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고통을 짊어지다
차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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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1 19:56
찬 바람이 하늘을 가르자 대충 이어붙인 비닐창문이 덜컥 거린다. 저녁하늘 저편에 새파란 달빛이 대지를 비춘다. 전쟁이라도 난 것일까. 허물어진 담벼락,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콘크리트 조각들 틈사이로 말라깽이 같은 집 두채가 보인다. 오랜 시간 사람이 살지 않은 듯 희미한 불빛조차 없다. 그곳에 먼지투성이 동백꽃이 피어있다. 얼어붙은 땅에 붉은 동백이 나뒹군다. 찬 바람이 부는 그곳에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 오랜 시간 끝에 그 달빛 사이로 언덕을 오르는 사내가 있다. 거친 숨을 몰아쉬던 그 사내는 잠시 멈춰서서 뒤를 돌아본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