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리뷰] 양주 불곡산에서 만난 악어바위
중국집 인기 메뉴 가운데 짬짜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스테디셀러 짜장면과 짬봉을 반반씩 담은 것이죠. 선택의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특히 사랑을 받습니다.
딱 이분법으로 구분할 수는 없지만 보통 산은 흙길에 비교적 온순한 흙산과 반대로 바위가 많은 암산으로 나뉩니다. 설악산, 북한산 등이 함산 또는 바위산으로 불리고, 한라산, 지리산 등이 육산 또는 흙산으로 불립니다. 물론 흙산에도 바위는 있고, 바위산에도 흙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이렇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짬짜면처럼 흙산과 바위산이 하나로 만들어진 산이 가끔 있습니다. 대표적인 산이 바로 수도권에 있는 양주 불곡산입니다. 산 높이가 높지는 않지만 높이에 비해 조망이 좋은 가성비 좋은 산입니다. 여기에 뒤로 가면 갈수록 장갑 없이는 가기 힘든 바위산으로 확 바뀝니다.
마지막 임꺽정봉까지 오른 다음 내려서면 이제 수많은 바위가 가득합니다.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한 바위도 있지만 이 코스의 랜드마크 악어바위는 제법 싱크로율이 높습니다. 초보자도 도전해볼만한 재미있는 산, 예쁜 산입니다.
양주역에서 약 1Km, 주말이면 무료 개방하는 양주시청에서 시작합니다. 심지어 화장실도 깨끗하고 아주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정상까지는 힘들지 않은 흙길이구요. 고구려시대의 군사시설인 망루를 지나 마지막 정상부만 힘을 내 오르면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초보자라면 여기까지만 왕복해도 아주 좋은 산행지입니다.
상봉을 지나면서 산은 완전히 암산으로 성격을 바꿉니다. 정상까지는 착한 아내였다면 여기서부터는 악녀로 모양을 바꾸는 느낌입니다. 두번째 봉우리 상투봉을 지나면 인왕상 기차바위를 떠올리는 멋진 바위길을 지납니다. 살짝 고소공포증이 느껴질 정도로 아찔합니다. 물론 정비가 잘 되어 안전합니다. 좁은 바위 틈으로 내랴서기도 하고, 힘든 암릉을 오르기도 합니다.
마지막 임꺽정봉은 몇 번 힘을 내 올라서야 합니다. 한참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데 아이유는 삼단 고음이지만, 임꺽정보은 사단으로 올라갑니다. 가보시면 바로 이해 되실겁니다.
날씨가 더워서 고생 좀 했습니다.
이제 다시 내려와서 바위 구경을 해봅니다.
등산하다보면 무슨 바위 무슨 바위가 참 많은데 사실 상상력이 많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불곡산 악어바위는 생김새는 물론 악어가죽 질감까지 그대로입니다. 아주 신기해요. 다만 길이 아주 좁고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 많습니다.
여기만 지나면 유순해 집니다. 대호아파트나 유양공단으로 내려서면 양주시청이나 양주역으로 가는 버스가 많으니 편하게 산행을 마무리 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성격의 등산을 모두 하기에 아주 좋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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