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될수록 더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들이 있지요. 저는 요리, 일본어, 다이어리 꾸미기... 그리고 소설이 그렇습니다. 어떤 작품은 첫
장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 술술 넘어가는가 하면 어떤 작품은 읽는 도중에 쉽사리 길을 잃게 됩니다. 요즘에는 후자의 경우가 훨씬
많은 것 같은데요. 보다 명확한 의미를 찾기 위해 첫 장으로 돌아가도 비슷한 위치에서 다시 길을 잃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가
소설을 읽는 능력이 부족한 걸까 하며 속상했던 적도 많지만, 지금은 길을 잃더라도 미로찾기 게임을 하는 느낌으로 계속
읽어나갑니다. 그림에도 점묘화, 추상화, 유화 등 여러 종류가 있듯 소설의 양상도 다양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내용이 전부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마음이 조금 편해지더라고요. 최근에는 나보코프의 『프닌』을 읽으며 그 복잡함에 괴로워했는데요(?) 다 읽고 난
지금도 여전히 수수께끼투성이인 책이지만, 이제는 이런 작품도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해 보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은 미로 같은
소설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실지 궁금해지네요! -????현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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