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미국 침구류 시장과 슬립테크
- 미국 침구류 시장 코로나19 임에도 강한 회복성을 보여 -
- 숙면과 수면 산업 관심 증가 속에 슬립테크 발달과 함께 새로운 가능성 열어 -
2020년 미국의 일상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아침에 일어나 학교, 직장, 일터로 향하는 모습에서 집에서 업무를 보고 학교에 가지 않는 자녀를 돌보며, 외출자제령을 통해 모임과 이벤트 참석에 제약을 받는 모습으로 변화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주거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 주거공간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는 증가추세에 있다.
침구류 시장은 매트리스, 각종 이불, 베개 그리고 담요 등을 포괄하며 인테리어의 핵심을 이루는 산업이자 소비자가 쉽게 변화를 줄 수 있는 소비재이다. 최근 부쩍 쌀쌀해진 날씨와 연말 쇼핑시즌에 대비해 미국의 가정용품 가게들은 포근한 잠자리를 위한 겨울용 침구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11월이 된 후부터 날씨가 쌀쌀해지고 밤에는 더욱 추워진 것 같다”며 “추워진 날씨에 대비해 침구 제품을 겨울용으로 바꿨다” 고 말했다.
미국 침구류 시장 규모
글로벌 통계 전문기관 Statista에서 2020년 9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침구류 시장은 2018년 약 130억 달러를 처음 돌파해 2025년까지 185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약 5.1%로 안정적 성장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장은 주로 주택 부문의 호황과 주거공간 꾸미기에 대한 소비자 지출 증가가 성장을 주도한다. 게다가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위해 다양한 디자인과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는 흐름도 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침구류 시장 규모
(단위: US$ 10억)
자료: Statista
월별 미국 침구류 수입량으로 보는 코로나19 영향
최근 3년간 월별 미국의 침구류 수입 동향을 보면 압도적으로 많은 중국산 제품 수입과 계절적 요인에 따라 수입량이 변화하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은 매년 3월에 가장 낮은 수입량을 보여왔으며,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전 연도에 비해 수입 총량이 크게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20년 7월에 이르러 예년 수준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 미국의 침구류 수입 동향(HS Code 9404.90 기준)
자료: Panjiva(’20.11.3.)
다만, 해당 기간(2017년 8월~2020년 7월) 미국의 한국산 수입액 합계는 약 1950만 달러로 상위 10개국에 속했다. 그러나 미국 침구류 수입 아직 1% 미만의 매우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유통채널
침구류는 오프라인 유통 비중이 여전히 높은 소비재이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다른 소비재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판매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다른 소비재에 비해 그 속도는 다소 느리다.
주요 오프라인 채널로는 쇼핑몰, 소매점, 전문점, 멀티 브랜드 매장, 대량 판매점이 있다. 제품에 대한 물리적인 진열과 제품 속성 확인을 통한 구매를 소비자가 선호하는 점이 오프라인 유통 비중이 높은 이유이다.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미국은 과반이 넘은 오프라인 구매 중에서도 소매점에서 40%, 백화점에서 29%, 전문점에서 28% 순서로 침구류를 구매하는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오프라인 채널로는 Walmart, IKEA, Target, Williams-Sonoma이며 온라인 채널로는 Amazon.com과 Myntra가 있다. 한편으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소비자 직접 판매(Direct to Consumer, D2C) 방식도 확산 중에 있다. 여기서 D2C란 특정 브랜드를 생산자가 다른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식을 의미하며, 특히 박스 매트리스 분야에서 틈새 성장을 가져왔다고 평가된다.
D2C 방식 박스 매트릭스 브랜드 사례 Casper
자료: Casper 홈페이지
미국 재택근무 강화 기조 속 수면 산업 관심 증가
페이스북(Facebook), 구글(Google)은 이미 재택근무를 내년 7월까지 연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코로나19가 진정된 후에도 직원들의 근무 시간의 절반은 재택근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같이 다수의 미국 기업들의 재택근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근무 방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핀터레스트(Pinterest)는 샌프란시스코에 지을 예정이던 대형 사옥 건설 계획을 올해 8월 무렵에 취소했다. 이 결정으로 인해 약 4만 5500제곱미터 규모의 토지 리스를 종료했고 이에 따라 8950만 달러를 올해 3분기까지 지불하기로 했다. 이것은 미국 기업이 사무 공간 확보보다는 재택근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핀터레스트에 근무하는 S팀장은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이 결정에 대한 사내 분위기는 비록 이번 계약 취소로 큰 금액을 지불하게 됐지만 그럼에도 회사 입장에서는 잘한 결정이라는 분위기이다.” 라고 전했다.
