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여행 리뷰] 여수 섬여행➂ 여우를 닮은 섬? 낭도, 싸목싸목 걷다

[리뷰타임스= 라라 리뷰어]

낭도는 여수와 고흥 사이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면적을 보니 5.44㎢. 제주도의 우도(6.18㎢)보다 조금 작은 크기다. 제주에 살다보니 크기를 가늠할 땐 제주도의 섬들과 비교하면 금세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낭도는 섬이지만 차로도 갈 수 있다. 여수 돌산부터 고흥 영남까지 10개의 섬을 잇는 교량건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낭도에도 다리가 생긴 덕분이다. ‘백리섬섬길’이다. 10개의 섬을 11개의 다리로 연결한 거리가 100리(39.1km)라 이런 명칭을 붙였다 한다. 현재는 7개 다리가 완공돼 있고, 남은 4개의 교량은 2028년 완공될 예정이다. 


낭도에는 걷기 좋은 둘레길 코스인 ‘낭도둘레길’과 작은 산인 상산(해발 280.2m)을 등반하는 ‘상산 등산로’ 2개의 코스가 조성돼 있다. 나홀로 여행이니 이번에은 낭도둘레길만 걷기로 한다. 둘레길 안내판을 보니 1코스는 50분, 2코스는 1시간, 3코스는 40분이 소요된다고 나와 있다. 전체 코스를 걷는데 약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는 말인데, 안내판에 거리는 나와 있지 않다. 개인의 체력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다를 수 있는데 거리 표시가 없는 건 아쉽다.

 

낭만섬, 낭도의 일몰

 

낭도에 도착한 건, 전날 해질녘이었는데 하룻밤만 묵을 예정이라 오전에는 바로 옆의 작은 섬인 사도를 다녀왔기에 낭도둘레길을 걷기 시작한 건 오후 2시가 넘어서였다.

 

1코스 초입에 들어서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걷고 있다. 하지만 1코스 끝지점에 이르면 2코스로 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모두 차로를 따라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둘레길과 달리 차로는 시작지점까지 700여 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트레킹을 목적으로 찾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1코스만 걷고 돌아가는 것 같다. 바다 옆 산책로로 짧게 걷기 좋은데다 공룡발자국 화석, 신선대 주상절리 등 낭도의 명소가 몰려 있기 때문인 듯하다.


낭도 둘레길

둘레1길 : 낭도중학교-낭도방파제-신선대-산타바오거리(50분 소요) 

둘레2길 : 산타바오거리-장사금해수욕장-역기미삼거리(1시간 소요)  

둘레3길 : 역기미삼거리-규포선착장(40분 소요)


낭도둘레길 지도


1. 낭만낭도 둘레1길, 나로우주발사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신선대

낭도둘레길 1코스는 낭도항의 왼편, 낭도중학교에서 시작한다. 맞은편에 캠핑장이 조성돼 있고, 낭도해수욕장 옆길로 조금만 들어가면 시작지점이다. 

 

낭도해수욕장

 

어느 정도 높이까지는 올라가야 하니 초반에는 오르막이지만, 조금만 오르면 바닷길 옆으로 둘레길이 시작된다. 오르막이 끝나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시원한 바다, 바닷바람이 살랑살랑 얼굴을 간질여주니 그냥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전망을 즐기며 10여분 정도 걷다보니 ‘신선대’ 표지판이다. ‘신선이 살만한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주상절리, 쌍용굴, 신선샘이 있으며, 고흥 나로우주발사장이 정면에 위치해 우주선 발사시에 뷰포인트가 되기도 한다.’라고 적혀 있다. 신선대에서 바다 앞쪽으로 보이는 곳이 고흥반도. 설명대로 나로우주발사대가 어슴프레 눈에 들어온다. 

낭도 사람들은 우주선이 발사될 때 집에서 우주선 발사현장을 즐긴다고 한다~~

 

신선대에는 주상절리도 발달돼 있는데, 제주도의 주상절리처럼 높은 육각형의 수직기둥이 아니라 해안가를 따라 낮게 분포된 주상절리다.

 

낭도둘레길 신선대

 

신선대를 나와 조금 더 걸으니 은은한 향이 코를 간질인다. 컨테이너로 만든 노천카페 주변의 야생화 향기다. 카페 주인장이 일부러 가꾸는 야생화인 것 같다.


코끝으로 전해지는 진한 향을 뒤로 하고 조금 더 걸으니 천선대. 천선대도 신선대처럼 둘레길에서 잠시 바닷가로 내려갔다와야 한다. 방금 지나온 신선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천선대의 이 반석 위에 공룡발자국이 있다는데 찾지는 못했다. 나중에 보니 공룡발자국은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때만 드러난다 한다.

 

공룡발자국 화석이 남아있는 천선대

 

바다를 한눈에 담으며 1971년에 세워졌다는 낭도등대를 지나니 산타바해변, 1코스의 종점이다. 길 하나만 건너 조금만 내려가면 고운 모래가 가득한 장사금해수욕장이다. 이왕 낭도둘레길 1코스를 걸었다면 장사금해수욕장까지만 왔다 가도 좋을 듯한데, 함께 걷던 서너 팀은 산타바해변에서 발길을 돌린다.


