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기 차량 파이낸싱 시장 현황
- 정부의 조속한 도입의지에도 불구, 걸림돌 만만치 않아 -
- 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현지 전기 차량 보급 여건 개선이 관건 -
서론: 인도 전기 차량 시장 현황
인도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시책을 통해 전기 차량을 되도록 빠르게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최근에 시행한 전기(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신속한 보급 및 제조 정책(Faster Adoption and Manufacturing of (Hybrid and) Electric Vehicles, FAME)은 인도 정부의 정책 의지 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침 2019년 배터리 팩 가격 역시 2010년 kWh당 INR 75,000에서 2019년 INR 13,000으로 줄어들어 경제성도 크게 향상됐다. 2020년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기 차량 판매 실적은 잠깐 퇴보했으나 동 기술 비용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시장도 다시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첸나이 시내 지하철역 환승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 충전소
자료: KOTRA 첸나이 무역관 직접 촬영
이 같은 정부의 노력과 기술 개발 동향에도 불구하고 전기 차량 보급에 걸림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 현재로써는 많이 경제성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구입 비용도 만만치 않고 충전소 등 인프라도 부족하다. 소비자들의 행태 역시 아직은 환경보다는 가격에 맞춰져 있는 실정이다.
인도 정부 씽크 탱크 NITI AAYOG에서는 모든 변수가 순조롭게 맞아떨어질 경우, 2030년 인도 내 차량 판매 관련 가중평균 판매액은 약 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0년에서부터 2030년에 이르기까지 전기 차량, 각종 충전 장비, 배터리 등에 걸친, 누적 자본비용은 약 INR 19조7000억(USD 2,660억 가량)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전기 차량은 구매자가 전기 차량을 구매할 의향을 가진다고 시장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구매 의사를 금융시장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중요한 여건 중의 하나인 인도 차량 파이낸싱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전기 차량 시장이 언제쯤 제대로 형성될 수 있을 것인지를 가늠해 보도록 한다.
인도의 차량 파이낸스 시장 개요
위와 같은 정부와 일부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기 차량의 전면적 보급을 막아서고 있는 장애물도 만만치 않다. 주된 걸림돌로는 아직 높은 기술 비용, 정책상의 조율, 인프라, 소비자 취향 등 많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기술 개발과 더불어 투자가 차곡차곡 진행된다면 궁극적으로 해결 될 수 있다.
이들과는 약간은 다른 차원의 난제로는 저비용 금융의 획득 가능성을 들 수 있다. 특히 전기 차량 생태계가 갓 형성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이로 인해 할부금융과 보험료 등에서 높은 이자율이 형성되고 있다. 안 그래도 구매력이 부족한 인도 소비자들로서는 비싼 전기 차량을 통상적인 경우보다 비싼 이자율과 보험료를 내고 구매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망설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게다가 전기 차량은 누가 어떠한 부문(개별 소비자,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자, 함대 사업자 및 정부 등)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따라 소유 비용과 인센티브 구조가 달라진다. 적절한 부분에서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지 않는다면 현재 조건에서 전기 차량을 구매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 인도의 자동차 파이낸스 업계 개요
인도의 소매 차량금융산업은 1990년대 성립 이후 오늘날 그 규모가 약 INR 4조5000억(약 USD 600억)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20년 이 같은 대출 자금은 현재 4륜 승용차 부문에 50%, 상용차에 40%, 트랙터와 2륜차에 10% 부문에 배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를 각 하부 시장별로 구분해보면 2륜차의 35~50% 가량, 4륜 승용차의 80%, 경·중형·대형 상용차의 95%가 금융시장의 도움을 받아 유통되고 있다. 즉, 금융 침투율은 차량이 고가일수록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한편 영업용 오토 릭샤가 주류를 이루는 3륜차 시장의 경우 자금 수요자의 연체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공식 부문 금융시장의 참여가 저조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3륜차 구입자나 운전수의 대부분이 저소득 층이다 보니 신용 이력도 없고 담보를 확보하기도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중고 상용차의 경우도 공식 부문 금융을 개입시키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나 신차의 경우 거의 100% 금융을 끼고 구입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한편 이자율 역시 인도 거시경제의 취약성을 반영해 고정금리보다는 유동 금리로 적용되며, 금융기관의 성격에 따라 크게 변화하는 편이다.
산업 출범 초기 차량 파이낸스 시장에서는 NBFC가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했으나 최근 들어 은행과 OEM 소유 금융 자회사 등이 약진하고 있다. 2019 회계연도 인도 차량 파이낸스 시장의 56% 가량은 은행이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NBFC의 몫이다. 세부 업종 중에서는 은행이 4륜 승용차 금융시장, OEM소유 금융자회사들이 2륜차, 순수 금융사들이 상용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 직접적으로 차량 금융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차량 파이낸스에 영향을 주는 이해당사자로 차량 보험사, 벤처캐피탈이나 국영 개발은행 등의 장기투자자들이 있다.
