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애서가 특집] 책과 고양이와 당신이 있는 서재 - 강윤정, 장으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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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편집자와 마케터가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고,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 라는 책의 공동 저자가 됐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서 이 세상에 책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두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문학동네 편집자 강윤정, 북카페 & 서점 카페꼼마 대표 장으뜸 부부의 서재는 책 뿐만 아니라 함께 쌓은 추억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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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첫 번째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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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 엄마가 책을 무척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졌어요. 부모님과 함께 사용하는 서재니까, 서로 무엇을 읽는지 다 알죠. 그래서 ‘네 나이에는 양귀자의 ?『모순』? 을 읽으면 안돼’ 같은 검열 아닌 검열이 있었어요.(웃음) 고등학교 입시 시험을 모두 마친 중학교 3학년 겨울,? 제 용돈으로 매일 1권씩 사서 읽으며 책장을 채우던 그 때 처음으로 제 서재를 가진 기분이었어요.


으뜸 저는 아무래도 결혼할 때 처음으로 서재를 꾸밀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혼자 살 때는 서재의 개념도 없고, 박스에 넣고 남는 책은 모두 바닥에 쌓아두었거든요. 연애 시절, 제 방에 책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보고 윤정 씨가 반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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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시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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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결혼하기 전 저는 약 2000권, 와이프는 약 2~300권 정도 소장하고 있었어요. 한데 윤정 씨가 가진 대부분의 책이 저에게도 있었어요. 그래서 겹치는 책은 초판본 또는 싸인본을 우선 순위로 정리하면서 합쳤어요. 현재 이 집에는 약 3000권 정도의 책이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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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 결혼한지 7년이 됐는데 그동안 이사를 5번이나 했어요. 두 번째 집에서 앞으로 우리는 이사를 자주 다닐 것이라는 감이 왔어요.(웃음) 거실에 TV를 두지 않고 서재로 쓰는 것이 저희가 중요하게 여기는 라이프 스타일이었기에, 어떤 집으로 이사하든 재조립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듈형 서재를 선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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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의 즐거움과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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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예전에는 원하는 만큼 책을 다 가질 수 있도록 집을 넓혀가자고 했는데 지금은 적당히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희가 장서가인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그저 거실에 책이 있는 게? 좋아요. 평소에 책등 보기를 좋아하는데요, 읽었던 책의 책등을 가만히 보면 읽을 당시의 감정, 추억이 떠올라요. 때로는 우리집에 이런 책이 있었나 하며 신선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고요. 지금 가진 책의 90% 정도는 다 파악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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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 저는 50%도 파악을 못해요(웃음). 그래서 책을 사기 전, 집에서 본 것 같다 싶으면 남편한테 항상 물어봐요. 사실 책을 만드는 사람이니까 소장하고 있는지도, 언제 읽을 지도 모르는 책을 이렇게까지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나 되묻게 돼요. 그게 괴로움이라고 할까요. 생태계처럼 순환이 되면 좋겠는데 가끔 집안의 많은 책이 고여있는 물처럼 썩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을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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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려 애써도 끝끝내 다시 들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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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 예전에 소중하게 읽은 1990년대 한국 작가들의 소설이요. 일을 하면서 현재 그 작가가 쓰는 책을 읽어야 하니까요. 사실 다시 꺼내서 읽지도 않는데 참 버리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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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제가 주기적으로 아내에게 정리하자고 말하는 책이 있어요. 20년도 넘은 오래된 이상문학상 수상집이요. 