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의 미래, 부모가 ‘먼저’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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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맘화』 는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중학교 사춘기’ 지옥에 입성한 두 엄마의 분투기를 담은 에세이다. 두 저자는 20년 동안 광고 카피라이터와 기획자로 살아가다 ‘풀타임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함께 공부하고 함께 아이와 도서관을 가고, 아이와 나란히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장면을 꿈꿨지만, “잔소리하지 마! 간섭하지 마! 신경쓰지 마!”라며 포효하는 사춘기 아이와 맞닥뜨린 현실이 생생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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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맘화』?는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아이 키우기가 내게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아니 내게만 이렇게 어려운 건지 궁금한 두 엄마의 기록이다. 그간의 육아를 돌아보는 ‘반성형 엄마’가 아니라, ‘도대체 너 나한테 왜 이러니?’ 소리지르고 싶은 엄마, 그렇지만 ‘외계인 같은 저 생명체’를 어떻게든 이해해보려 애쓰는 엄마들의 진솔한 고민이 유쾌한 일러스트와 함께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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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자인 저자는 광고회사에서 20년 동안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외동아들 준호의 공부를 책임지겠다며 자발적 은퇴를 선언했다. 구영숙 저자는 광고회사에서 AE로 일했다. 1년만 다니고 그만둘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20년 꽉 채우고 종지부를 찍었다. 외동딸 채린이가 대치동에 있는 중학교에 가겠다고 선언해 얼떨결에 사교육 1번지에 입성했다. 예민하고 까칠한 모범생 딸내미와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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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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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숙 : 워킹맘에서 전업맘이 되며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본격적인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와 조금씩 갈등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직장 동료였고,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그만둔 채자인님과 함께 만나 이런 상황을 이야기하다보니 서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쌓여 있던 스트레스도 조금은 해소되는 듯하더라고요. 아이의 사춘기로 인해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점에 위안이 되기도 하고 좀더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아이디어들도 생기게 되더군요. 그래서 저희도 아이와 있었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기록해보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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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자인 : 하필 사춘기에 접어들 때 엄마가 집에 있게 됐으니, 아이 입장에서는 이제 혼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매일 간섭하는 엄마가 귀찮기만 했을 테죠. 아이가 처음으로 저에게 심한 말을 내뱉은 날(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심한 말도 아니었는데, 제가 이제는 아이의 사춘기에 너무 길들여진 걸까요? 하하), 집청소를 하다 아이 생각에 팔려 급기야 허리를 삐긋하게 됐어요. 병원서 “어쩌다 이렇게 허리가 아프게 되셨나요?” 하길래 “애가 사춘기인데, 좀 스트레스를 받았더니 삐끗했나 봅니다” 했더니 물리치료사가 “애들이 다 그 시기에는 그래요. 저는 더했어요!” 하는 말을 해주셨어요. 그 말을 듣자 허리가 하나도 안 아픈 거예요. 그때 깨달았죠. 그 어떤 교육적 솔루션보다 “그땐 다 그래!”라는 공감의 말이 더 낫다는 것을.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공감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기를 바라며 『사춘맘화』 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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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녀분이 이 책을 읽으셨는지 또는 연재하실 때 피드백을 받은 것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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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숙 : 처음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가 계속 뭔가를 쓰고 있는 엄마를 보면서 가끔씩 노트북 너머로 읽어보는 눈치더라고요. 그러다 딸과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게 되면 딸아이가 ‘이것도 책에 쓸 거지? 내가 엄마를 위해 좋은 에피소드 하나 만들어주는 거야’ 하며 핑계를 대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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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자인 : 책을 쓰면서 아이와 관계정립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글쓰기 작업 자체가 제게는 아이와의 일을 객관화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아이와의 갈등 상황에서 제가 느꼈던 감정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글을 쓰며 아이와 제가 점차 성장했던 것 같아요. 아들이 책을 받더니, 안 읽을 줄 알았는데 소설 보듯 깔깔거리고 재밌게 읽더라고요. “엄마 글 참 재밌게 쓴다!” 하고 칭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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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면서, 부모로서 반성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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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숙 :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하고 항상 엄마인 제가 먼저 앞서 가려고 한 적이 많았어요. 조금 늦더라고 믿고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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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자인 :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아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미리 걱정한 것, 나의 열등감을 해결하지 못하고, 아들을 나무란 것! 내 자존감 세우기가 먼저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늘 머릿속으로 알고는 있는데 실천이 어렵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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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사회로 공고해지는 한국 사회 또는 교육계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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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숙 : 언젠가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를 대비하는 공익광고를 보았는데요. (“부모는 멀리 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한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는다.”) 거창한 말보다 그저 엄마들이 자기 아이들을 사랑하는 만큼 자기 본인도 사랑하는 법을 아는 것이 우리 교육 문제의 작은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합니다. 아이와 자신의 삶을 동일시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갖는 관심과 투자의 반 정도만이라도 자신에게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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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부모의 자질은 어디에서 만들어 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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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숙 : 모든 부모들은 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하죠. 다만 그 표현방법이 각자 다를 뿐이겠죠. 부모는 다 아이를 위해서 말하고 행동한다는 게,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서로를 힘들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제 경우는 꾸준히 책을 읽고 공부하는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모녀관계 전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으로서 공감대를 갖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을 가지려고 합니다. 사실 우리는 부모 자질에 대해 따로 배운 적이 없잖아요. 그러니 스스로 계속 찾아서 공부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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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자인 :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이가 자꾸 무슨 강박인지 옷을 잡아당기는 거예요. 전문가 선생님께 “아이가 자꾸 옷을 잡아당겨요! 틱 아닐까요?” 하고 물었더니, “그렇게 이야기하신 분들 중에 애들이 틱인 경우는 없어요. 대부분 부모들이 아이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경우에 틱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견 이해가 되었습니다. 작은 변화를 빠르게 눈치채주고, 관찰하는 것! ‘지금 이 시기는 엄마가 거리를 둬야 할 시기구나. 지금은 엄마가 조금 도와줘야겠구나’ 이런 것들을 한 발 물러서 바라봐주는 것이 가장 좋은 부모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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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이것만은 꼭 말해주고 싶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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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숙 : 결국 엄마가 믿어주는 만큼 아이들은 성장하고 어른이 된다고 하니까요, 아이의 인생은 아이가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시간을 좀 두고 지켜보고 관심을 아이에게서 나 자신으로 옮겨보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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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자인 : 아이의 점수에 따라 아이의 상장에 따라 사랑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랑해주자고요. 사랑도 적금 붓듯 잘 부어놔야 나중에 빼 쓰죠. 잔고가 얼마 없으면 금방 바닥나버립니다. 공부 이전에 관계가 먼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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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녀분께 정말로 하고싶은 말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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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숙 : 딸 덕분에 엄마는 더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고마워. 네 자신을 믿고 네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살면 된다. Don’t worry, Be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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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자인 : 너의 사춘기는 너의 성장기이자 엄마의 성장기였어. 네 덕분에 한 뼘 성장했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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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맘화채자인, 구영숙 저 | 아우름
아이들의 공부는 아이들에게 맡기고, 두 엄마는 스스로의 인생 공부에 집중하기로 한다. 엄마는 영원한 ‘을’이라지만, 혹독한 사춘기를 지난 후 두 엄마는 조금은 가볍게, 조금은 더 자유로이 새로운 엄마의 모습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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