인도의 자동차 파이낸스 업계 구성
범주 |
업계 |
내용 |
주요업체 |
은행 |
국영은행 |
국영 상업은행들로 장기 저리 금융 제공 |
Bank of India, Canara Bank, State Bank of India(SBI) 등 |
민간은행 |
도시지역 기업 고객 대상 대형 거래 등에 집중 |
Axis Bank, HDFC Bank, ICICI Bank, IndusInd Bank |
|
비은행 금융회사 (NBFC, Non-Bank Financial Companies) |
OEM 금융자회사 |
OEM업체가 소유한 금융 자회사로 대고객 이자율 할인 등의 혜택 제공 |
Bajaj Finance, Tata Motors Financial Services, M&M Financial Services |
순수금융회사 |
도시 이외 지역에서 고금리 소형 대출을 제공 |
Cholamandalam Finance, IndoStar Capital, Manappuram Finance |
|
핀테크 기업 |
기술 및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대출 |
RevFin, Three Wheels United(TWU) |
|
보험 |
보험사 |
국영/민간 보험사 |
Bharti AXA, HDFC Ergo, ICICI Lombard |
보험 에이전트 혹은 브로커 |
보험상품 집적 및 중개 회사로 금융자회사와 연계해 딜러들에 특화상품 등을 제공 |
Global-India Insurance Brokers, Hero Insurance Broking, Mahindra Insurance Brokers |
|
장기 투자자 |
벤처 캐피탈 |
모빌리티 스타트업 투자 |
Micelio Fund, Sequoia Capital |
개발은행 |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형 차량 플릿 오너 등에 융자 혹은 지분투자하는 국영은행 |
Indian Renewable Energy Development Agency (IREDA), Small Industries Development Bank of India (SIDBI) |
|
다자간 은행 |
은행, NBFC, 기업체 등에 지분 투자 혹은 융자 등을 제공 |
Asian Development Bank (ADB), CDC Group, World Bank Group |
자료: NITI AAYOG
2) 전기 차량 파이낸싱 시장의 문제점
전기 차량 파이낸싱 이자율은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델리에서 개인이 개별적으로 전기차를 구입할 경우 금융기관은 내연기관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이자율만 부과하지만, 상업용으로 대량 구매를 하는 업자에 대해서는 디젤 차량에 12%의 이자율을 부과하는 반면 전기차량에는 14~15%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기관 전반적으로 전기 차량에 대해서는 리스크 대응을 위해서 담보인정비율(Loan-To-Value, LTV)을 낮게 책정하는 경향이다. 당연히 전기 차량 구매자 입장에서는 차를 구매하기 위해서 고리의 2차 대출처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나올 수도 있다. 대다수 금융기관의 파이낸싱 태세도 정리돼 있지 않다. 인도 은행 중에서는 SBI 정도만이 녹색차량융자 프로그램(Green Car Loan Scheme)을 개설해 놓은 실정이다.
전기 차량을 구매하더라도 같은 급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서는 보험료도 높은 편이다. 예컨대 델리에서 개인 구매 전기 차량 보험료는 INR 0.29/km인데 반해서 동급 디젤차량의 보험료는 INR 0.18/km에 불과하다. 보험료가 높은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적 안정성에 대한 확신이 없고 수리 비용도 높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적으로 전기 차량 부품 성능과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역사적 데이터가 모자란 것도 문제이다. 이러한 시장 애로사항들은 지금까지 전기 차량 기술 비용과 불확실성에 의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도 금융부문의 건전성도 문제
지금까지는 전기 차량으로 인해 파생된 파이낸싱 문제를 서술했지만,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또 다른 문제점은 인도 금융 부문의 체력 역시 취약하다는 점이다. 근래 인도 경기가 2010년대 전후의 활기를 잃어버린 것은 은행과 비은행금융기업(Non-Banking Financial Companies, NBFC)의 부실채권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부실채권이 높아지다 보니 은행이나 금융기업이 대출을 극도로 주저하면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내구성 소비재 구입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인도 정부도 이 같은 사정에 대응해서 은행을 건전화하기 위해서 자본 주입 등의 시책을 추진 중에 있다. 2020년 중 인도 정부는 비은행금융회사에만 INR 1조(USD 140억 가량)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인도중앙은행(RBI)과 정부의 노력으로 인도 금융권의 부실채권 비중은 2019년부터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인도 상업은행(Scheduled Commercial Banks)의 부실채권 비율
(단위: %)
주: 인도의 상업은행은 2020년 4월 31일 현재 12개의 국영은행과 22개의 민간은행을 지칭
(외국인투자를 통해 인도로 진출한 외국계은행 제외)
자료: CEIC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업계 일각에서는 2021년 들어 부실채권 비율은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닛케이 아시아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9월 부실채권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보다 6%p 증가한 13.5%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RBI는 작년 3월 인도 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격하게 확산돼 갈 때, 일반 기업과 개인의 대출 상환을 일괄적으로 유예시켜 준 바 있다. 인도 정부의 이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책이 시효를 다하게 될 경우, 부실채권 역시 급증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걱정거리인 것이다.
결론 및 시사점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해보면 당분간 인도에서는 4륜 승용차보다는 스쿠터·모터사이클 등 2륜차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량이 우선적으로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쿠터·모터사이클 등의 경우 파이낸스 시장에서 대출을 받아야 할 필요성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굳이 파이낸스 시장을 통하지 않더라도 개인 저축을 통해서 구입자금을 마련하거나 친인척 등 지인들의 돈을 빌려서 구입을 할 수 있다.
첸나이 소재 전기스쿠터 쇼룸
주: Ather는 첸나이 출신 전기 스쿠터 스타트업
자료: KOTRA 첸나이 무역관 직접 촬영
문제는 해당 시장 부문의 경쟁이 이미 심하다는 점이다. Hero 등 기존 업계 강자도 전기 모터사이클·스쿠터를 내놓고 있고 전동 스쿠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여러 회사가 창업해 경쟁적으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인도 최대 유니콘 기업인 Flipkart에서도 제품 배송을 위해서 전동 모터사이클을 직접 제조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최근 타밀나두주 호수르에 공장을 설립 중이다.
2019년 이래 인도정부 지원시책(FAME II) 하 전기차량 도입 실적
(단위: 대)
2륜차량 |
3륜차량 |
4륜차량 |
버스 |
총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