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를 위한 페루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 장기화로 각종 서비스 디지털화 추진 -
- 한국의 디지털 기술 분야 기업들도 수출 기회 모색할 수 있어 -
2019년 하반기 미주개발은행(IDB)의 조사에 따르면, 페루는 중남미 국가 중 민원 업무 처리가 볼리비아에 이어 두번째로 느린 국가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페루 정부는 2018년부터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2019년까지 페루의 대부분의 공공기관, 민간기업들은 전통적인 방식의 업무처리를 고수하였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페루 사회도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재택근무, 원격수업, 온라인 면접 등 기존에는 흔하지 않았던 언택트 생활이 장기화 되면서 페루 내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다. 온라인 민원 플랫폼(gob.pe)이 개설되고 민간기업의 36%가 전체 예산의 10%를 디지털화 추진 예산으로 편성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러가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공공 서비스 디지털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페루 정부는 2020년 5월 긴급 결의안을 통해 국내 공공기관 행정서비스 디지털화를 본격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페루 내 공공기관은 2020년 12월 31일까지 의무적으로 모든 행정 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페루 국민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공공서비스들을 우선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 예는 아래와 같다.
주요 디지털화 대상 공공서비스
자료 : El Peruano 일간지
그 외 페루 통상관광부(MINCETUR)는 디지털 물류 서비스를 통한 물류비용 절감, 무역 절차 간소화 및 투명성강화 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였으며, 페루 생산부(PRODUCE)는 중소기업의 디지털 화를 촉진하기 위한 ‘Tu Empresa(당신의 회사)’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민간부문의 디지털화 추진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수인 시대가 도래하면서 민간부문에서도 각종 서비스의 디지털화가 적극 추진되고 있다. 페루 비즈니스협회(IPAE) 설문조사에 따르면 디지털화에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되는 부문은 금융 부문(85%)이며, 이어서 통신(63%), 소매(43%), 교육(33%), 광업(14%), 관광(12%), 보건(10%), 산업(9%), 인프라(4%)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이러한 트렌드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뉴노멀 시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특히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기술 등이 주목 받고 있다.
디지털화 성공 사례로 평가되는 부문
자료 : IPAE
1) 사물인터넷(IoT)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물인터넷 기반의 열화상 카메라는 페루 내 쇼핑센터, 사무실 건물 등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공공장소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접촉하지 않고 체온을 측정해 즉각적으로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구별해낼 수 있으며,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동선 파악도 가능하다. 또한, 히트맵을 구축하여 확진 사례가 집중되는 지역, 거리 등을 조사하여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2) 클라우드 컴퓨팅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의 증가로 인하여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온라인에 접속하여 무제한의 확장성을 누리고 사용한 용량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 큰 장점으로 꼽히면서 많은 기업들이 활용하는 추세이다. TIVIT사는 2019년 페루에 처음으로 TEC(TIVIT Enterprise Cloud)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고객사 중 40% 이상이 코로나19 사태 이후부터 서비스를 이용한 업체들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3)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AI)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비용과 시간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기술로 현 시국에 가장 필요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지난해 페루는 AI 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스마트 공항 도입, 페루 정부 관계자들의 한국 인공지능 의료 서비스 견학 등을 진행할 정도로 인공지능기술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최근 페루는 Dahua Technology사의 기술을 통해 건물 입장 인원 체크, 인원 간 거리 유지 여부, 마스크 사용 여부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 시스템을 국내 여러 쇼핑몰, 음식점 등에 도입하고 있다.
시사점
코로나19는 페루 경제에 막중한 피해를 입혔으나, 그 동안 지지부진했던 페루 국내 공공 및 민간부문 디지털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 컨설팅 기업인 EY Peru의 전문가에 따르면, 자사에서 조사한 페루 국내 기업들 중 절반 이상이 조직 시스템의 디지털화를 실현할 정도로 페루는 뉴노멀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빠르게 해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페루에 진출할 예정이거나, 이미 진출해있는 우리 기업들도 이러한 트렌드를 고려하여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디지털 기술 분야 기업들도 페루에서 증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및 장비 수요를 포착하고 수출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다.
자료 : Comex Peru, IPAE, El Peruano 일간지, Gestion일간지, El Comercio 일간지, Semana Economica 온라인 경제지, KOTRA 리마 무역관 자료 종합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