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 Global

가격으로 얕보지 말 것! 프랑스 PB시장 상승 트렌드

- 정부 정책에 코로나19가 더해져 프랑스 PB시장 상승세 회복 -

- 가성비를 넘어 프리미엄 & 신뢰 마케팅을 기반으로 성장 전망 -




국제 시장전문 조사기관 Nielsen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프랑스 이동제한기간(317~511)의 시작과 함께 올해 초 5%였던 대형마트 자체개발브랜드(Private Brand, 이하 PB로 통일)’의 매출 성장률이 39%까지 급증(전년도 동일시기 대비 16% 성장)했다. 이와 같은 PB시장 성장의 이면에는 2018111일 프랑스 의회가 공포한 농업 및 식품산업 균형 개선에 대한 법률’ EGAlim이 있다. 201911일부터 시행된 해당 법률의 '대형유통 프로모션 제한 조항'은 결과적으로 프랑스 내 PB시장 재부흥의 발판이 됐다. 프랑스 정부의 식품유통시장 정책과 코로나19의 변수 속에서 프랑스 PB시장의 흐름과 전망에 대해 살펴보자.


19세기에 뿌리를 둔 프랑스 최초의 PB상품


흔히 PB(Private Brand)로 불리는 자체개발 브랜드는 한 마디로 유통사의 자체 브랜드를 의미한다. PL(Private Label Product)상, OL(Own Label) 상품이라고도 불리며 불어로는 MDD(Marque de Distributeur 유통사 브랜드) 상품이라고 한다. 대형소매상인 유통업체가 직접 상품을 개발해 제조사에 생산을 의뢰하는 구조로 일반 제조업 브랜드(National Brand, 이하 NB로 통일)와 상반되는 유통구조이다.

  · NB상품: 제조업체가 상품을 기획 및 생산하고 중간업체를 거쳐 유통업체에서 유통하는 구조


프랑스 최초의 PB 상품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2차 산업의 발달과 함께 소비재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1886년 프랑스 파리에도 첫 대형마트 Félix Potin이 등장한다. 이후 1903년 Félix Potin은 식료품을 필두로 프랑스 최초 PB상품을 선보였다.


Félix Potin PB 비스킷 광고(좌) 옛 본사 건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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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E-monsite 홈페이지 및 KOTRA 파리 무역관 촬영


프랑스 유통산업의 한 획을 그은 기업 Félix Potin 본사가 있던 역사적인 건물에 현재는 프랑스의 주요 대형유통기업 중 하나인 Monoprix가 입점해 있다.


EGAlim법과 프랑스 PB 상품 시장 동향


프랑스 PB상품의 소비자가는 NB상품보다 평균 27% 더 저렴하다. 기존의 소비자가 PB상품에 기대하는 것은 우수한 품질 이전에 ‘가성비’기 때문이다. 하지만 NB 상품들의 프로모션 할인율이 35~50%까지 적용됐기 때문에 PB상품은 가격 면에서 차별화 전략을 펼칠 수 없었다. Nielsen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소비재 PB 상품의 시장점유율은 2013년 35.2%까지 오른 후 2018년 상반기 32.6%대로 하락했다.


이러한 PB시장의 하락세는 2018년 하반기 ‘농업 및 식품 산업 균형 개선에 대한 법률’ EGAlim과 함께 다시 상승세에 접어든다. 대형유통사들의 전쟁에 가까운 가격 경쟁을 안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정된 해당 법률은 유통사에서 적용할 수 있는 할인율을 최대 34%로 규제한다. 또한 유통되는 전체 식품의 25%까지만 한 번에 할인을 적용하도록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EGAlim의 적용 이후 프랑스 소비자들은 식품 가격의 전반적인 가격이 상승했다고 느끼고 자연스럽게 기존 NB상품의 품질과 유사하면서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찾는 현상이 나타났다. Nielsen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프리미엄 PB상품의 구매율이 전년대비 50% 증가했다. 이는 ‘품질’과 ‘가격’에 대한 오늘날 소비자의 기대를 반증한다. 이제 단순히 ‘가성비’를 넘어 착한 가격, 품질, 환경까지 생각한 발전된 형태의 PB상품들이 기존 NB상품을 압도하고 있다.


