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산행 리뷰] 52년만에 열린 북한산 금단의 길 <우이령길 & 석굴암>

[리뷰타임스=곰돌이아빠 리뷰어]

최근 큰 인기를 모으는 서울의 봄은 원래 남산의 부장들보다 먼저 기획된 영화였다고 합니다. 전두환의 1212사태를 다룬 서울의 봄과 시간상으로는 좀 더 일찍 일어난 김재규의 박정희 시해 사건을 다룬 남산이 부장들은 모두 어두운 현대사의,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지만, 누구나 정확히는 모르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숲길에도 혹시 정치의 뒷이야기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것도 서울에 있는 숲길에 말이죠. 우이령길은 양주 장흥에서 강북 우이동까지 이어지는 숲길입니다. 숲길이라고는 하지만 차량도 다니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넓은 숲길입니다. 

 

 

오봉산 석굴암

 

 

이 길은 약 50여년 동안 통제의 길이었습니다. 바로 1968년 남파공작원 김신조 일당이 습격한 루트가 이 우이령길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이 길 주위에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심지어 유격장까지 만들어지면서 가깝지만 먼 길이 되었습니다. 사실 6.25 전쟁 이후에는 양주시민들이 서울로 우마차 등을 이용해 농산물을 팔러가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였기도 합니다.

 

통제가 커지고 불편이 커지자, 2009년 7월 부분 개방이 되기는 했습니다. 양주구간 약 3.7Km, 서울시 구간 약 3.1Km 합계 6.8Km로 왕복을 해도 3시간이 걸리지 않는 숲길이지만 여전히 국립공원공단의 사전 예약을 해야만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하루 통행객이 엄격지 제한되고 있습니다. 

 

청와대 뒷간도 개방된 마당에 여전히 여기는 1968년에 머물고 있는 셈입니다. 지금은 주로 등산객들만 찾는 그런 길이 되버리고 말았고, 북한산 둘레길 21코스로 인증을 위해서나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중간쯤에는 오봉산과 석굴암이 있습니다. 최근 독감이 걸려 본격적인 등산이 어려워 오봉산 석굴암을 가봤습니다. 

 

 

우이령길

 

 

우이령길은 교현탐방지원센터와 우이탐방지원센터 양쪽에서 걸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는 교현탐방지원센터에서 걸었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서울에 있는 우이탐방지원센터에서 걷는 것이 좋습니다. 

 

 

 

오봉

 

 

우이령길 좌우로 북한산과 도봉산이 나뉩니다. 신기한 오봉은 볼때마다 정말 경의롭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거인들의 공깃돌이가는 이야기도 있고, 언제나 그렇듯 이쁜 딸을 탐낸 청년들의 힘자랑으로 저런 돌이 저 위에 올라갔다고 합니다.

 

지리학적으로는 어떻든 산꼭대기에 저런 바위가 잔뜩 있다는 것은 참 신기합니다. 아침 일찍이라 햇빛을 받아 더 하얗게 보여 신기하네요. 

   

 

오봉

 

 

중간쯤 전망대가 있는데, 사실 전망대보다 조금 더 걸으면 이렇게 멋진 오봉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쪽에서는 오봉까지 오를 수는 없지만, 오봉탐방지원센터에서는 오봉까지 오를 수도 있습니다.

 

 

우이령길

 

 

길 자체는 이렇게 탱크도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편안한 길입니다. 양주시민들이 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죠. 사실 대단한 환경보존 가치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군사적인 목적이 있는지, 아무튼 여전히 탐방객수가 제한되는 거의 유일한 서울 숲길입니다. 

 

  

오봉산 석굴암

 

 

중간쯤 유격이라는 글이 세겨진 큰 돌을 지나 석굴암 방향으로 접어듭니다. 아마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여기서 유격 받으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군사 시설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군사시설은 사진 촬영이 금지 되어 있어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유격장 자체는 거의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쓰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근처에는 사격장도 있습니다.

 

 

 

오봉 석굴암

 

 

그나마 유일한 고갯길입니다. 살짝 더워지네요. 물론 등산화는 필요없고 운동화로도 충분한 수준입니다.

 

 

 

 

불이문

 

 

조금 지나면 불이문이 나옵니다. 이 사찰은 조계종단 소속입니다. 

 

 

 

화장실

 

 

너무 추워서인지 화장실은 동절기 폐쇄되어 있습니다. 다만 사찰 내부에 또 다른 화장실이 있으니 이용하시면 됩니다. 


 

석굴암

 

석굴암

 

 

사찰은 현재 공사가 한참입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본디 석굴암은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나름 역사가 있는 사찰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6.25동란에 화재로 소실되어 오랫동안 방치되다가 최근에 다시 새롭게 창건되는 가 봅니다. 그래서 곳곳이 공사중입니다.

 

 

석굴암

 

 

삼신각, 대웅전, 요사채 등 다양한 건물이 좁은 공간에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봉

 

 

저 위가 바로 도봉산의 명물 오봉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이쪽에서 오봉으로 올라갈 수도 있겠습니다만, 딱 봐도 경사가 심하죠? 이쪽에서 올라가는 등산로는 비법정 탐방로로 올라가시면 안됩니다. 

 

 

석굴암

 

 

좁은 땅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해 지었습니다. 건물 뒤로 부조를 새로 만드는 것이 보이시나요? 현재도 한참 공사중입니다.  

 

 

석굴암

 

석굴암

 

 

저 대웅전 뒤쪽으로 자연 바위에 토굴을 파서 석굴암을 지었습니다. 현재는 보수공사중인지 아님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금줄이 있어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석굴암

 

상장능선

 

 

이 석굴암은 불자는 물론 등산객에게도 제법 유명합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이유와 함께, 이곳에서 바라보는 북한산 상장능선이 참으로 멋진 까닭입니다.

 

참고로 저 보이는 능선이 상장능선이고, 역시 비법정 탐방로로 올라가시면 안되는 곳입니다. 물론 유투브나 블로그에는 자랑스럽게 올랐다는 글과 컨텐츠가 가득하기는 합니다. 철저하게 단속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석양이 그렇게 멋지다고 하네요.

 

  

우이령길

 

 

석양은 못봤지만 아침 햇살에 갈대의 멋진 모습은 참으로 평화롭습니다. 이 길에서 그렇게 치열한 역사의 흔적을 느끼기는 그리 쉽지 않네요. 

 

 

우이령길

 

 

평온한 길과 여전한 양측의 철조망과 울타리는 평화와 전쟁이라는 역설적인 두 가지가 공존하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등산을 싫어하시더라고 꼭 한 번 다녀오세요. 서울 시내에 이런 길이 있었나 싶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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