2. 낭만낭도 둘레 2길, 금빛 모래가 아름다운 장사금해수욕장

장사금해수욕장에 들어서니 어느덧 4시. 2코스가 1시간, 3코스가 40분 걸린다는데, 계속 걸을까 말까 잠시 망설여진다. 2코스의 종점은 역기미삼거리인데, 1코스보다 살짝 더 긴 거리다. 시간이 안 되면 2코스쯤에서 빠져나오자는 생각으로 계속 둘레길을 걷는다. 

 

중간중간 벤치와 정자 등 쉼터가 있는 1코스와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지도를 보니 2코스는 낭도의 유일한 산인 상산 옆길을 걷는 코스다.

 

낭도둘레길 2코스 시작점

 

잠시 뒤를 돌아보니 장사금해수욕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가까이서 볼 때보다 더 황홀하고 눈부시다. 3분여쯤 걸으니 조금은 작아보이는 또다른 해변, 장사금해변과 이어져 있는데, 이곳의 모래는 금빛이 아닌 검은 모래다. 해변 앞으로는 사도 등 주변 섬들의 풍광이 펼쳐진다.

 

사도는 바닷길로 낭도에서 직선거리로 600여 미터. 수영을 잘 한다면 수영으로도 사도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장사금해수욕장과 이어진 검은모래해변

 

시간이 여유롭지 못한 데다 홀로 걷는 둘레길이라 그런지 발걸음이 빨라진다.

5분여를 더 가니 또다시 작은 해변이 보이는데, 누군가 홀로 낚시를 하고 있다.

 

너무나도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해변이라 잠시 앉아 멍때림을 하고 싶지만 2코스의 끝지점이 어떤 곳일지 모르니 해변을 뒤로 하고 또다시 걷기에 매진한다. 

 

낭도둘레길 2코스의 작은 해변

 

더 이상 해변은 나타나지 않고 숲길만 이어진다.

장사금해수욕장에서 출발한 지 30여분쯤 지났을까. 넓은 데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2코스의 끝지점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다. 데크쯤에 이르니 또 시원하게 탁 트인 바다가 펼쳐진다. 이곳이 역기미삼거리. 알고 보니 역기미삼거리는 상산 등산로의 한 지점이다. 

 

등산로를 따라 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낭도둘레길의 끝지점인 규포선착장으로 내려가던지, 둘레길 3코스를 계속 걷던지, 아니면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든지, 계속 걷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 


걸음을 좀 빨리하면 해가 지기 전 규포선착장에 도착할 듯해 서둘러 3코스를 향해 걷는다. 소요시간 1시간으로 나와 있는 2코스를 30분 만에 걸었으니, 3코스는 20분 정도면 되겠지~


3. 낭만낭도 둘레3길, 상산 둘레를 따라가는 숲길

2코스 초입에서는 아름다운 해변과 바다 풍광을 만났는데, 3코스는 딱히 이렇다 할 전망이 없이 계속 숲길이다. 15분여를 걸으니 그제야 나무 사이로 바다가 한 번 모습을 드러낸다. 

 

걸음을 빨리한 덕에 20여분 만에 3코스의 끝지점인 규포리마을 규포선착장에 도착했다. 

한적한 포구, 부부로 보이는 한 쌍이 낚시를 하고 있다.

포구 앞으로 보이는 멋진 교각은 조발도와 둔병도를 잇는 둔병대교다.

둔병대교에 조명이 들어오면 여수 밤바다는 지금보다 더 아름답게 빛나겠지.

 

낭도둘레길 3코스 끝지점인 규포리마을 규포선착장

 

둘레길 걷기는 마쳤는데 숙소로 돌아갈 일이 걱정이다. 배낭을 맡겨두고 나온 탓에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1시간에 한 대씩 있는 버스는 조금 전 떠나버렸다. 카카오택시를 호출해보지만 이 작은 섬에서 5km 정도를 갈 택시는 없나보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는데 5km를 더 걸어야 하나 고민이 되는데, 마을에서 나가려는 차인지, 헤어짐의 인사를 하는 차 한 대가 보인다. 아마도 여수 시내로 나가는 차겠지? 걷는 구간을 조금이라도 줄여볼까 해서 태워주실 수 있는지 묻는다. 흔쾌히 타라 하시더니 거리가 얼마 되지 않으니 숙소까지 데려다 주신단다. 봉사활동을 하러 미국에서 오신 부부라 한다. 이렇게 또 새로운 인연, 고마운 분들을 여행길에서 만난다.


4. 벽화가 아름다운 여산마을의 일몰

낭도 선착장이 자리한 곳은 여산마을이다. 낭도둘레길의 끝지점인 규포리에도 마을이 있지만 관광객들이 주로 머무는 곳은 여산마을쪽이다.

그래서인지, 선착장 앞 여산마을 구석구석에도 벽화가 그려져 있다. 

 

낭도 여산마을 벽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마을을 둘러보는데 그새 해가 수평선 너머로 지고 있다. 

선착장 앞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노을, 전날보다 더 황홀하다.

 

낭도의 일몰

 

낭도에서 24시간을 보냈는데, 낭도를 여행한다면, 바로 옆 섬인 사도와 더불어 3~4일 정도 머무르면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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