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홀릭은 왜 스위스 트레킹을 떠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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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루는, 기적에 가까우니까』? 는 IT 업계의 ‘워킹 좀비’가 된 지 15년 차였던 헤이쥬가 어느 날 무작정 필리핀으로 떠나 스위스 트레킹에 오르기까지, 마음이 가리키고 발이 기억하는 여행의 이야기를 담았다. 누구나 반복된 일상을 살다 보면 세상의 속도에 매몰되어 방향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 여행이 삶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물론 떠나는 것보다 떠나기로 마음먹기가 더 어렵다. 그러나 저자는 여행은 자신이 그 ‘누군가’에서 ‘나’로 바뀌는 기적 같은 시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용기를 내는 순간 모든 것은 변한다”는 헤이쥬 저자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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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살이 되던 해, 혼자 배낭여행을 떠나겠다고 결심한 결정적 계기가 있었나요?
사람들이 원하는 열정병. 그것이 세상을 뜨겁게 살아가는 비타민이라고 믿었던 날들이 있었어요. IT 업계에서 인정받으며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인생의 상승 곡선이 커져갈수록 나를 지탱해 주었던 시간들이 독이 되어 퍼지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출근 버스에 오르면 숨이 턱턱 막혀서 ‘이러다가는 진짜 죽겠구나’ 싶은 날들이 늘어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새벽, ‘혼자 배낭여행 떠나기’라는 버킷리스트 한 줄이 심장에 펌프질을 해대기 시작했어요. 수백 번을 고민했지만 일단 마음을 비집고 들어온 이상 더 미룰 수가 없었어요. 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어요. 워커홀릭으로 살았기에 직장인의 삶을 포기하는 일이 미래를 몽땅 내던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불안했지만 잠시 마침표와 쉼표를 찍어보기로 했습니다.
속도의 과부하에 치여서 죽든, 미래의 불안에 오돌오돌 떨며 허기에 시달리든 일단 떠나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일이 있듯이, ‘혼자 배낭여행 떠나기’가 제겐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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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여행지’로 필리핀을 선택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여행에도 여행의 워밍업이 필요합니다. 여행자가 아닌 ‘여행 살이’를 하며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삶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내 앞에 놓인 행복의 순간순간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여행자로서 몸의 적응이 필요하듯, 마음에도 리셋이 필요했습니다. 무엇보다 당장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다시 습관처럼 예전으로 돌아가게 될까 봐 겁이 났습니다. 일단 당장 떠나야 했기에 첫 번째 목적지로 선택한 곳이 필리핀이었어요. 필리핀은 앞으로 여행에 필요한 영어를 배우기에 최적의 장소였고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였기에 행복을 배울 요소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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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여행자가 스위스 트레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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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집어 든 책 속의 사진 한 장이었어요. 마음속에 자기 산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스위스 사람들처럼, 문득 나도 산 하나를 품고 걷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세상의 속도가 아닌 오직 내 두발의 속도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으며 지금껏 숨 가쁘게 살아온 길과는 정반대로 조금 느리게 가는 길은 어떨까? 세상에는 수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나처럼 떠나온 길 위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가방에 행복을 하나씩 주워 담는 느릿한 여행자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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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평생에 단 한 번 나를 위해 내어주는 마지막 시간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트레킹 경험이 전혀 없던 제가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을 꿈꾸게 된 이유는, TMB 도전이라는 거창함 보다 소박하게 바게트를 먹으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몽블랑 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트레킹 여행자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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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없이 혼자서 어떻게 스위스 트레킹을 준비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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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목적이 생기면 여행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매일 산보하듯 가벼운 산책을 일삼던 일상의 여행자에서 트레커가 되기 위해 고강도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기후와 고도와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을 단단한 체력이 필요했어요. 내 배낭을 짊어줄 어깨와 나를 지탱해줄 다리 힘을 기르기 위해 6개월 동안 운동으로 체력 다지기에 몰입했어요. 현지에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했고, 웬만한 거리는 이력이 날 만큼 걸어 다녔습니다. 워커홀릭의 기질은 운동에서도 발휘되었습니다.
