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커머스 소비자가 지금 원하는 것은?
- Amazon 덕분에 기대치 높아진 美 온라인 소비자, 팬데믹 겪으며 변화하는 중 -
- 기업들은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와 특성 파악해 발맞춰야 할 것 -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을 본격적으로 마주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반년 이상이 흘렀다. 팬데믹 초기,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소비자들은 각종 록다운 조치와 맞물려 바깥출입을 자제했고, 이로 인해 온라인 쇼핑에 대한 소비자 의존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팬데믹 이전부터도 꾸준히 성장해 온 이커머스는 이제 우리의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한편, Amazon을 비롯한 이커머스 선두주자들 덕분에 기대치가 높아진 이커머스 소비자들은 팬데믹을 겪는 도중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소비자 변화를 살펴보고, 기업들은 어떻게 이 변화에 발맞춰야 할지 전망해본다.
지금은 ‘진짜’ 이커머스 시대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이커머스의 성장을 눈여겨봤으나, 팬데믹을 겪는 동안 이커머스는 더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했다. Fortune Analytics에서 지난 7월 중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약 47%의 미국인들이 전보다 더 많은 웹서핑을 하고 있으며 약 43%는 온라인 쇼핑 또한 더 자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반대로 설문 대상의 약 51%는 오프라인 쇼핑의 빈도가 이전보다 훨씬 줄었다고 답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Statista의 조사에 의하면, 올해 5월 기준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의 무려 86%가 온라인으로 쇼핑했으며, X세대 소비자 중 79%, 이커머스와는 비교적 친숙하지 않은 베이비부머 세대 소비자의 약 62% 또한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이커머스의 기세는 코로나19라는 특수성과 맞물려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지속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미국인들의 행동 변화: 온라인 쇼핑의 급증과 오프라인 쇼핑의 급감
자료: Fortune Analytics, What comes next for how we work?, 2020년 8월 6일
변화하는 온라인 쇼핑 소비자, 그들이 원하는 것은?
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이커머스 소매시장을 가장 많이 점유 중인 기업은 역시 Amazon이다.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Amazon이 전체 시장의 38.7%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에 올랐고, 그다음으로는 5.3%의 Walmart와 4.7%의 eBay가 뒤를 잇는다. 이 같은 엄청난 이커머스 자이언트 Amazon이 최근 몇 년간 저렴한 가격, 신속한 배송,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수많은 종류의 상품으로 온라인 쇼핑 소비자들을 만족시켜 오는 동안, 이커머스에 대한 이들의 전반적인 기대치 역시 자연스레 높아진 것으로 Retail Dive는 분석했다. ‘2일 내 배송’이 보장되는 Amazon의 유료 멤버십인 ‘Amazon Prime’ 가입 건수 또한 나날이 증가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전 세계 상품 공급사슬이 약화되면서, Amazon마저도 곧 시작을 앞두었던 ‘1일 내 배송’ 계획을 미루고 비(非)필수 분야 제품의 배송 기한을 늘리는 등 스스로 만들어 온 ‘이커머스에 대한 높은 기준’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Amazon은 심지어 핵심 연례행사인 Prime Day 또한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높은 기대치에 익숙해진 온라인 소비자들은 실망하기 시작했다.
Retail DIve에 따르면, 이커머스 소비자들은 이러한 실망을 겪는 동시에 팬데믹이 경제에 끼치는 큰 영향을 몸소 체감하면서 점차 ‘지역 상권의 생존’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동시에, Amazon을 포함한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전반적인 배송 지연에 점차 익숙해지며 인내심도 강해졌다. 기다림에 한결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이제는 스스로 “이 제품이 정말 이렇게 급히 필요했던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미국의 핵심 소비자층인 밀레니얼 세대를 필두로 슬로우 패션, 업사이클링(Upcycling)*,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대화가 지속되는 모습 또한 포착된다.