PB상품의 대형유통시장 점유율은 식품 산업을 필두로 2018년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고 2019년 상반기 전년대비 0.6% 오른 33%대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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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The Nielsen Company(2019)

 

이러한 상승곡선은 코로나19로 식품 산업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치솟는다. 2020년 초 비슷하게 5~10%의 성장률을 보이던 NB와 PB시장은 프랑스 이동제한기간의 시작과 함께 PB 시장의 우세로 최대 16% 매출액 격차를 보였다.


2019년 대비 NB 및 PB 시장 2020 주간 성장률(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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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The Nielsen Company (2020)


국제 시장조사 전문업체 IRI‘2020PB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9PB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대형유통업체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76%였. 그리고 코로나19로 증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경제위기는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갖춘 PB시장에 기회로 작용했다. 프랑스 PB시장은 식품분야를 중심으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Xerfi2021년 프랑스 대형유통업체의 PB시장 매출 규모를 3254만 유로로 예측했다.


70년대 PB부터 요즘 PB까지! 유통분야별로 알아보는 프랑스 PB 시장


Félix Potin의 PB 출시 이후 Monoprix, Carrefour, E.Leclerc와 같은 식품 중심 대형 유통사를 통해 규모를 넓혀온 PB 시장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둘뿐만 아니라 지역 특산품(Monoprix Gourmet, Carrefour의 Reflets de France), 유기농(Carrefour Bio, E.Leclerc의 Bio village), 글루텐프리(E.Leclerc의 Chaque Jour sans Gluten) 등 특정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를 개발에도 힘썼다.


나아가 유기농 인증 및 공정무역을 인증 받은 제품들도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식품위주의 대형마트 이외에도 프랑스 유통기업들은 스포츠용품, 화장품, 의류 분야까지 PB시장을 확대했다. 2000년대 프랑스에서 PB 브랜드로 성공을 이룬 대표적인 기업으로 스포츠용품 전문회사 Décathlon을 예로 들 수 있다. Décathlon은 높은 가격대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낮은 가격대의 중소기업 브랜드를 중심으로 유통한다.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고 곧 취급하는 NB상품들보다 조금 더 가격경쟁력이 높은 PB 개발에 주력했다. 프랑스 일간지 Les echos에 따르면 2018년 Décathlon의 PB상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에 달했다.


한편 2014년부터 프랑스 백화점들도 PB시장 대열에 합류했다. 가격보다 품질을 중요시하는 주고객층의 니즈에 맞게 ‘프리미엄’ 의류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백화점 PB들이 출시됐다. 2015년 백화점 Le Printemps는 1930년대 설립된 후 시장에서 사라졌던 고급 남성의류 브랜드 Brummell를 자사의 PB로 부활시켰다. 2014년 새롭게 런칭한 여성의류 PB ‘Au Printemps Paris’과는 다르게 기존에 있던 N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기존 제조사의 기술력과 이미지를 잇는 새로운 형태의 PB를 출시했다.


프랑스 화장품 유통기업 Sephora는 전 세계 35개국에 2만6000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흔히 한국에서 ‘백화점 화장품’으로 불리는 수입 고가 화장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유통하는 NB의 가격대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쟁쟁한 NB들과 차별화를 위해 Sephora가 초반에 택한 PB 전략은 ‘가성비’였다. 하지만 2017년 새롭게 론칭한 SEPHORA COLLECTION에서는 화장품 시장 트렌드에 맞게 보다 친환경적이고 자연적인 성분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NB상품 사이에서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것으로 전략을 바꾼 것을 알 수 있다.


프랑스 유통분야별 주요 PB 및 주력 PB상품

유통분야

유통사
(PB상품 도입시기)

주력 PB 상품(출시시기)

특징

기타

대형마트
(식품 및 소비재 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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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prix
(1947)

 Monoprix.fr : Courses et Shopping en ligne et toutes les infos de votre supermarché 

Monoprix Gourmet(1986)

지역 특산품 및 고급스러운 품질에 중점

품질 중심, 가성비 중심 브랜드부터 유기농 인증 Eco Cert를 받은 세제 브랜드(Je Suis Vert)까지 특정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음.

