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리뷰 ➉] 현충일에 필요한 애도의 연주,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2번 3악장
[리뷰타임스=윤지상(수시로) 기자] 나라와 민족을 위한 죽음만큼 숭고한 죽음이 있을까? 누군가를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은 가장 거룩하며, 마땅히 존경받고도 남을 일이다. 그래서 어느 나라나 그런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국경일로 정해 추모한다. 현충일이 바로 그런 의미가 깊은 날이다.
슬픈 날이기도 하지만 숭고한 죽엄을 위해 머리를 조아리고 그 뜻과 희생에 감사함을 전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런 뜻에서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슬픔 가득한 음악은 없을까 생각해 보니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바로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2번 3악장이었다. 일명 장송행진곡이다.
낭만주의의 정수로 최고의 피아니스트이면서 작곡가였던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은 고향인 폴란드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다. 그는 평생 수익금의 많은 부분을 폴란드 독립을 위해 사용했다고 전해질 정도로 민족적인 성향이 강했으며 지금도 폴란드에서 쇼팽은 그 어떤 위인보다 존경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남긴 피아노 소나타 2번은 1839년에 작곡된 곡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조국 폴란드가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로 나뉘어 자국어를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핍박 속에 있던 그 암울함을 곡에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건강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곡이라고도 한다. 결국 본인의 장례식에서 연주가 되었고, 존 F. 케네디와 김구 선생님의 장례식 때도 사용되었다.
검은 상복과 슬픔에 가득 찬 얼굴 그리고 운구차와 그 뒤를 따르는 친구들의 슬픔이 그대로 곡에 전해진다. 물론 쇼팽은 암울한 폴란드 민족의 상태를 그 운구 행렬에 비유한 것이지만 인간의 죽음과 슬픔을 가장 잘 전달하는 평을 받는 곡이다.
추천 연주
무엇보다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이 2019년에 연주한 버전이 개인적으로 참 좋다. 역시 쇼팽은 조성진이 압권이 아닌가 싶은 연주다.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