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리뷰] 구름다리와 하늘다리로 편하게 걷는 산책길 '명지계곡 산책로'
경기도 가평은 산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오죽하면 가평에 있는 52개의 산을 오르는 가평52산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을 정도입니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화악산을 비롯해 연인산, 호명산, 운악산, 중미산, 소구니산, 유명산, 어비산, 축령산, 서리산, 주금산, 보납산 등 명산이 즐비합니다.
그 가운데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 명지산입니다. 연인산 바로 옆에 있는 명지산은 1,267m로 산세가 깊고 험해서 산객들에게는 오리기 힘든 산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산이 거칠고 올라도 풍광이 크게 좋지도 않아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은 가볍게 입구에 있는 명지폭포까지만 걷는 길을 다녀왔습니다. 작년 11월에 데크길과 다리가 하나 더 생겨서 계곡을 끼고 양쪽으로 오르고 내려올 수 있는 길입니다. 왕복하면 2-3시간 정도 걸리는 길로 굳이 스틱이나 등산화 없이도 충분히 다녀올만한 길입니다. 산이 깊은 명지산의 계곡의 참맛을 즐기기에 좋은 길입니다.
네비게이션에 명지생태전시관을 입력하고 차를 몰아 도착합니다. 넓은 무료 주차장, 식당, 편의점 등이 있습니다. 깨끗한 화장실도 물론이구요.
관광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평답게 어디에서나 흔히 보는 8경을 꼽았습니다. 그 가운데 명지계곡의 단풍은 가평 4경이라고 합니다. 운이 좋아서인지, 자주 돌아다녀서인지 저는 저 8경을 모두 다 보았군요. 마지막으로 명지단풍을 보러 갑니다. 조금 늦었지만요.
국립공원은 입에 붙어도 군립공원은 낮설죠? 명지산은 군립공원입니다. 덕분인지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명지산은 전국 100대 명산 가운데서도 제일 힘든 산 가운데 10번째에는 속하지 싶을 정도로 힘든 산이었습니다. 오늘은 살방하게 명지폭포까지만 갔다오기로 해서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산이 깊으면 골도 깊다고 하던가요? 명지계곡의 물소리가 제법 들을만 합니다. 계곡이 상당히 큽니다.
한참 단풍철은 조금 지난 느낌이지만 명지계곡은 단풍대신 은행을 선물하네요. 은행이 숫놈인지 열매도 거의 없고 냄새도 없었습니다. 어릴쩍 책갈피에 예쁜 은행잎 말리던 생각이 나네요.
조금 걸으니 승천사가 나타납니다. 절 규모에 비해 상당히 큰 거대한 미륵보살님도 만날 수 있꾸요. 일주문을 지나 산책을 계속합니다. 바로 앞에 찻집은 문을 닫았네요.
한 시간 정도 오르니 하늘다리가 나옵니다. 이 다리는 명지폭포를 바로 볼 수 있는 다리입니다. 흔들다리이기는 한데 흔들림은 적은 편입니다. 오늘의 목적지에 온 셈입니다.
다리를 건너 폭포 전망대로 내려섭니다. 하나 아쉬운 점은 벤치나 의자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죠. 가평군에서 잘 만들어 두었는데 기왕이면 이런 쉼터에는 의자를 만들어두면 더 좋지 싶네요.
제법 웅장한 명지폭포가 모습을 드러넵니다. 높이는 10m에 불과하지만 수량이 풍부하고 세차가 떨어져서 강하고 크다는 느낌입니다. 물 소리도 웅장하구요. 소도 제법 깊어 보입니다. 이곳에서 조금 쉬면서 폭포를 감상합니다.
예전에는 여기서 다시 다리를 건너 원점회귀해야했는데 작년 11월에 가평군에서 건너편에도 데크길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아직 신상 느낌이 나는 데크길을 걷습니다.
데크길에서 보는 단풍이 더 좋고 깊네요. 아무래도 이쪽은 응달이라 그런 듯 합니다. 계곡 근처에 멋진 단풍과 낙엽을 밟으며 편하게 내려옵니다.
데크길을 놓으며 함께 만든 구름다리가 나옵니다. 이 다리에서 보는 계곡 풍경이 오늘 폭포와 더불어 가장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단풍 시기가 맞았다면 정말 대단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만났던 승천사를 뒤로하고 짧은 명지폭포와 명지계곡 트레킹을 끝냅니다. 가평 4경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멋진 경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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