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아이의 내면을 다지는 문해력, 일상에서 길러요”
탄탄한 내면은 문해력에서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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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제16회 예스24 어린이 독후감 대회’의 일환으로 마련된 ‘예스24 여름방학 특강'이 세 번째 시간을 맞았다. 이 날 강연의 주제는 ‘내면의 힘이 탄탄한 아이를 만드는 부모 교육’으로,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의 김종원 작가와 함께했다. ?『부모 인문학 수업』?, ?『생각 공부의 힘』? , 『사색이 자본이다』 ?등을 집필한 그는 강연 주제에 대한 해답으로 ‘읽기, 쓰기, 말하기’를 꼽으며 ‘문해력의 중요성’,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 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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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모차르트, 베토벤. 화가 밀레, 앤디 워홀. 수리통계학의 창시자 칼 피어슨, 나폴레옹. 이 사람들은 모두 괴테로부터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에요.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사람들이 어떻게 괴테라는 한 사람에게서 영향을 받았을까요? 분야는 다 다르지만, 어떤 것에서 무언가를 발견했기 때문이겠죠. 그렇게 발견한 것을 자기 재능에 맞게 연결한 거고요. 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힘’이 바로 문해력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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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문해력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미지, 환경, 사건을 텍스트로 만들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그가 생각하는 문해력이란 곧 시각적 감각이다.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오직 나만이 알 수 있다. 이를 글로 풀어내면 ‘나만 쓸 수 있는 글’이 되고, 말로 풀어내면 ‘나만 할 수 있는 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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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문해력이 정말 높다고 생각한 아이를 만난 적이 있었어요. 어느 겨울날이었는데, ‘나는 왜 베스트셀러를 못 낼까’(웃음) 생각하면서 산책하다가 군고구마를 사러 갔죠. 거기서 중학생 아이가 몸이 편찮으신 아버지를 도와 고구마를 팔고 있더라고요. 기특하기도 하고 책을 한 권 선물해주고 싶어서 ‘어떤 책 좋아하니?’ 하고 물어봤더니 ‘저는 책 필요 없어요’ 그래요. 그 말을 듣고 자존심이 센 아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그 앞에 ‘군고구마 4개 이천 원’이라고 쓰인 팻말이 있었는데 그걸 가리키면서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이건 몸도 편찮으신 아버지가 우리 가족을 위해 직접 쓰신 거다. 나는 이것보다 더 따뜻하고 좋은 책을 모른다. 나는 여기에서 최고의 책을 읽고 있다.’ 그러니까 그 아이는 그냥 ‘군고구마 4개 이천 원’이라는 글자를 읽은 게 아니라 텍스트에서 부모의 마음을 가져와 책으로 만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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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얻으려면 먼저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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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지만, 지금까지 문해력은 꾸준히 강조되어 왔다. 문해력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이에 대한 답으로 괴테의 어릴 적 일화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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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가 여섯 살 때, 괴테의 아버지가 영어를 가르치려고 가정교사를 붙였어요. 그런데 이 가정교사는 괴테가 하나를 다 알기도 전에 진도를 빼는 거예요. 알만하면 넘어가고, 또 알만하면 넘어가고 하니까 재미를 붙일 수가 없었겠죠. 결국 괴테는 영어에 흥미를 잃고 가정교사를 해고했어요. 그리고 혼자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소설을 한 편 썼어요. 괴테 본인이 배우고 싶은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각각 살아가는 형제들이 어머니한테 편지를 쓰는 서간체 소설이었어요. 그런데 언어를 배우려면 그 나라의 문화까지 함께 배워야 하잖아요. 그래서 괴테는 인물들의 취미부터 직업까지 다양하게 설정했어요. 언어를 익힐 수 있는 시스템을 스스로 만든 거예요. 그런데 그 책은 그냥 읽으면 알 수 없지만 ‘괴테의 언어감각은 어떻게 길러졌나?’ 하는 질문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답이 바로 나와요. 여기서 제가 깨달은 건 질문을 할 수 있어야 답도 발견할 수 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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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도 작가는 ‘문해력은 책이 아니라 일상에서 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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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이잖아요. 그래서 보통 독서를 통해 문해력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 생각은 좀 달라요. 책을 읽을 힘이 없는데 어떻게 책을 읽고 문해력을 기르겠어요? 무작정 독서만 한다고 견문이 넓어지지 않는 것처럼 문해력도 마찬가지예요. 먼저 일상에서 문해력을 키우고 그 다음에 책을 읽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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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모습은 부모의 모습이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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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일상에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를 꼽았다. 부모가 말하는 방식에 따라 아이가 습득하는 것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작가는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 부모에게는 시작을 발견하고, 과정을 탐구하고, 결과를 창조하게 하는 말버릇을 주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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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을 발견하게 하라.
스포츠 경기를 보며 누군가 승리하는 과정을 함께 목격했다면, “이겼네.” 하고 넘기지 말고 결과가 아닌 시작을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던지자. ‘저 선수는 처음부터 저렇게 잘했을까?’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재능이 있는 건 아니겠지? 그럼 자기 재능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게 중요하겠네. 그게 시작이니까.’ 이런 식의 질문과 대화를 통해 사람과 세상의 시작을 발견하게 하자.
2. 과정을 탐구하게 하라.
결과는 누구나 알 수 있지만, 과정은 그것에 대해 치열하게 생각하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것이다. ‘저 선수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 어떻게 이겨냈을까?’ 하는 식으로 과정을 탐구하게 하자.
3. 결과를 창조하게 하라.
‘너라면 이 이야기의 결말을 어떻게 낼 것 같아?’ 하고 결과를 스스로 결정하고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오늘 저 선수가 보여준 눈빛이라면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하는 식으로 하루에 10번 정도 결과를 상상한다면, 이는 마찬가지로 10권의 책을 읽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에게 가능성을 허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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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작가는 『아이의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괴테의 조언』 중 ‘내가 스스로 끝내지 못하는 건 내가 시작한 것이 아니라 남이 하라고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구절을 인용했다. 즉, 반드시 아이 본인의 의지로 독서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책은 이렇게 읽어야 한다’는 틀에 얽매이는 대신 아이가 원하는 방식대로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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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작가는 부모가 아이에게 직접 본을 보일 것을 강조했다.
“저는?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을 쓰기 전에 ?『부모 인문학 수업』? 이라는 책을 썼어요. 전자가 아이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시키는 책이라면, 후자는 부모가 직접 행하는 책인데요. 아이가 늘 부모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아이는 늘 부모를 따라갑니다. 부모가 제대로 살면 아이도 저절로 제대로 살게 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 하루에 30분씩 산책하며 사색하는 걸 삶의 원칙으로 실천하는 부모가 있다면, 거기엔 그 모습을 보는 아이도 있을 거예요. 그 아이는 끈기와 반복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산책하며 사색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절로 느끼게 될 거고요. 아마 나중엔 같이 하자고 하게 되겠죠. 내가 보고 싶은 모습을 먼저 실천하면 그게 곧 현실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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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마무리하며 작가는 이 날의 강연을 이렇게 정리했다.
“오늘 강연의 제목은 ‘내면이 탄탄한 아이를 만드는 부모 교육’이었는데요. 저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믿어요. 그리고 읽기, 쓰기, 말하기 중에서 ‘쓰기’를 많이 하셨으면 좋겠어요. 쓰기는 결국 읽기, 생각하기, 그리고 말하기의 총 합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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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김종원 저 | 청림Life
아이의 내면의 힘을 탄탄하게 길러줄 ‘하루 한 줄 인문학’의 의미와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쉽고 실용적이고 일상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인문학 교육’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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