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리뷰➄] 한겨울에 듣는 비발디의 사계 <겨울>
[리뷰타임스=수시로 리뷰어] 고전음악 중 가장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곡은 무엇일까? 자신 있게 손꼽을 수 있는 곡 중 하나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가 아닐까 싶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니스) 출신인 비발디는 음악 교사를 거쳐 가톨릭 사제가 되었다. 수도원 생활을 통해 사제 서품을 받았지만, 실제로 그는 사목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미사 집전을 못 하는 황당한 날도 있었다고 하는데 사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천식으로 건강은 늘 문제가 있었다.
예배 집전을 못 할 정도로 몸이 힘들었던 그였지만, 수많은 음악으로 주님을 섬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람은 사계를 계절의 변화를 음악으로 표현한 멋진 바이올린 협주곡이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계에서 인간을 보게 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순환이 곧 인간의 삶 아닌가? 비발디의 사계는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모음집 '화성과 창의에의 시도'에 포함된 12곡 중 앞에 있는 4곡을 의미한다. 작품번호로는 Opus 8, No 1~4 (RV 269, 315, 293, 297)이다. 이 곡들이 워낙 유명해지니 그 뒤에 있는 곡들은 거의 잊히고 마치 비발디가 사계를 따로 작곡한 것처럼 인식되었다.
방송 프로그램이나 광고, 안내방송 등에 자주 등장하고 가요에서도 FT아일랜드의 'Missing you' 그리고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 날'에 샘플링 곡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계절마다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총 12악장이 이어지는 곡이다. 1악장과 3악장은 빠른 곡을 그리고 2악장은 느린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는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님의 사계 연주 영상으로 사심 가득한 영상이다. 팬으로 한수진 님 영상 감상 해주셨으면 하는 팬심임.)
새로운 생명의 생동감과 봄 햇살의 따스함, 꽃과 축제의 분위기를 표현한 <봄>, 뜨거운 태양과 천둥, 번개와 폭풍우가 몰아치는 <여름>, 수확의 기쁨과 즐거움을 노래한 <가을> 마지막으로 한겨울의 혹한과 다시 봄을 이어가는 시간의 순환을 의미하는 <겨울>로 각 곡은 대변된다. (아래 곡은 겨울만 1시간 반복 연주 영상임.)
이 곡마다 붙어 있는 의미는 나에게는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태어나 자라 성장하는 <어린 시절>, 질풍노도 시절인 <청춘 시절>, 삶이 무르익어가는 <장년 시절> 그리고 인생의 노을과 같은 <노년 시절>로 이 곡은 해석되고 이어진다.
실제 공연장에서 사계가 연주된다면 박수 치기가 가장 애매한 곡이다. 원래 비발디는 사계라는 곡을 따로 만든 것이 아니고 12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 맨 앞에 있는 4곡에 붙여진 별도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계절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쳐야 할지 아니면 전체가 다 끝나야 박수를 칠지가 애매한 것. 12곡을 나눠서 각 곡이 하나의 곡이라고 생각하면 각 계절별로 박수를 쳐도 되지만, 12곡을 연가곡으로 생각하는 경우에는 모든 연주가 끝나야 박수를 치는 게 맞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주 현장에서는 전문가들조차도 입장이 달라 현장 분위기를 잘 보고 따라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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