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를 떠나보내며
이주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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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2 10:02
알베르토 망겔 지음 / 이종인 옮김나의 어머니는 외할머니에게 스타킹을 수십 켤레 사주었고 할머니의 신분증을 집 안 장롱에 보관했다. 하지만 물건을 그렇게 잃어버려도 할머니는 걱정하지 않았다. “우리는 러시아에 있던 집을 잃어버렸어. 친구들과 부모를 잃어버렸어. 나는 남편도 잃고 언어도 잃었어.” 할머니는 러시아어, 이디시어, 스페인어가 뒤섞인 기이한 말로 말했다. “물건을 잃어버리는 건 그리 나쁜 일이 아니야.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즐기는 게 아니라, 현재 기억할 수 있는 것을 즐기게 되니까. 우리는 상실에 익숙해져야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