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락편지 1284호 |
카메라 너머, 작가 문가영의 기록
|
정돈된 대사를 읊고 약속된 표정과 행동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직업. 한 배우의 진솔한 면모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 수 있을까요?
『파타』
는 드라마 <여신강림>, <사랑의 이해>에서 활약한 배우 문가영의 첫 산문집으로,
카메라 너머 한 인간으로서의 문가영을 다루고 있습니다. '파타'는 문가영이 정의하는 본인의 배역. 그는 줄글로 세세히 설명하기보다
삶의 선명한 편린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을 제시합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요, 1부에서는 '파타'의 비교적 어린 시절을 중심으로 다룹니다. 가족을
비롯한 소중한 관계에서 그가 무엇을 중시하는지가 드러납니다. 2부에서는 전복되고 파편화된 표현들이 이어지는데요, 이 관념적인 어휘
조각를 통해 '파타'의 날것의 감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부록에는 가족의 시선으로 바라본 '파타' 육아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파타』
는 한 권의 산문집이라기보다 배우 문가영의 내면 탐험 안내서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1부에서 기억의
단편영화가 상영되는 방을 하나씩 지나왔다면, 2부에서는 심해처럼 깊고 어두운 무의식을 유영하고, 3부에서는 이 경험을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코스. 이 모든 일화가 진실을 비추는지, '파타'의 연기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파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여러 배역의 집합으로서가 아닌 오롯한 작가로서의 문가영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 남명현 (에세이 PD)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