게 유치한 온라인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고 이들의 충성도(Loyalty)를 꾸준히 유지해나가는 것 또한 DTC 업계가 고민해야 할 숙제로 분석된다.
한편, 전반적인 이커머스 주문량이 급격히 증가하며 생겨난 배송 지연이나 패키지 분실 등의 문제 역시 DTC 업계가 맞닥뜨린 이슈 중 하나다. 특히나 좋은 물류 거점이 될 수도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전혀 갖추지 않은 온라인 태생의 DTC 브랜드의 경우는 배송업체의 인력 부족 및 지연 문제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에 이 또한 적절한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가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시사점
최근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으며, 확진건수와 사망률이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며 각종 규제 완화와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소매 경제 또한 차츰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본격적인 이커머스 시대에 돌입한 만큼 온라인 쇼핑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소비자 직접 판매(DTC) 방식의 성장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소매업계의 기업들은 이러한 DTC 판매 방식에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기업·브랜드의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DTC 판매를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많이 존재하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홍보 및 소통이 매우 중요해진 시기인 지금이 소규모 기업들에는 큰 기회로 작용할 수 있겠다.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이 인터뷰한 미국 현지 이커머스 업계 종사자 K 대표는, "DTC 판매 시에는 특히 브랜드의 자체 모바일 앱, 모바일 웹 브라우저, 데스크톱 웹 브라우저, 소셜미디어 채널 등 소비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쇼핑 채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불편함 없는 고객 서비스(Customer Service)와 다양한 결제방식을 제공하고, 편리한 교환 및 반품 솔루션 등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하겠다."고 전했다.
자료: Retail Dive, Marketing Dive, Adyen, Thinx, Ipsy, Bombas, Casper,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