먼저,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산 트레킹 예행연습을 마치고 나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곧바로 겁도 없이 스위스 알프스의 3대 미봉인 융프라우, 몽블랑, 마테호른에 도전장을 내밀었어요. 하지만 초보 트레커인 저에게 산은 결코 쉽게 곁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가던 길을 몇 번이고 되돌아와야 했고, 바로 눈앞에 두고도 오를 수 없던 몽블랑은 끝내 ‘다음’을 배우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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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혼자 여행자’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혼자 여행을 추천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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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자’는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닌 여행의 묘미가 있어요.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수많은 ‘나’와 마주할 기회의 길의 문을 열어주기도 하고 여행의 길목마다 만나는 길 위의 다른 인연은 또 다른 행복의 길로 안내합니다. 그들은 어떤 날은 지도 한 장 없이 오른 길에 기꺼이 동행이 되어주기도 하고, 늦은 저녁 따뜻한 밥을 건네오기도 합니다.
낯선 환경 속에서 부딪치는 크고 작은 여행의 사건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수많은 ‘나’와 마주하는 경험을 하게 합니다. 나밖에 모르고 살던 내가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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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라는 말이 있습니다. 작가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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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완전 동의합니다. 여행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용기 내는 순간 모든 것이 변합니다. 저도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하는 게 참 어려웠어요. 퇴사하고 당분간 ‘여행자’로 살아가야 한다는 게 큰 부담으로 느껴졌어요. 그러나 떠나지 않았으면 결코 몰랐었을 ‘나’ 자신의 모습은 물론 새로운 경험들은 용기 내는 순간 모든 것이 내 것이 됩니다. 우리가 삶에서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여행에서는 가능합니다. 어제의 인연이 오늘 나의 길을 바꾸기도 하고 내일 만날 인연이 또 어디로 나를 데려다줄지 모르니까요.
여행 내내 내가 가장 잘한 것은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들을 붙잡은 것이에요. 그 기회들은 지금까지도 내게 좋은 힘을 주고 있습니다. 매일 하루하루가 기적에 가까울 만큼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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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서 여행작가로, 워커홀릭에서 느릿한 트레커로 변한 당신의 지금은 어디쯤 와 있다고 생각하는가? 1년 뒤, 여행자 헤이쥬는 어떤 길 위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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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대단해서, 중요해서 앞으로 다가올 기회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두려움에 밀려서 설렘을 배울 기회를 놓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새로운 도전은 늘 두려운 일이지만 일단 한 발 들여 놓기만 하면, 거기서 늘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고, 이상하리만큼 도움의 손길도 함께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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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지금 도전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라는 반문이 지금 이곳에 저를 있게 한 이유입니다. 인생의 중요한 시간을 내게 내어 준 틈, 쉼 덕분에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그리고 다시 걷고 싶은 열망으로 ‘긍정의 열정병’이 가득한 지금, 내가 그랬던 것처럼, 서서히 굳어가는 누군가의,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의 심장에도 마법 같은 북소리가 울리기를 바랍니다. 아마도 길 위의 어딘가에서 뜨거웠던 여행의 감정을 나누며 함께 걷고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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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한 트레킹 여행자. 무작정 필리핀으로 떠나 6개월간 자신의 일상을 다르게 기록했다. 매일 아침 똑같은 하루로 기록되던 다이어리에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는 날들이 늘어갈수록 행복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이 ‘걷는 일’임을 깨닫고는 기꺼이 길 위의 여행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드디어 스위스로 트레킹을 떠나기로 한다.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산 트레킹 예행연습을 시작으로 초보 트레킹 여행자였던 헤이쥬는 스위스 알프스의 융프라우, 리기 산, 마테호른을 만난 뒤, 걷지 않았으면 보지 못했을 순간을 꾹꾹 눌러 담아 자신을 닮은 ‘산’ 하나를 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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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루는, 기적에 가까우니까 헤이쥬 저 | 더시드컴퍼니
일단 떠나기로 한 것, 그곳이 어디든 여행생활자로 살면서 앞으로의 여행계획을 세워보기로 한 것, 그것만으로도 숨이 쉬어졌다. 꽤 심도 있는 ‘행복으로의 도피’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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