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신간]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지배적 언어에 맞서는 ‘몸의 언어’로 한국 현대시의 미학을 갱신해온 ‘시인들의 시인’ 김혜순의 열네 번째 시집이 출간됐다. 전작 『날개 환상통』 이후 3년 만의 시집이다. 이 시집에서 김혜순은 세상의 죽음을 탄식한다. 1부는 시인이 ‘엄마’가 아플 때와 돌아가신 후에 죽음을 맴돌며 적은 비탄의 시들이다. 2부에는 코로나19라는 전 인류적 재난을 맞이한 시대적 절망이, 3부에는 죽음의 바깥에서 텅 빈 사막을 헤맨 기록이 담겼다. 사적으로 경험한 병과 죽음을 투과하여 세상의 죽음을 바라보는 김혜순의 시를 통해 우리는, 죽음이란 “삶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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