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책읽아웃] 글을 쓸 때 얼마나 내 눈치를 보는지 몰라요 (G. 은희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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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2주년 특집 공개방송 인터뷰- 은희경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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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 안녕하세요! <책읽아웃 - 김하나의 측면돌파> 김하나입니다.


오은 : 안녕하세요!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저희 <책읽아웃> 안에 두 개의 프로그램이 있잖아요. <김하나의 측면돌파>와 <오은의 옹기종기>. 각 프로그램을 두 팀이 나눠서 진행하기 때문에 원래는 저희가 만날 일이 거의 없죠. 그런데 올해는 부쩍 자주 만나는 것 같아요.


김하나 : 작년에는 딱 한 번, <책읽아웃> 1주년 기념 공개방송 때 함께 했었잖아요. 그런데 올해는 여러 번 공개방송을 하고 있어요. 6월에 있었던, ‘서울국제도서전’ 공개방송이 있었고요. 8월에 있던, ‘2019 젊은 작가 특집’ 공개방송에 이어 무려 세 번째로 함께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반가우면서 여전히 조금 긴장도 되고요. 이거 정말 무슨 일인가 싶어요.


오은 : 2년 사이에 <책읽아웃>의 인기가 그만큼 올라갔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은데요. 어깨 좀 으쓱해도 될까요?(웃음)


김하나 : 그럼요. 이런 건 얼마든지 자랑해도 돼요.(웃음)


오은 : 오늘 이 공개방송은 ‘서울와우북페스티벌’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여러분오늘 방송 특별한 의미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책읽아웃>이 2주년을 맞이했다는 사실입니다!


김하나 : 무엇보다 청취자 여러분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즐겁게 2주년 소감도 얘기하고, ‘서울와우북페스티벌’에 초대되어서 공개방송도 하는 일은 아마 없었을 거예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은 : 이제 오늘의 특급 게스트를 소개할 시간입니다. 사실 이분은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책읽아웃>에 커다란 선물이 되는 분이 아닐까 싶어요.


김하나 : 정말 그렇습니다. 귀한 손님을 모셨는데요. 대기실에서 ‘언제 부르나’ 하고 계실 것 같네요.(웃음) 얼른 모시겠습니다. 최근 장편소설? 『빛의 과거』? 를 출간하신 은희경 작가님, 나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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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 안녕하세요, 은희경입니다. 제가 그 소문난 <책읽아웃>에 나왔네요.(웃음)


김하나 : 은희경 작가님, 정말 반갑습니다. 오늘 <책읽아웃> 공개방송은 1, 2부로 진행이 될 예정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들어오시면서 보셨을 텐데요. “소설가 은희경의 쓰는 삶”이라는 제목으로, 1부에서는 곁에 모신 은희경 작가님과 함께 쓰는 사람으로 사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저희 셋이 허심탄회하게 나눌 예정이고요. 2부에서는 은희경 작가님의 새 장편소설 ?『빛의 과거』? 에 관해 우리가 궁금해한 모든 것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오은 : 마침 소설을 쓰시는 은희경 작가님과 시를 쓰는 저, 그리고 에세이를 쓰시는 김하나 작가님이 모였어요. 무엇을 쓰느냐는 각자가 다르지만 쓰는 사람으로 사는 일은 닮은 점도 많을 것 같거든요. 오늘 이 자리가 쓰는 일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김하나 : 저는 이 질문부터 드려보고 싶습니다. 일단 <책읽아웃>을 은희경 작가님이 알고 계신다는 것도 너무 좋은데요.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은희경 : 저는 사실 이동 중에 음악도 안 듣고요. 그냥 차에 탄 사람들 보고, 소리 듣는 것을 좋아해요. 때문에 많이 듣지는 않는데요. 워낙 <책읽아웃>이 유명해서 들어봤어요. 그런데 진짜 김하나 작가님은 너무 차분하고, 이끄는 힘이 있어서 거기에 끌려서 듣게 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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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 은희경 작가님은 제가 ‘누나’라고 부르고 있어요. 엄마보다 딱 한 살 어리셔서(웃음) 편하게 ‘희경 누나’라고 부르고 있죠.


김하나 : 두 분은 어떻게 처음 만나셨어요?


