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온 우주를 입에 담고

2004년 6월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는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그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모스크바 근교 페레델키노에 있는 파스테르나크의 묘지를 찾았다. 그는 시인의 묘비에 기대어 앉아 오랫동안 상념에 잠겼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리고 페레델키노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들국화 한 송이를 꺾어갔다.파스테르나크와 타란티노. 한쪽은 눈알을 뽑고 팔다리를 자르는 장면을 아무렇지 않게 보여준다. 다른 한쪽은 2월이 되었다며 “잉크를 꺼내 놓고 울기”(15쪽)도 하고 “유리와 태양을 반반씩 섞어/ 보도들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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