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동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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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오은) : 저희가 새 스튜디오에서 미리 녹음을 하고 있잖아요. 이 공간, 어떠세요?
캘리 : 충격적인 널찍함이에요.(웃음) 정말 감사해요. 청취자 분들께서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힘을 받아서 새 스튜디오를 만든 거잖아요.
프랑소와엄 : 맞아요. 우리 <책읽아웃> 인기 덕분이죠. 감사합니다.
불현듯(오은) : 그래서 오늘 주제를 ‘새로운 것’으로 하려고 하다가 문득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책 선물 한 권은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고는 ‘동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라는 주제를 제안했죠.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책을 서로에게 선물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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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오은)이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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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 안의 소녀』
김초엽 저 / 근하 그림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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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의 열다섯 번째 책인데요. 두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경장편보다도 짧은, 중편에 가까운 소설이에요. 그리고 역시나, 김초엽 작가님의 놀라운 상상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소설입니다. 표지를 보세요. 진짜 원통 안에 소녀가 있어요.? 소설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요. 이 미래는 지금처럼 화석 연료를 많이 사용한 나머지 대기가 많이 오염된 상황이에요. 그래서 나라에서 공기를 정화하고 오존층 파괴를 막는 ‘에어로이드’를 발명하게 됩니다. 그런데 주인공 ‘지유’는 에어로이드 면역 이상 반응을 보이는 거예요. 남들은 에어로이드 덕분에 편하게 거리를 다니는데 지유는 원통 안에서 생활하는 원통함을(웃음) 갖고 지내죠. 유일하게 원통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날은 비 오는 날이에요.
사실 지유는 원통 안에서 지내기 전에 방독면을 쓰고 다녔어요. 그런 지유를 사람들은 이상하게 쳐다보곤 했죠. 그러다 한 방송국에서 지유의 생활을 다큐로 만들고 싶다면서 방송에 출연하는 대신 원통을 개발해주겠다고 한 거예요. 그렇게 엄청 비싼 원통을 얻게 된 겁니다. 이에 대해 지유는 “동정이 싫다면서 결국은 동정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날 외출을 하고 돌아온 지유가 원통을 고장내는데요. 이때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요. 목소리가 자꾸 지유에게 말을 거는 거죠. 서서히 지유는 그 목소리와 친해지게 되는데요. 알고 보니 이 목소리를 가진 존재는 누군가의 복제인간이었어요. 그 사실을 알게 된 지유가 그를 구출해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고, 실제로 구출하려고 애쓰는 것이 소설 후반부의 이야기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지유가 목소리의 주인공을 실제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거죠. 둘의 우정이 오직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거예요. 이 책은 두 가지 지점에서 유의미한데요. 하나는 풍요롭고, 모든 것이 쉽게 이루어질 것 같은 미래사회에도 여전히 소외 받는 존재가 있다는 점이고요. 두 번째는 보이지 않는 연대, 보이지 않는 우정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것이에요. 책의 결말은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꼭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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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가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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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쉬어가세요』
톤 막 저 / 이병률 역 | 북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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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출신의 작가이자 비쥬얼 아티스트 톤 막이 그리고 쓴 그림에세이입니다. 지난 <오은의 옹기종기> 박민근 소장님 편에서 박민근 소장님은 화를 내는 일이 별로 없다고 하셨잖아요. 화를 내지 않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마음 챙김 명상을 말씀하셨죠. 저도 예전에 마음 챙김 명상 관련 책을 쓰신 저자 분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명상을 일상에서 실천하면 정말 좋다는 걸 느꼈어요. 물론 습관적으로 명상을 하는 건 아니라 그냥 지내다가 우연히 이 책을 보게 됐어요. 이 책은 명상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 동료가 일상의 순간에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선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지금부터 여러분을 위해서 책에 실린 명상법을 낭독해드릴게요. 한 번 따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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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집중하며 마음의 소리를 들어봐요.
먼저 다리를 포개어 앉는 게 중요한데, 편안하게 느껴진다면 된 거예요.
자신에게 맞는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해보세요.
몸의 중심을 찾으면 평온함을 느낄 수 있어요. 천천히 눈을 감고 평온함 속으로 들어가세요.
몸의 감각을 깨워보세요. 바닥에 닿아 있는 몸을 온전히 느껴봅니다.
숨을 내쉬고 들이마실 때마다 배가 부풀어올랐다가 다시 꺼지는 것에 집중하세요.
깊이 호흡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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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호흡하는 것, 정말 좋잖아요. 저는 아직도 쫄보라서(웃음) 녹음실에 들어오기 전에 늘 긴장하거든요. 이때 호흡을 생각해요.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는 거죠. 그러면 일렁이던 파도가 잦아드는 것처럼 마음이 잔잔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성우 분들이 녹음할 때 크게 호흡하라는 말씀하잖아요. 호흡을 정돈하면 진짜로 마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서 도움이 되더라고요. 요즘 워낙 스트레스로 힘든 분도 많고, 고민 있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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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소와엄이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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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리커버) 마음사전』
김소연 저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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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실물로 보고, 진짜 이 책 디자인은 2019년 대한민국에서 만든 책 베스트10 안에 들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니면 베스트5 안에 들 수 있다, 베스트3 안에도 들 수 있다고 생각을 했고요. 보통 리커버 판은 중쇄를 안 한다고 들었는데요. 이 책은 중쇄를 했다고 해요. 북디자인이 엄청난데요. 디자이너가 누구일까요? 힌트는 <김하나의 측면돌파>에 나왔던 디자이너입니다. 바로 이재민 실장님이 디자인을 하셨어요. 양장인데 가볍고, 특별한 책이에요. 심지어 가름끈도 색을 맞춰서 제작했잖아요. 이것도 엄청 센스가 있고요. 출판사 분들은 다 한 번 사서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글을 당연히 다시 읽어봤어요. 이번 예스리커버에는 김소연 시인님의 특별판 서문이 따로 실렸어요. 일부를 잠깐 읽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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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려고 무척이나 애를 쓰지만 ?『마음사전』? 을 읽었다는 사람을 만나면 붉어지는 내 얼굴을 수습하려고 더욱 애를 쓰곤 했다. 마음이라는 것을 온 마음을 다해 표현한 결과가 부끄러움이 될 거라는 걸 그때는 거의 예측하지 못했다. 예측을 했더라면 아마도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않았을 것이다. 예측을 했더라면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않았을 것들로 내 인생은 거의 채워져 있다는 걸 이제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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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온지 10년이 지났는데 글의 생명력이 대단했어요. 10년의 격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700가지가 넘는 마음에 관한 낱말을 모아 수첩에 적어가며 ‘마음을 나타내는 말들이 이렇게 많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쓴 게 ?『마음사전』? 인데요. 이 책은 정말 누가 선물 받아도 좋아할 책, 더구나 동료에게 선물 받으면 정말 좋을 책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예스리커버는 겉표지만 달라진 것도 아니고, 내지 디자인도 다 바꾼 책이거든요. 예스24에서만 판매하고 있어서 실물을 미리 보시지 못하겠지만 구매해서 받아보시면 ‘생각보다 별로’라거나 ‘실망이야’라고 생각하실 분은 없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 있게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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