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인공 지능, 전공은 아니지만 궁금했어요

66899.jpg한규동 저자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 이후 많은 사람이 ‘인공 지능’, ‘딥러닝’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인공 지능이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AI 상식사전』은 인공 지능에 대해 궁금했지만, 전공 공부처럼 접근하고 싶지 않았던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한규동 저자“집필 전반의 과정이 ‘상식’과 ‘설명’의 ‘수준’을 설정하는 줄다리기의 연속이었습니다.”라고 말한다. 『AI 상식사전』을 읽고 나면 “인공 지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아, 인공 지능이요? 존 매카시가 다트머스 회의에서 처음 언급했죠.”라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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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상식사전』을 통해 선생님을 처음 만나는 독자를 위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기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규동입니다. 저는 2021년 12월까지는 한국 특허청 공무원으로 근무했습니다. 특허청에서는 다양한 언어로 쓰인 특허 문헌을 번역하기 위해 딥러닝 기반의 기계번역 도입 등 실제 업무에 인공 지능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고, 특허청 내부 인력의 인공 지능 역량 강화에도 많은 힘을 쏟았습니다.

특허청의 업무 특성상 국제 교류가 많아 꾸준히 영어도 공부했고, 대학에서는 수학 교육을 전공하고 전산학을 부전공했습니다. 제 모든 경력이 인공 지능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인공 지능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수학 지식, 인공 지능 프로그램을 직접 짜보고 이해하기 위한 프로그래밍 지식, 그리고 좋은 영문 자료를 읽을 수 있는 영어 능력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것이죠.

『AI 상식사전』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인공 지능을 연구하며 인공 지능이 사회 전반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터미네이터>나 <아이언맨>의 인공 지능 ‘자비스’와 같은 공상과학 영화 얘기가 아닙니다. 인공 지능은 아직 디지털화하지 못한 많은 아날로그 업무를 디지털화할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미 디지털화된 많은 업무도 더 고도화될 것입니다. 사회 전체가 인공 지능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이 인공 지능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연구하고 공부한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많은 발표와 강의를 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며 인공 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등의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다가 블로그의 글은 본 출판사 관계자가 “인공 지능에 대해 알고 싶지만, 전공 공부처럼 접근하기는 싫은 사람들을 위한 책을 만들어 보자.”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며 출판을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것이 실현될지는 몰랐습니다. 꿈이 현실이 된 것이죠.

하지만 그 과정이 절대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출간 제안을 받았을 때는 블로그의 글을 기반으로 비교적 쉽게 책을 출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과 출판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은 완전히 달랐죠. 촘촘하게 목차를 정리하는 과정에서는 블로그에 없었던 새로운 내용을 상당 부분 추가했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 위한 연구와 검증에 집필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집필 과정은 무척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공 지능과 관련된 책은 이공계 전공자의 관점에서 인공 지능 전반을 설명하는 책과 비전공자를 위해 인공 지능의 사회적인 파급효과를 설명하는 책으로 나뉘는데, 『AI 상식사전』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다룹니다. 이런 선택을 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당연히 많은 사람이 인공 지능에 대해 알고 싶어 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인공 지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 개념과 원리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힘썼고요, 하지만 발표와 강의를 거듭할수록 많은 사람이 인공 지능을 알고자 하는 동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아직은 자신과 상관없는 먼 미래의 일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인공 지능의 개념을 설명하기에 앞서 왜 알아야 하는지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에서도 인공 지능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를 먼저 설명합니다. 인공 지능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와 대응 방향 그리고 딥페이크로 인한 가짜 뉴스와 인공 지능의 편견 등 인공 지능이 사회에 미칠 문제점을 설명하는 것이지요.

『AI 상식사전』이 인공 지능의 개념뿐만 아니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설명하는 이유는 인공 지능에 대해 알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동기가 부여된다면 나와 밀접하게 연관 있는 일로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요.