그 때는 열심히 모았을 거고, 지금도 책장의 한 열을 차지하고 있지만 결혼 후에 한번도 꺼내 읽지 않았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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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는 책, 소중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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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 2017년 1월부터 6월까지 함께 쓴 독서 일기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를 빼놓을 수 없죠. 책의 왼쪽 페이지는 남편이, 오른쪽 페이지는 제가 쓴 독서 일기를 모은 책이에요. 그리고 숀 탠의 ?『도착』 은 연애할 때 처음으로 같이 읽은 책이에요. 연애 시절 남편이 저에게 소개해 준 책인데, 좌식 카페에 나란히 앉아 텍스트가 없는 그림책을 읽어주겠다는 거예요. 그 상황만으로 로맨틱한데, 이 책을 정말로 읽어주면서 제가 몰랐던 남편의 어린 시절, 속내를 처음으로 들었던 기억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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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는 둘이 ‘썸’ 탈 때, 서로 좋아하는 책의 취향을 처음으로 확인했던 책이에요. ‘혹시 이 책 아세요?’ ‘저 그 책 좋아해요!’ 같은 대화가 오갔죠. 마니아적인 요소가 있는 책이고 작가가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이라서 더 동질감을 가질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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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책장 & 카페 꼼마의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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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집의 서재는 시간이 갈수록 개인적인 기억이 관여를 하게 돼요. 하지만 카페 콤마는 고객 편의 중심으로 움직여요. 그래서 일반적인 분류가 아니라 ‘홍대스러운’, 좀 더 색다르고 트렌디한 느낌의 분류를 하려 했어요. 고객이 어떤 동선을 더 편하게 여기는지 눈 여겨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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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 저는 책 정리를 전혀 할 줄 모르고, 남편이 전부 해요. 책장에서 가름끈을 보이지 않게 넣어 깔끔함을 유지하고 판형을 맞추는 것, 이 두 가지가 대표적인 장으뜸식 책 정리법인데, 카페 꼼마는 규모가 커도 제 눈에는 그의 스타일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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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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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은 창 밖으로 공원이 보여서 참 좋아요. 그래서 나중에 우리만의 집을 만들면 고양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중정을 만들고 싶어요. 그 중정을 둘러싼 서재가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져요. 자연과 책과 고양이가 함께 있는 서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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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층고가 높은 벽면 끝까지 책이 가득 찬 서재, 사다리가 있는 서재가 어릴 적부터 제 로망이었어요. 카페 꼼마 1호점을 열면서 모두 이루었죠. 다만 영업 공간을 고려해야 해서 사다리의 각도를 넓게 안정적으로 내릴 수 없고 좁아질 수 밖에 없었어요. 올라가면 손이 떨렸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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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화재가 발생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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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이 집에서 가장 고가인 『매그넘 컨택트 시트』 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웃음). 그리고 제가 마케터로 근무하던 시절에 성공을 거둔 코맥 맥카시의 ?『더 로드』? 죠. 출간될 당시의 2008년 판인데요, 지금은 더 이상 구할 수 없거든요. 마케터가 쓴 문구를 채택하는 건 드문 일인데, 이 책은 전면 띠지에 제가 쓴 광고 문구가 들어갔어요. 코맥 맥카시가 당시 유명한 작가는 아니었지만 출간 직후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모두 종합 1위를 차지했어요. 준비하는 과정도 모든 것이 잘 맞아 떨어진 책이었고, 광고 문구도 힘을 발휘한 거죠. 그래서 나름의 뿌듯함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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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 저희 서재에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만을 모아놓은 ‘명예의 전당’ 책장이 따로 있어요. 그 책장에 꽂힌 프레모 레비와 제발트의 책이 저에게는 제일 소중해요. 두 작가를 너무 좋아해서 혼자 이탈리아 토리노와 독일로 여행을 다녀왔고, 그 때 현지에서 구입한 책이에요. 또 하나는 유희열의 『익숙한 그 집 앞』 ,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몰라요. 단지 학창시절 굉장히 좋아했던 뮤지션이고, 같이 들으며 좋아했던 친구들과의 기억 때문이에요. 결국 저는 기억과 관련된 책들이 소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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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장으뜸, 강윤정 저 | 난다
이들 부부의 책일기 속에 책을 통한 생활이 듬뿍 묻어 있다. 책을 너무도 사랑하는 두 사람이 책을 어떻게 제 일상에 새기는지 그 과정을 훔쳐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훈풍에 자주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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