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2023 세계유산축전 제주 리뷰②] 불의숨길 워킹투어 3구간 ‘동굴의길’

[리뷰타임스= 라라 리뷰어] 불의숨길워킹트레일은 매년 세계유산축전 제주기간에만 걸을 수 있는, 26.1km의 트레킹 코스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서 10여 차례 분출한 용암이 월정리 바다까지 흘러가며 만들어낸 거대한 용암 동굴 위를 걷는 코스로, 축전 기간에만 접근이 가능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여러 동굴들도 잠시 들여다볼 수 있다,

 

올해 ‘2023 세계유산축전 제주는 지난 10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열렸다.

워킹트레일 1구간과 4구간은 축전 기간이 아니더라도 상시 개방되는 구간이며, 축전 기간에만 개방되는 특별 구간은 2구간과 3구간이다.

 

불의숨길 3구간

 

2구간 용암의길에 이어 불의숨길워킹트레일 중 가장 긴 8.9km3구간 동굴의길을 다녀왔다. 3구간 동굴의길은 외부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용암교에서 시작해 북오름굴, 대림굴, 만장굴 3입구를 지나 일반에게 공개되는 구간인 만장굴 2입구까지로, 3개의 용암동굴을 지난다.

 

2023 세계유산축전 제주
 

 

동굴의길의 시작지점은 2구간 종료 지점인 덕천리의 중산간동로, 북오름 바로 앞이다. 붉은색 리본으로 표식이 설치된 2구간과 달리 3구간의 상징색은 제주의 바다색인 파란색이다.

 

200m 단위로 거리 표식이 있어 지나온 거리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8.9km의 구간인 3구간 동굴의길의 전체 구간은 총 45개로 표시돼 있다.

 

3구간 거리와 리본 표식의 상징색은 제주의 바다색인 파란색이다.

 

동굴의길로 접어들어 가장 먼저 만나는 건 용암교다.

 

용암교는 동굴 내부의 상층이나 중간층에 마치 다리를 놓은 것처럼 용암의 윗부분이 양쪽 벽을 가로질러 남아있는 구조를 말한다. 만장굴의 미공개구간 중 상층굴에서도 큰 규모의 용암교를 만났었는데, 지상에 노출된 이곳의 용암교는 훨씬 더 큰 규모다.

 

2구간의 끝지점 쯤에 위치한 웃산전굴과 3구간의 초입 북오름굴 사이에는 용암동굴이 무너져 내려 생긴 거대한 용압 협곡도 자리하고 있다. 10만년 전 뜨겁게 분출한 용암이 빠르게 지나간 흔적이다.

 

용암 협곡

 

거대한 용암협곡을 뒤로 하고 계속 숲길이 이어진다. 초입부 곶자왈의 원시림이 아름답던 2구간 용암의길과는 달리, 비교적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숲길이다.

 

비가 온 다음날이라 곳곳에 다양한 종류의 버섯들이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컬러를 자랑하고 있고, 주변의 풀과 나무에도 눈길을 주며 천천히 걷다보면 3구간의 첫 번째 용암동굴과 마주한다. 

 

비가 온 직후라 형형색색의 다양한 버섯들이 자라고 있다.

 

길이 약 200m의 대림굴이다. 천정이 무너진 2개의 입구로 출입이 가능하다는데 대림굴만큼은 축전 기간에도 문이 굳게 잠겨 있다. 아마도 천정이 무너져내린 동굴 입구가 위험해서가 아닐까 싶다. 안전 펜스를 통해 들여다본 동굴 입구는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할 정도로 깊이가 상당하다.

 

대림굴
 
3구간에서 처음 만나는 용암동굴인 '대림굴'. 대림굴은 들어가볼 수 없다.

 

3구간의 절반쯤 지점에서는 작은 도로도 하나 건넌다. 덕천리를 가로지르는 동백로다.

억새에 기생하며 자란다는 보랏빛 야고꽃이 예쁘게 피어 있다.

 

억새의 양분을 먹고 사는 야고꽃

 

3구간의 절반을 조금 지나자 또하나의 동굴이 기다린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서 가장 긴 동굴인 만장굴의 3입구다.

 

이곳도 튼튼한 안전펜스가 둘러쳐저 있어 동굴로 내려가볼 수는 없다.

 

오래전 동네 어르신들은 아이들이 위험에 처할까봐 이곳에 오지 못하도록 귀신이 나온다는 얘기를 했었다 한다. 펜스가 설치된 지금도 동굴 속은 아득할 정도로 깊어 보인다.

만장굴 3입구를 지나 또다시 걷다 만난 작은 늪지. 보기에는 작은 물웅덩이 정도인데, 해설사님이 나뭇가지를 하나 집어 물속으로 쑤욱 넣으니 한없이 들어간다. 적어도 50cm 이상 되는 깊이다. 아무 생각없이 발을 댔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장굴 3입구와 늪지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는 곳이라 넓은 빌레 위에도 촘촘히 이끼가 내려앉았다.

 

제주도의 곶자왈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쓰러져가는 나무. 아마도 태풍을 이기지 못해 쓰러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무는 어느 곳이든 뿌리를 뻗어 살아남는다.

 

쓰러진 나무들

 

종료지점인 만장굴 매표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점에서 원형이 고스란히 보존된 숯가마터를 만났다.

 

곶자왈을 터전으로 삶을 일구던 오래 전 제주 사람들의 삶의 도구다. 숯가마 위로 나무와 풀이 우거져 해설사님과 함께가 아니었다면 그냥 모른채 지나쳤을 것 같다.

 

곶자왈을 터전으로 삶을 일구던 오래 전 제주 사람들의 삶의 도구인

 

숲길을 걷다보니 이 계절에 익는 열매들이 적지 않다. 만장굴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지점에선 파프리카처럼 알록달록한 까마귀베개의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가을 제주 곶자왈에서 만나는 아왜나무, 꾸찌뽕, 까마귀베개.

 

8.9km의 여정인 '동굴의길'은 만장굴 매표소 앞에서 종료된다. 수차례 만장굴을 가봤지만 한 번도 발걸음을 해본 적 없는 만장굴의 뒤편이다.

 

용암대지 위에 뿌리 내린 초목들

 

수십 만년의 시간을 거슬러 거대한 화산폭발과 용암의 분출을 상상하며 걷는 길, 그리고 그렇게 굳어진 용암대지 위에 뿌리를 내린 초목들, 동굴의길은 그래서 더 생명력이 강인하게 느껴지는 코스다.

 

올해 축전은 종료돼 이 길을 걸으려면 내년 축전까지 다시 기다려야 하지만 '동굴의길'은 1년의 기다림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다.

 

 

2023세계유산축전_제주 화산섬과 거문오름 용암동굴

 

 

일시 : 2023. 10. 3() ~ 10.8 ()

장소 : 거문오름 일대, 선흘1, 2, 덕천리, 김녕리, 월정리, 행원리, 성산리 마을 등

홈페이지 : https://worldheritag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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