주*: 재활용을 통해 기존의 제품보다 품질이나 가치가 더 높은 새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의미
이렇듯 한결 느긋해진 온라인 소비자들이 지금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Retail Dive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기업이 얼마나 큰 확신(Certainty)을 줄 수 있는가’에서 찾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금, 기업이 제품 취급과 배송 등의 과정에서 소비자들 본인과 해당 기업 직원 모두의 안전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판매하는 제품은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배송은 얼마나 정확하고 비교적 신속한지 등에 주목하고 있으며 기업이 그에 대한 확신을 주길 원하고 있다. 현재 소비자들이 꾸준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인 ‘지속가능성’ 분야와의 관여 여부 또한 해답이 될 수 있겠다.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브랜드 스토리를 가진 기업, 종이 포장이나 묶음 배송과 같이 한번 쓰고 버려지는 버블 랩·포장 박스 등을 줄이기 위한 착한 배송 옵션을 제공하는 기업에 소비자들이 호감을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온라인 소비 성장할수록 함께 증가하는 ‘반품’에 주목하라
이커머스 솔루션 개발 기업 Doddle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미국 온라인 쇼핑 시장의 반품(Return) 규모는 약 410억 달러에 달했다. 소비자의 권리나 선택권이 특히 잘 보장된 미국에서 반품은 기존에도 매우 흔하고 일상적인 일이었으나,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온라인 쇼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반품 규모 또한 폭발적으로 동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커머스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편리한 반품’을 원하고 있다.
반품은 상거래에서 반드시 수반될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소비자의 핵심 구매 결정 요인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만큼,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의 반품 전략을 갖춘다면 그들의 니즈에 대응하는 동시에 더 많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Doddle은 ‘반품을 경쟁력으로 탈바꿈하는’ 몇 가지 팁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팁은, 소비자의 반품 절차를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특히 대부분의 반품이 우편으로 진행되는 만큼 ‘무료 반품 라벨(Return label)’을 제공하고, 소비자가 직접 라벨을 인쇄하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반품 라벨을 처음부터 제품과 함께 동봉해줄 수 있겠다. 또한, 반품 시 기존의 포장 상자나 포장 백 등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면 소비자 편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자원의 낭비 또한 줄일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갖춘 기업이라면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매장으로 반품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유리하며, 데스크톱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모바일 웹에서도 동일하게 불편함 없이 반품을 진행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
미국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품 조건은?
자료: Doddle(Stop Overlooking the E-Commerce Customer Returns Opportunity, 2020년 8월 발간)
또 어떤 대비가 필요할까
온라인 쇼핑, 즉 이커머스는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만큼, 이커머스 기업들은 더 나은 온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오프라인 판매에만 집중해 온 소매업계 또한 처음으로 이커머스를 사업 구성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위에서 살펴본 이커머스 소비자의 니즈에 집중하여 온라인 판매 전략을 구성하는 동시에, 이커머스 운영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각종 온라인 공격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모든 이커머스 웹사이트는 특정 작업을 반복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인 오토봇(Automated bots), 고객의 온라인 주문 결제 페이지를 공략해 신용카드 번호 등의 정보를 훔치는 메이지카트(Magecart) 공격, 소비자의 원활한 웹서핑을 방해하는 브라우저 익스텐션(Browser extensions) 및 악성코드(Malware) 위협 등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사이버 안전성을 철저하게 보장해야 하겠다.
현지 컨설팅 업계 종사자 C 매니저는 로스앤젤레스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이커머스 전문 기업이 아닌 오프라인 소매업체들도 이미 갖춘 ‘매장’을 큰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금과 같은 팬데믹 시대에 ‘BOPIS(Buy Online, Pick up In-Store; 온라인 구매 후 매장에서 픽업)’가 소비자들이 점점 더 많이 선호하는 구매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C 매니저는,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구매 후 자차를 매장 앞 주차장의 특정 장소로 가져가면 직원이 직접 트렁크에 실어 주거나 가져다주는 ‘커브사이드 픽업’이 특히 각광받고 있는 점을 적극적으로 참고할 것을 당부했으며, 매장은 온라인 주문 건의 빠른 배송을 위한 물류 센터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과거 미국의 대표적인 서점이었던 Barnes & Noble의 새로운 CEO인 James Daunt는 Retail Dive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에 소비자와의 관계가 밀접해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기업들이라면, 설령 제품 배송을 Amazon보다 조금 더 늦게 한다고 해도 제품이 믿을 수 있고 가격이 합리적이라면 소비자들은 기꺼이 기다려줄 것”이라 전하며 ‘소비자와의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소비자와의 소통과 밀접한 관계 구축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이커머스 전략 중 하나이므로, 관련 기업들은 이 역시 유념할 필요가 있겠다.
자료: Fortune Analytics, Statista, Retail Dive, Doddle, PerimeterX, Wikimedia Commons,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