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원고가 없다고 그저 주저앉을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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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기획은 『책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라는 책 제목에서 시작했다. 책쓰기를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처음 책을 쓰려는 사람들은 어떻게 책이란 것을 쓸 수 있을까? 그래도 나는 이미 책 한 권을 써보지 않았는가? 내가 책을 어떻게 썼지? 그래 이렇게 썼구나. 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 『책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이다. 그러니 이 책 기획은 책 차례에 다 나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좀 자세히 설명하자면, 책을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렇다. 첫 번째, 나를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에 대해 물어보고 답을 얻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차례에는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이라고 써놓았다. 두 번째, 그 답을 적으면 된다. 차례에는 ‘책을 쓰는 아름다운 시간’이라고 적어놓았다. 그런 다음 무엇을 해야 할까? 책을 쓰면 그것으로 끝일까? 글을, 책을 조금이라도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맞다. 세 번째, 고쳐쓰기. 그래서 책에는 ‘고쳐쓰기라는 인내의 시간’이 들어가 있다.


이 책을 쓸 때는 정말 일요일에도 계획했던 대로 원고 진도가 안 나가 있으면 커피숍에 가서라도 원고를 쓰곤 했다. 그만큼 이 책을 쓰던 내내 쉬는 날에도 긴장을 하며 원고를 썼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도 ‘이번 책은 얼마나 반응이 있을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지금 다시 차례를 보니 내 책이지만 그래도 참 체계적으로 썼구나 싶다. 첫 책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로 매일매일 일기를 쓰듯 글을 썼던 사람들이라면 이제 그 갈고 닦은 글쓰기 실력으로 내 책을 써보자 했을 때 어떻게 하면 책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잘 시작할 수 있을까가 이 『책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에 담겨있다.


이 책을 만들고 인쇄소에 인쇄감리를 보러 갔던 일이 생각난다. 어느새 흰머리가 나는 나이인지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번 책 만드는 게 너무 어려웠다는 것을 말하려고 “제 흰머리 좀 보세요!” 했더니 인쇄소 부장님이 “옛말에 집 짓고, 책 쓰면 십 년씩 늙는다잖아요. 그러니 책은 쓰지 마세요.”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하하, 그래도 출판사 대표로서 내가 만든 출판사를 어떻게든 짊어지고 나갈 사람으로서 원고가 없으면 나라도 쓴다는 의지는 얼마나 비장한가. 나는 이 시리즈 첫 책인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를 조금 쓰고서 출판계 아는 지인을 만나 나눴던 이야기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나도 그 당시에는 책쓰는 게 처음이어서 이렇게 쓰면 될까 싶어서 원고를 쓰던 노트북까지 들고 나가서 차례 잡은 것을 보여줬더니만, 잘 보았는지 그렇지 않은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그래서 뭐가 그렇게 대단하냐고 그랬더니만, 원고가 없으면 자신은 원고가 들어오기를 기다리거나, 원고를 써 줄 만한 사람을 찾아가거나 하는데 나는 직접 원고를 쓴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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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가 나와서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은 또 어떤 생각으로 이 책을 읽고 또 어떤 느낌을 갖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나와 같은 작은 출판사인 1인 출판사나 독립출판을 하기 위해 이 책을 보리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원고가 없다고 그저 주저앉을 셈인가? 그저 그런 원고를 내 품삯을 빼고도 초판 천 부 기준 족히 5백만 원은 넘는 제작비를 들여가며 그 원고를 책으로 만들 이유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글이 좋다고 책으로 묶는다? 아니다. 팔릴 책이다? 고민해봐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원고를 받았을 때 한 권의 책으로 묶일 이유가 꼭 있어야 한다.


내가 만들 책은 이력서에 한 줄 더 넣기 위해서 만드는 책이 아니다. 어렸을 적 출판사를 해보고 싶었던 로망 따위는 더더욱 아니다. 요즘처럼 차고 넘치는 정보 속에서 단 한 권의 책으로 묶여서 나올 이유, 그 앞에 당당할 원고를 책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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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이정하 저 | 스토리닷
1인 출판사 스토리닷의 지난 5년 동안 만든 책을 느낀 점, 기획 편집, 디자인 제작, 마케팅으로 나눠 책 만들기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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