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아이드 소울, 오리지널리티를 향한 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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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반쪽 면만 채운 음반으로 정규 5집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9개의 수록곡 중 한 장의 짧은 인터루드(「2019.7.14. pm 2:49」), 2장의 인스트루멘탈 버전(「Right」, 「Better together」)을 제외한 총 6개의 알맹이를 통해 브라운 아이드 소울은 그룹이 가지고 있는 그 어떤 단단함을 다시 한번 발현한다. 충실한 소울의 재가공, 펑키(Funky)함, 달콤한 사랑과 두왑, 즉 합창을 통한 하모니의 조화는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는 ‘브아솔’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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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정직하고, 탄탄하다. 2003년 데뷔 이래 「똑같다면」 「My story」 「정말 사랑했을까」 「My everything」 등의 히트곡을 꾸준히 만들어내며 인정받은 대중적인 멜로디감과 좋은 보컬, 좋은 호흡, 1960-70년대의 녹을 이어받아 체현한 빛바랜 사운드의 배합이 음반의 구석구석을 꽉 잡고 있다. 커팅 된 리듬감과 관악기로 시동 걸듯 달려 나가는 첫 곡 「It’s soul right」는 1970년대 인기를 끈 러브 언리미티드 오케스트라(The Love Unlimited Orchestra)의 「Love’s theme」처럼 에너지 넘치고, ‘그대 말 한 마디, 달콤한 미소로 나를 부르면 / 내 가슴에 가득 그대가 불어요’ 달달하게 노래하는 「Right」는 미드템포의 사랑 발라드로 사운드 사이 플루트를 채워 넣어, 마찬가지로 1970년대 인기를 끈 필리 소울(Philly soul, Philadelphia soul)을 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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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을 찾을 만한 레퍼런스는 이후의 여타 곡에서도 등장한다. 왁자지껄한 파티 현장이 연상되는 「Better together」의 메인 선율은 1977년 미국의 재즈 록 밴드 스틸리 댄(Steely dan)의 대표 음반 의 차트 19위까지 오르며 인기를 끈 「Deacon blues」와 닮았다. 제목부터 흑인 음악의 대중화를 이끈 레이블 모타운(Motown)에 대한 찬사 내건 「Sing your song (Motown lover)」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찰 만큼 깊게 당시의 작법을 들여온다. 쉬운 리듬감, 편안한 멜로디, 그리고 무엇보다 후면의 쨍한 탬버린 소리는 모든 사람을 흥얼거리게 했던 모타운의 특징적 효과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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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니 오마주와 헌사 사이의 의문점이 솟아오른다. 한국형 소울 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한국발(發) 재현이 완벽한 재현과 충실함만을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빈틈없는 보컬의 어우러짐이 돋보이는 「그대의 밤, 나의 아침」. 변치 않는 멜로디 메이킹을 보여주며 찬찬히 차오르는 감정을 매끄럽게 이어낸 소담스러운 발라드 「비가 그치면」 등 체계적이고 완성도 높은 노래들이 곳곳에 존재하지만 이러한 얼개가 흑인 음악의 정수까지 담보하지는 못한다. 196, 70년대의 질감이라기에는 자유로움이 부족하고 오늘날의 재창조라기에는 신선함이 모자라다. 집요하게 각 맞춘 보컬과 사운드에 음악적 여유가 부재한 탓. 오리지널리티를 향한 열망이 도리어 음반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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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한 복기에는 치밀함이 묻어난다. 숨 한끝까지 맞춰 재단한 보컬의 쌓아 올림이 매끈하고 엄격하게 소리샘을 채우고 기본 골격인 멜로디 라인도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는 모든 정석이 다 모여 있다. 다만 새로운 언어가 부재하다. 그룹 정체성의 태생적 한계가 마스터피스를 향한 욕망 아래 드러났다. 정직하지만 그들만의 자유로운 호흡이 없고 멋들어지지만 그들만의 빈틈이 없다. 데뷔부터 주조해온 흑인음악의 원류 좇기가 또 하나의 난제를 만든다. 훌륭한 복제가 과연 독창성과 창의적 번뜩임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적어도 지금은 ‘브아솔’의 장르적 명패가 무뎌졌다. 과거로의 회귀와 주체성 사이, 지난한 딜레마의 시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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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아이드 소울 - It' Soul Right브라운 아이드 소울 노래 | Stone Music Entertainment / 인넥스트트렌드
샘 쿡, 마빈게이, 템테이션스 등에 열광했던 세대에겐 반가운 향수가 될 것이며,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현 세대에겐 신선함으로 다가올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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