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박한 여행자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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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2 09:32
[독서신문] 새벽이 좋다. 이른 새벽 창문을 열면 신선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어 머릿속이 한껏 맑아지는 기분이다. 어디 이뿐이랴. 이 시간까지 불을 밝혀온 정원의 가로등 불빛은 동살을 받아 미명의 꺼풀을 한 겹씩 벗고 있는 회색빛 아파트 건물과 어우러져 신비로움마저 자아낸다.새벽과 마주하면 괜스레 가슴이 뛴다. 이는 새벽이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어서만은 결코 아니다. 이 새벽과의 조우遭遇를 위하여 무수히 잦은 몸짓과 태동을 품속 깊이 준비하였을 밤의 경이로움이 문득 떠올려져서다. 밤사이 땅 속 깊이 내린 뿌리로 나무들은 수액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