은희경 : 꽤 오래 전이에요. 오은 시인의 시집이 나오고 얼마 안 됐을 때 같아요. 늦은 밤에 일행과 술을 마시고 지나가는데 어떤 술집의 야외 좌석에 시인들과 앉아 있더라고요.


오은 : 제가 많이 까불었죠?


은희경 : 그럼요, 당연하죠.(웃음) 첫 만남인데 그냥 저를 ‘누나’라고 부르더라고요. 일단 저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싫어하는데요. 그렇게 안 불렀기 때문에 당장 호감을 느꼈어요. 사실 호칭이 중요한 것 같거든요. 우리말은 일단 경어가 있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사이라도 나이를 알아야 하잖아요. 그런 것 말고, 가까운 사람이냐 먼 사람이냐로 나눠져야 할 것 같아요. 제 딸 친구 중에 미국인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가 저를 “희경, 희경” 이렇게 부른 거예요. 그러니까 저도 친구처럼 가깝게 느꼈는데 이 사람이 한국말을 배우더니 그 다음부터 제게 “어머님”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김하나 : 저도 은희경 작가님의 소설을 정말 좋아해서 줄곧 따라 읽어왔어요. 『새의 선물』? 은 물론이고요. 대기실에서 제가 대학교 2학년 때부터 갖고 있던 책에 사인을 받으면서 ‘이게 정말 현실로 일어나는구나’ 생각했는데요. 이후로도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같은 초기작은 물론이고 『소년을 위로해줘』?, ?『태연한 인생』?도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오은 : 은희경 작가님은 수상 이력도 화려하시죠. 동서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산문학상, 문학동네소설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와, 숨이 차네요. 이 상금 다 어떻게 하셨나, 궁금하기도 합니다.(웃음)


은희경 : 오은 시인은 이렇게 익숙한 관계인데도 놀라게 한다니까요. 뻔한 대답을 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상금에 대해 얘기해야지, 생각했는데 말이에요.(웃음) 왜냐하면 상금을 더 궁금해하더라고요.


김하나 : 어디에 쓰셨나요?(웃음)


은희경 : 당연히 생활비죠. 상금은 갑자기 생긴 불로소득이 아니고요. 당분간 마음 편히 소설만 쓰도록 하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소설만 써서는 생활이 안정되기 힘드니까 대부분 다른 일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상금이 있으면 그런 일을 당분간 안 하고, 소설에 집중할 수 있잖아요. 그 의미가 크죠. 상금이 많으면 그래도 여유가 생기니까 여행도 가고, 작은 호사도 누리겠지만 대부분은 생활비가 아닌가 생각해요. 시간을 버는 비용인 거죠.


김하나 : 이렇게 생활비를 버시면서 25년간 작품을 써오셨어요. 정말 대단한데요. 작가님에게는 25년이라는 시간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나요?


은희경 : 저는 별로 의식을 안 해요. 이번에 책이 나오고 여러 차례 인터뷰를 했는데 그런 질문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때마다 ‘이게 그렇게 큰 의미인가’ 했어요. 저는 그냥 계속 쓰기만 했어요.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는 걸 돌아볼 때도 있지만 그렇게 크게 느껴지진 않아요. 다만 가끔 “아직도 쓰실 얘기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25년 쓴 작가라는 존재가 그렇구나, 하고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저의 좌표를 읽게 되죠.


오은 : 저도 시 쓴 게 17년 되어가는데요. 아직도 막막하면서 그래도 꾸준히 하는 일이 글쓰기가 아닌가 생각해요. 김하나 작가님은 작가로 활동한 것이 어떻게 본인을 바꿨다고 생각하나요?


김하나 : 카피라이터였던 저한테 글쓰기는 좀 더 직접적으로 돈을 버는 기능 같은 것이었는데요.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것으로 바뀐 후에는 글을 자유롭기 위한 도구처럼 느끼게 됐어요. 은희경 작가님도 소설을 쓰기 전과 지금, 변화를 느끼실 텐데요. 절대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하고요.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도 궁금해요.