이러한 재택근무 강화 기조와 코로나19로 인한 대량 실직 사태 등 일상의 급격한 변화는 미국인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트레스 증가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동시에 미국인에게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결과로 작용했다. 더불어 수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한 수면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서는 성인들의 경우에 수면 부족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병, 비만의 문제와 함께 심장병, 심장마비, 뇌졸증의 위험도 높인다고 말한다.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미국의 약 60%의 중학생과 약 70%의 고등학생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수면 부족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질병 위험 증가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포함한 정신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IKEA에서는 단순히 제품을 팔기 위한 침대와 매트리스 등 침구류 제품에 대한 소개에 앞서 “어떻게 하면 잠을 잘 수 있을까?”, “내가 자는 동안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숙면을 취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와 같은 숙면에 대한 가이드를 홈페이지를 통해서 안내하고 있다. 이처럼 수면에 도움이 되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숙면에 대한 관심 증가 사례 IKEA
자료: IKEA 홈페이지
숙면을 위한 기술, 슬립테크
슬립테크는 ‘Sleep’과 ‘Technology’의 합성어로 IT 기술을 이용해 숙면을 유도하거나 수면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서비스나 제품을 말한다. 주로 자는 동안에 수면 습관을 추적해서 수면 상태를 교정해주거나 숙면을 취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생체 반응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기상 상태를 유도하는 식이다.
수면 상태를 체크하는 앱과 기기는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등장했다. 초기에는 정확한 데이터를 얻지도 못했고 또 데이터를 모으더라도 어떻게 쓸 줄 몰랐지만 최근에는 모은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조언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는 2017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처음으로 슬립테크 관련 제품만을 모아서 따로 전시한 이래로 꾸준히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이 이뤄진 덕분이다. 지금도 스마트폰 앱은 다양하게 쓰인다. 예를 들어, 숙면과 명상에 도움이 되는 음악이나 소리를 통해 수면 상태를 체크하고 코를 골면 녹음해서 들려준다.
슬립테크의 대표적 기능은 수면 추적이다. 심박수, 호흡수, 체온 변화 뒤척임 등 기록하는 것이다. 슬립테크 관련 웨어러블 기기도 다양해졌다. 심박수를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 시계뿐만 아니라 뇌파를 측정하는 헤드 밴드, 손가락에 끼는 작은 반지 등을 통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호흡, 체온 변화 등을 기록할 수 있다.
주목받는 슬립테크 웨어러블 스타트업
자료: Tracxn
앞서 언급한 웨어러블 기기 외에도 IT와 IoT 기술을 침구류 시장에 접목한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용자 수면 상태에 따라 스스로 형태를 변화하는 침대와 온도 조절이 가능한 매트리스, 코골이를 막아주는 스마트 베개와 같이 슬립테크를 활용한 침대와 침구류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밖에도 조명과 관련돼 스마트 안대와 스마트 전등 등 숙면을 위한 슬립테크 제품과 서비스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시사점
미국 침구류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은 사전 현지 시장 조사와 수입 경험이 있는 파트너 발굴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함께 미국 침구류 수입 비중이 높은 중국은 상대적으로 노동력과 직물 원재료 공급이 우리나라 보다 풍부하며, 저가 제품 시장도 크게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이 미국 침구류 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중고가 시장을 중심으로 디자인, 마감에서 차별화가 필요해 보인다.
침구류를 찾는 소비자들의 트렌드는 단순한 보온기능을 넘어 위생, 건강, 특이한 디자인과 같이 이전보다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원단에 대한 요구사항도 촉감, 흡습, 통풍, 방수, 방풍 기능에서 더 나아가 세균 번식 방지, 경량과 같이 기능에서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는 제품 출시가 기대된다. 또한, 침구류는 몸에 직접 닿는 물건이라 구매 결정에서 다른 소비자의 체험기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체험기와 함께 브랜드 신뢰도를 올릴 수 있는 마케팅 역시 요구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사의 이사 D씨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시대 침구류 시장은 숙면에 대한 관심 증가와 슬립테크 제품 확산 움직임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이미 성숙 시장이라고 생각되던 침구류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 수면 과학을 바탕으로 한 제품 개발과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마케팅 움직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료: CDC, Statista, Grand View Research, Panjiva, CES, Tracxn, Casper 홈페이지, IKEA 홈페이지,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