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남은?목소리 - 송하예 「니?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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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_ 더하기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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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너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전파를 탔다.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슈퍼스타K’에서부터 이를 대놓고 복사한 ‘위대한 탄생’, 해외 방송의 판권을 들여온 ‘더 보이스 오브 코리아’, 대형 기획사를 참여시켜 아이돌 사업에 보다 특성화된 모습을 보여 준 ‘K팝스타’까지…… 방송마다 화제성은 달랐으나 우승자는 꼬박꼬박 탄생했고, 우승자 못지않은 실력자 또한 우수수 등장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니, 노래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다니, 역시 춤과 노래의 민족! 그러다가 점점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저번에 본 것 같은 친구가 여기에 또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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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람들이 지겨움을 느낄 즈음 일반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기는 저물었다. 그렇다고 오디션 프로그램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어서, 기획사의 연습생을 대상(‘프로듀스101’)으로 하거나 이미 프로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까지 지원 가능한 형태(‘쇼미더머니’로 체제가 전환되었다. 역사상 명멸했던 숱한 티브이 프로그램들이 그렇듯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무언가 지나간 자리에는 다음의 유행과 화제가 돌아오고, 그것이 이 판에 남아 있는 유일한 진리일 것이다. 그 돌고 도는 간격은 점점 더 촘촘해지고, 인기가 유지되는 시간은 그에 따라 더더욱 짧아지고 있다는 추측도 진리에 덧붙는 사실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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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가수 송하예 이야기를 하기 위해 먼 길을 돌아왔다. 하지만 이 길 아닌 다른 길은 없었다. 송하예는 ‘K팝스타’ 시즌2로 (약간) 얼굴을 알렸다. 노래가 별로라고 하기에는 어려웠지만 어딘지 모르게 자신감 없는 태도와 어김없는 잔실수들로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 이 또한 편집에 의한 화면만 보고서 남은 기억이니 진실과는 거리가 멀겠지만, 이 세계에서는 편집이 진리요 화면이 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 얼굴을 다시 떠올린 건 「니 소식」 때문이었다. 무심코 재생해 둔 ‘실시간 TOP100'에 앞쪽에 그 노래는 오랫동안 자리해 있었다. 익숙하지만 지루하지는 않아서 듣기 편한 발라드인데, 공감할 데가 많은 가사가 전달도 잘 되었다. 그 노래의 가수가 바로 송하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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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의 범람 속에 애매한 순위로 그 파도를 함께 탔던 신인 가수들 모두가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기억에 남을 한 장면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송하예의 싱글들도 그래 보였다. 「처음이야!」, 「Ice Summer」, 「순대」로 이어진 싱글들은 인디 음악을 하려는지, 대중적인 팝 음악을 하려는지 좀처럼 분간하기 어려웠다. 이와 같은 노래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가요팬의 주의 산만함을 탓하긴 어려웠으리라. 이 시기 송하예의 목소리를 자주 들은 이들은 가요팬이 아닌 드라마 시청자였다. ‘최고의 결혼’에서부터 는 물론이고 최근 방송된 에 이르기까지 송하예는 알게 모르게 드라마 OST의 단골 보컬이 되었다.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으나, 최근 송하예만큼 한국 드라마 OST에 자주 참여한 가수는 없을 것이리라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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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그다지 대단한 특색이 없어 보이는 노래 「니 소식」이 어째서 이토록 귀에 와 박히는지 하는 의문의 실마리가 조금 풀리는 기분이다. 대단히 한국적인 경쟁 상황에서 반쯤은 탈락한 이 가수가, 또한 더욱 대단히 한국적인 장르라 할 수 있는 드라마의 사운드 트랙을 통해 음원 차트에 오래 머물 수 있는 공력을 완성해 낸 것이다. 무엇보다 대중적이어야 할 장르의 특성에 따라, 누구나 들어도 괜찮을 법한 노래를 송하예는 불렀다.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든 낮든, 노래가 유명해지든 아니든 상관없이 이 가수는 자기를 불러주는 녹음실에 기꺼이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꺼이 반복해 불렀을 것이다. 노래가 좋아서일 수도 있고, 더 좋은 가수가 되고 싶어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프로의식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한국의 드라마는 한 명의 가수를 만들었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송하예의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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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소식」은 더 유명한 가수들이 부른 비슷한 장르의 음악이 차트에 등장해 사라질 동안 계속해서 그 자리다. 숱한 드라마가 방영과 종영을 거듭할 동안 송하예의 목소리가 그 자리였던 것처럼. 이제 그 자리의 다음 행방을 알고 싶다. 감정 표현, 안정적인 고음, 발성의 정확함…… 이런 것들은 그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에 무척이나 신경 썼던 요소들이겠지만, 지금의 송하예에게는 됐다 싶다. 드라마를 보조하는 음색이 아닌, 자신만의 음색으로, 보다 완성된 앨범의 형태로 송하예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오디션은 사라져도 목소리는 남는다. 송하예의 목소리가 여기 이렇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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