은희경 : 가끔 두려울 때가 있어요. 쓰다가 ‘전에 썼던 것 아닌가?’ 싶을 때요. ‘나는 이제 할 말 다 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아주 가끔 있을 뿐이고요. 그게 조금 변한 점일까요. 그리고 변하지 않는 점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하는 거예요.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항상 있어요. 창작자들은 항상 새로 만드는 거잖아요. 옛날에 만든 방식으로 또 만들 수는 없으니까요. 그만큼 힘든 것이긴 하지만 그래서 싫증 안 나고, 그래서 늘 새롭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오은 : 어떤 것이 글이 되는가, 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흔히 새로운 것을 만나고 싶을 때 여행을 가잖아요. 낯선 곳에 나를 노출시키는데요. 저는 오히려 익숙한 곳에서 낯선 것이 보일 때 뭔가를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것은 여행보다는 산책인데요. 은희경 작가님은 늘 “질문을 갖고 소설을 시작한다”고 말씀하시잖아요. 어떤 순간이, 어떤 이야기가 소설이 되는 건지 말씀을 부탁드려요.


은희경 : 쓸 것이 제일 많이 떠오를 때는 책 읽을 때예요. 남의 책을 읽을 때, 그 사람이 써놓은 디테일에서 제가 갖고 있는 디테일이 떠오를 때가 많아요.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해석하는 방법에서 닮은 점이나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되고요. 그때 막 쓰고 싶어져요. 여행도, 산책도 제게는 중요하고요. 그런데 그 모든 것을 포함해서 저는 사소한 변화, 사소한 뒤틀림, 사소한 구멍을 발견할 때가 글이 되는 것 같아요. ‘포착’이라는 말을 잘 하는데요. 그런 것들을 포착하는 게 제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에요. 그런 게 쌓이면 소설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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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 그런 순간을 포착해서 글로 꺼내놓고 나면 보람도 있을 테지만 글을 쓰기 직전까지는 너무 힘들잖아요. 두 분은 글이 너무 쓰기 싫어서 이런 것까지 해봤다, 하는 게 있나요?


오은 : 제가 산책을 한다고 했잖아요. 제가 사당 근처에 살던 때였는데요. 한 번은 계속 걷다가 숭실대 근처까지 갔더라고요. 글이 쓰기 싫어서 그렇게 돌아다닌 거예요.(웃음) 또 어느 날은 집중력이 떨어져서 글을 못 쓰는 걸까 싶어서 고등학교 때 썼던 ‘엠씨스퀘어’를 꺼낸 적도 있어요. 그런데 너무 이상하고 안 되더라고요.


김하나 : 시인이 글을 쓰려고 엠씨스퀘어를 썼다는 게 정말 충격적이네요.(웃음) 은희경 작가님은 어떠세요?


은희경 : 저도 정말 여러 가지를 해요. 그런데 조건이 있어요. 일탈을 해야 하지만 나를 아주 보호하면서 해야 해요. 글을 써야 하니까요. 건강을 해치면 안 되고, 기분을 나쁘게 하면 안 돼요. 글을 쓸 때 얼마나 내 눈치를 보는지 몰라요.(웃음) 술을 마시거나 하면 또 안 되죠. 그만큼 시간을 뺏기면 안 되니까요. 저는 친구한테 전화해서 “너 지금 쓰고 있지? 첫 문장 하나만 읽어줄래?”(웃음) 한 적도 있고요. 출판사에 전화를 한 적도 있어요. 꽤 오래 전 이야기인데요. 글이 너무 안 써져서 책을 뒤적이다가 제가 좋아하는 줄리언 반스 책이 나온 출판사에 전화를 걸었어요. 다음 책이 언제 나오느냐고 물었죠. 전화 받으신 분이 계획은 없지만 감사하다면서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역할에 너무 몰두해서 “은희경입니다”라고 답을 해버렸어요. 다행히 그분이 눈치를 못 채고 그냥 끊었어요.


오은 : 그분 아직도 그 출판사에 다니시는지 궁금해지네요.(웃음)


은희경 : 확인하기 두려워요.(웃음)


김하나 : 저는 괜히 집이 지저분한 것 같아서 페인트칠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러고 났더니 냄새가 너무 심해서 환기를 해야 하고, 결국 저를 셀프 추방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글을 못 쓰게 됐었는데요.(웃음) 진짜 글 쓰기 전에는 온갖 짓들을 다 하죠. 예전에 저희 <삼천포책방>에서 단호박님이 『미루기의 천재들』? 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다윈의 따개비’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다윈이 책을 쓰기만 하면 되는데 안 쓰고 몇 년을 따개비 연구에 매진했다는 이야기예요. 그리고 우리의 공통적인 따개비가 있다면 그것은 남의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은 : 저도 요즘 빠져 있는 작가가 김초엽 작가님이에요. <삼천포책방>에서 소개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을 읽고, 다음 날 또 읽었어요. 그래도 새롭더라고요. 또 두 번 읽은 소설이 있죠. 바로 ?『빛의 과거』? 예요.


