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폴 오스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참 마음이 먹먹했어요. 그날은 마침 오월의 첫날이었고,
마침 그의 대작 『4 3 2 1』이 막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습니다. (TMI: 『4 3 2 1』은 한
인물의 인생이 네 갈래로 갈라져 펼쳐지는 독특한 이야기예요. 선택과 우연이 어떻게 인생을 바꾸는지를 정교하게 들여다보는
작품이죠.) 『뉴욕 3부작』으로 잘 알려진 그는 실존과 우연, 정체성과 기억 같은 주제를 집요하게 탐구해온 현대 미국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저는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문학이 얼마나 넓고 깊은 세계인지 새삼 느끼곤 했어요. 그의 글쓰기는 문학과 역사, 개인과 사회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늘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줬죠. 특히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세상과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하는 시기가 있잖아요. 저에게는 그 시절, 오스터의 문장이 조용한 위로이자 단단한 지침이 되어주었어요. 그래서일까요.
저는 지금도 그를, 제 문학 세계를 넓혀준 고마운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그런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
『바움가트너』가 이번 4월 23일에 출간됩니다. 그를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그의 유작을 함께 읽으며 폴 오스터를 다시 한 번
마음에 떠올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율P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