Monoprix P

Monoprix P’tit Prix (2015)

식품부터 건전지같은 생활용품까지 저렴한 가격 및 가성비에 초점을 둔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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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refour
(1976)

 Les produits bio de A à Z | Carrefour

Carrefour Bio (1997)

유기농 식품 전문 브랜드

식품부터 세제,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까지 모든 소비층을 아우르는 14개의 브랜드가 있음.

 Reflets de France – Sophie Feuillade

Reflets de France (1997)

프랑스 지역특산품(유제품, 가공육고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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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clerc
(1997)

 Marque Repère — Wikipédia

Marque Repère(1997)

품목에 따라 세부 라인 Bio village, Chaque Jour sans Gluten 등이 있음.

유기농 인증 및 글루텐-프리 상품에 중점을 둬 차별화

스포츠 용품

 


Decathlon livré en Polynésie Française! - DOM TOM Livraison Service


Décathlon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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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psta (2005)

1998년 설립된 기존 NB를 자사 PB로 인수. 저렴한 가격으로 접근성이 높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기업 이미지와 일치

‘What we love’라는 슬로건으로 나이키(Just do it), 아디다스(Impossible is possible) 같은 인기 스포츠용품 NB처럼 적극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및 가치 마케팅에 주력

백화점

(식품

및 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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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Bon Marché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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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Grande Épicerie Paris (2016)

백화점 Le Bon Marché의 프리미엄 식료품 전문 브랜드

세계적인 럭셔리 그룹 LVMH의 인수 후 파리에서 가장 시크한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구축. 백화점을 찾는 주 고객층의 니즈에 맞게 식료품에 있어서도 신뢰감을 형성하는 ‘프리미엄’ 커뮤니케이션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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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eries La Fayett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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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eries Lafayette (2017)

100% 캐시미어 등 양질의 소재로 가성비 좋은 브랜드 이미지 구축

소재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으로 품질과 가격면에서 모두 우수하다는 인식을 심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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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Printemps

(2014)

Brummell - Catalogue, code réduction et promo Août 2020

Brummell(2015)

1930년대 설립 후 최근 10년간 사라졌던 고급 남성의류 브랜드 Brummell을 백회점의 PB 브랜드로 인수

2020 여성의류 PB(Au Printemps Paris)의 F/W 콜렉션은 70년대를 모티브로 하는 등 모던시크에 클래식 감성을 가미한 이미지 구축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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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hora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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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HORA COLLECTION

(2017)

기초 스킨케어 제품부터 메이크업, 향수, 바디용품, 메이크업 액세서리까지 모두 섭렵. 1300여 개의 제품 출시

가성비만을 강조하던 기존 콘셉트에서 벗어나 화장품 시장 트렌드에 맞게 친환경적이고 자연적인 성분을 강조하는 마케팅. NB상품 사이에서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높임.

자료: 각 유통사 홈페이지 및 KOTRA 파리 무역관 자료 종합


이처럼 식품, 스포츠용품, 의류, 화장품 등 각각의 산업에서 프랑스 PB시장은 자신 만의 충성고객층을 확대해가고 있다.


시사점


프랑스 패션스쿨 IFM의 관계자 R씨는 KOTRA 파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인지도를 쌓는 데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유명 유통업체들의 PB는 이미 인지도가성비라는 두 가지 성공 열쇠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답했다.


작년부터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프랑스 PB시장은 어떻게 전성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KOTRA 파리 무역관의 질문에 Le Printemps 백화점 PB 관계자 V씨는 ‘PB상품의 장점 중 하나인 가성비라는 측면에 내재된 품질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PB상품의 품질이 NB상품보다 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에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통해 신뢰를 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역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현지 유통기업들이 PB시장 진출에 발벗고 나서는 현상은 프랑스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에 더 많은 경쟁사가 생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더욱이 코로나19 이후 프랑스 정부의 Made in France 장려와 국내 생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프랑스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프랑스 PB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제조사들은 한국적인특별함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분야를 선별해 OEM/ODM을 통한 수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자료: 일간지 LSA, Les Echos, 시장조사전문기관 The Nielsen Company, IRI, Xerfi, 각 유통사 홈페이지, KOTRA 파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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