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99년생 시인의 자의식 과잉 에세이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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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9 10:20
어떤 슬픔은 슬프다는 말로는 모자라서 꼭 시를 한 편 써야 했다.어떤 경험은 사실이라는 말로는 버거워서 꼭 픽션으로 써야 했다. 더 이상 입을 열기 싫을 때, 입을 열 수 없을 때,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무슨 말이라도 해보라고 백지가 나를 다독였으므로 나는 썼다.성과를 목표로 두는 순간 사람은 조급해지고 그 조급함은 모든 선택에 영향을 줘서 결국 삶을 조금씩 앗아간다. 구질구질해진다. 나는 어떻게든 명명되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를 쪼개면서 살아왔다. 착한 딸, 평범한 아이, 고학력자, 화목한 가정, 개념녀, 나의 이름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