은희경 : 저도 최근에 다시 읽은 책이 있어요. ?『빛의 과거』? 를 쓸 때 도움을 받았던 책인데요. 여기 과거를 해석하는 두 주인공의 상반된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그게 줄리언 반스의? 『연애의 기억』? 과 리처드 플래너건의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이라는 두 책에서 영향을 받은 거예요. 특히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은 한 순간에 자기를 사로잡았던 시절이 수많은 개인적인 곡절을 겪은 뒤까지도 사라지지 않는 이야기거든요. 그래서 ?『빛의 과거』? 에도 이 작품의 문구를 인용하기도 했어요.


오은 : 또 은희경 작가님은 소설의 제목이 떠오르지 않을 때 ?시집의 도움을 많이 받으신대요. 가령? 『새의 선물』? 은 자크 프레베르의 동명의 시에서,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는 사이토 마리코의 시 「눈보라」의 시구절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시에서 도움 받은 제목이 또 있나요?


은희경 : 「의심을 찬양함」이라는 작품은 브레히트의 시고요.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도 릴케의 시 구절에서 가져왔어요. 제가 이런 말을 할 필요도 없는 것이, 시는 언어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기본적인 텍스트죠. 소설가는 서사로 말하지만 시는 직관으로 말하기 때문에 그 방식을 항상 배워요. 또 제가 소설 쓸 때 에피그램 쓰는 걸 좋아해요. 너무 많으면 느끼하니까 자제를 많이 하는데요. 그것도 시 읽는 것에서 오는 후유증이 아닌가 해요.(웃음)


오은 : 소설가로서 “이거 작가님 얘기인가요?” 이런 질문 많이 받으실 것 같은데, 어떠세요?


은희경 : 네, 궁금한 게 당연하잖아요. 어떤 이야기를 읽으면 ‘이 사람이 이걸 어떻게 알지? 실제 경험인가?’ 하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물론 그걸 직접 물어본다면 무례하겠지만요. 저도 그런 질문을 받으면 기분이 좋진 않은데요. 제가 다른 사람의 책을 읽을 때는 독자로서 궁금해요.(웃음) 물론 물어보진 않아요. 사실 제 경우는 거의 모든 주인공에 저를 많이 대입시켜요. 그래서 인물을 파고 들기가 쉽죠. 아는 사람이니까요.(웃음) 그래서 저는 캐릭터를 만들 때 많이 섞어요.


김하나 : 나만의 쓰기 규칙에 대해서 한 번 얘기해보고 싶어요. 은희경 작가님은 쓸 때 이것만은 꼭 지킨다 혹은 이것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하는 게 있으신가요?


은희경 : 처음 소설가가 됐을 때 생각했던 게 있어요. 약간은 치기지만 진정성이 있죠.(웃음) 그때 생각한 것이 일단 가르치는 글은 안 쓰겠다는 것이었어요. 또 우는 글은 안 쓰겠다 생각했죠. 내 편을 들어달라고 징징거리진 않겠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우선 저는 가르칠 게 없고요. 무조건 화해하고, 무조건 따뜻한 글을 싫어했던 것 같아요. 그런 미봉적인 태도는 우리를 자꾸 부조리한 오답에 적응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조금 더 내가 진짜라고 느끼는 것을 쓰자고 생각했어요. 또 마지막에는 진짜 솔직하게 썼는지, 아니면 그럴 듯하게 쓴 건지 경계를 많이 해요. 쓰다 보면 그럴 듯하게 쓰게 되는데요. 그 정도에서 만족해버릴 때면 반성을 하고 지워버리죠.


오은 :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 새 1부를 마무리할 시간이 됐어요. 2부에서는 안내한 것처럼 은희경 작가님이 7년 만에 발표하신 장편소설 ?『빛의 과거』?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거예요. 이미 읽으신 분들에게는 소설의 기억을 더욱 풍성하게 아직 읽기 전인 분들에게는 소설을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가 될 테니까요.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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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클립 바로듣기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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