『AI 상식사전』은 비전공자를 위한 책이죠? 그렇다면 비전공자에게 인공 지능을 상식 수준으로 설명하기 위해 가장 고민한 것이나 어려웠던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도 몰랐던 부분인데 제가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한 사람이라 집필 중 엄밀한 증명을 하려는 특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고에 수학 공식이나 프로그램 코드를 넣을 때마다 담당 편집자가 ‘수식이 하나 들어갈 때마다 독자가 떠난다.’라며 난색을 보였던 게 기억납니다. 또, 기본 개념을 설명하다 보면 세부적인 내용을 더 전달하고 싶은 순간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여지없이 제동이 걸립니다. 상식의 수준을 넘어선다는 이유죠.

이렇게 집필 전반의 과정이 ‘상식’과 ‘설명’의 ‘수준’을 설정하는 줄다리기의 연속이었습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상식의 수준이 다르므로 쉽게 설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적당한 지점을 찾아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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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인 질문인데요. 과연 인공 지능은 무엇인가요?

인공 지능의 개념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인공 지능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존 매카시(John McCarthy)’는 인공 지능을 “지능이 있는 기계를 만드는 과학과 공학”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지능이 있는 기계’는 어떤 기계일까요? 인공 지능을 명확하게 이해하려면 ‘지능(Intelligence)’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지만 존 매카시조차 지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인공 지능에 관한 명확한 정의와 별개로 인공 지능 기술이 계속 발달하며,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업무를 기계가 대체함에 따라 인공 지능의 정의도 바뀌고 있습니다. 지능이 있어야만 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어려운 과제를 컴퓨터가 쉽게 처리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며 그동안 가졌던 인공 지능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인공 지능 효과(AI effect)’라고 하죠. 인공 지능에 대한 정의는 고정된 무엇이 아니라 계속 ‘움직이는 것(Moving Target)’으로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AI 상식사전』이라는 제목은 곧 인공 지능은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하는 상식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인공 지능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증기 기관’과 ‘전기(電氣)’가 세상을 바꾸었지만, 현대에는 인공 지능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적인 영역조차 인공 지능이 사람을 대체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文解力)과 같은 ‘인공 지능 문해력(AI Literacy)’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입니다.

모든 사람이 인공 지능의 기술적인 내용 깊숙이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공 지능의 개념을 이해하고 그 특성과 실체를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가끔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멋있는 로봇, 환상적인 서비스가 인공 지능의 전부는 아닙니다. 인공 지능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인공 지능 도입에 따른 장단점 등 인공 지능에는 여러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인공 지능을 알아야 여러 측면에서 꿰뚫어 보며 주위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AI 상식사전』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 지능’, ‘딥러닝’이라는 용어를 너무 많이 사용한 탓에 이제는 신선하게 생각하거나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너무 자주 들어 이제 귀에 못이 박힌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도 그렇고요. 하지만 인공 지능은 분명히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인공 지능에 대한 무관심과 과도한 걱정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고(故) 이어령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인공 지능이 사람을 지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말과 사람의 달리기 경주를 예로 들면서 “사람이 말과 직접 경주할 것이 아니라, 말에 재갈을 물리고 올라타서 말보다 나아져야 한다. 따라서 질문을 ‘사람이 만든 인공 지능에 사람이 올라탈 수 있느냐, 올라탈 수 없느냐?’로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공 지능에 올라타서 인공 지능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AI 상식사전』이 그 여정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한규동

현재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기구에 근무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수학 교육을 전공하고 전산학을 부전공했다. 특허청 과장으로 IT 분야에 근무하면서 인공지능을 정부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인공지능 개념과 지식재산 분야의 응용 현황에 대한 강의를 활발히 해 왔으며, 지식재산 분야의 인공지능 관련 국제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세계지식재산기구의 인공지능 국제 컨퍼런스에 한국 대표의 자격으로 참여해 발표를 하거나 토론회에 패널로서 참여하기도 했다. 특허 분야 선진 5개국 특허청 모임의 인공지능 태스크 포스 회의에서 '특허행정분야 응용'이라는 주제의 의장을 맡기도 했다. 사람들과 인공지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며, 인공지능 교육에 관심이 많다. 인공지능의 개념을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하고 전달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AI 상식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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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동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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