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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편지 1218호 |
사랑, 그게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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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집사입니다.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뚱냥이가 되어 요즘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밥시간만 되면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모습을 볼 때면 이 아이는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 내가 주는 밥을 사랑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곤 합니다. 제 마음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고양이를 생각하는 마음과 연인에 대한 사랑은 같을까요?
그렇다면... 사랑은 무엇일까요?
진화인류학자 애나 마친은
『과학이 사랑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모든 것』
에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사랑의 모든 스펙트럼을 과학의 언어로 탐구합니다. 여기서 스펙트럼이란 애착,
만족, 질투, 통제, 집착 등 감정적인 부분부터 가족, 연인, 친구, 반려동물, 인공지능, 신과 같은 다양한 존재와의 사랑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저자는 이 모든 사랑을 생물학적, 심리학적, 인류학적으로 탐구하며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확장해나갑니다.
그는 사랑이 생물학적 뇌물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이 뇌물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관계에 우리가 시간과
에너지를 쓰게 하려는 장치가 되며, 어떤 대상과 상호작용할 때 분비되는 여러 신경화학물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랑할 땐
천연 진통제 역할을 하는 베타엔도로핀이 활성화되지만, 사랑하는 대상과의 관계가 끝나면 베타엔도로핀의 영향이 끊기면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즉, 이별은 실제로 느끼는 고통입니다.) 사랑을 사고와 욕구의 영역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사랑은 감정의 지속
시간보다 훨씬 수명이 길고, 뇌의 의식 영역이 동원되는 사고 과정입니다. 이 때문에 사랑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동기로도
작용됩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볼까요? 사랑은 무엇일까요? 애나 마친의 답은 간단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이며,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거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보다
나은 하루를 위해서 오늘만큼은 사랑 가득한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안현재 (과학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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