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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편지 1245호 |
기후위기 시대, 나무를 베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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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위해 나무를 베어야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시선을 북극으로 돌리면
타당한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부한대수림은 북극 바로 밑에 존재하는 지구상의 모든 나무 중 1/3이 거주하는
생물군계입니다. 지표면의 1/5을 덮고 있으며, 바다에 이어 두 번째로 거대한 지구의 진짜 허파입니다. 이 북부한대수림의
수목한계선이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몇백 년에 수십 센티미터가 아니라 해마다 수백 미터씩 북쪽으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흰색의
북극이 초록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숲의 번성은 기뻐할 문제가 아닙니다. 지구가 따뜻해지며 빙하가 녹고, 나무가 뿌리내릴 땅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미생물 활동이 증가하며 온난화와 빙하의 해빙은 가속화됩니다. 영구동토대에 녹아 있던 메탄가스가 방출될 수도
있습니다(메탄은 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85배 강합니다). 지금 지구는 과호흡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마지막 숲을 걷다』
는 숲의 확장을 직접 알아보고자 북부 지방 여섯 곳(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그린란드)에 방문하고 연구한 여정을 담은 논픽션입니다. 과학자들을 만나고 주민들과 대화하며 직접 보고 들은 수목한계선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기록했습니다. 저자는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역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함을 주장합니다. 생태계마다 상이하게
나타나는 기후변화를 연구하고 각각의 결과를 다르게 예측해야 합니다. 어느 지역엔 나무를 더 심어야 하지만, 어느 지역엔 나무를
베어야 하는 각각의 선택지가 있다는 것이죠. 기후위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간편한 해결책 역시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합니다. 희망이 분투를 낳는 것이 아니라, 분투가 희망을 낳을 것입니다.
-안현재 (과학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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