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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편지 1142호 |
마침내 마주하는 당신의 얼굴들 |
모두가 서로의 이야기를 다 알지는 못합니다. 누군가가 한때는 가까웠던 친구와 서먹해진 사연을, 집안 대소사의 현장에서 사촌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얼어붙는 이유를, 차마 드러내 보일 수 없어 묻어둔 생각들을요. 그것은 각자 자신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어
우리는 종종, 내가 왜 이러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그때 그 일이 트라우마가 된 것은 아닐까,와 같은 도돌이표 붙은 물음에
사로잡힙니다. 『눈으로 만든 사람』
은 그런 사람들의 말간 얼굴, 무해한 미소, 수많은 “괜찮아” 뒤에 숨은 표정을 들여다봐요. 덕분에 우리는 비로소 그의 붉은
눈자위와 목소리에 묻어나는 희미한 울먹임을 감지합니다. 납득할 수 없던 그의 이상한 구석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책에는 마지막 장이
있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압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웃에서 내면에서 이어질 그 삶의 모습들을 이제는 훨씬 넉넉한
가슴으로 마주할 수 있으리라는 것도요. 당신의 품을 넓힐 이 소설을 한번은 꼭 만나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박형욱 (소설 M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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