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는
승리한다, 졌잘싸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은 말한다. 손절하라고, 도망치라고. 우리사회는 후자보다는 전자를 좀 더 후하게 치는
듯하다. 버티라고, 도망치지 말라고. 그런데 과연 인생은 버티면 좋은 날이 오고, 지더라도 잘 싸우는 게 멋진 걸까? 주식에서
존버로 결국 수익을 낸 사람들이 '거봐 존버하라고 했잖아. 왜 손절했어!'라고 하는데, 존버가 승리할 수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 첫째로, 손절하고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서 더 높은 수익을 거뒀을 경우. 그리고 두 번째. 존버하다가 상폐당해서 투자금
전부를 날릴 때도 있다. 즉. 그리하여, 우리는 적절한 타이밍에 도망치는 게 중요하다. 도망칠 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저자가
말하듯, 도망은 필사적인 행위다. 포기가 가만히 주저앉는 것이라면, 도망은 반대편을 향해 죽기살기로 뛰는 행위다. 『나는 도망칠 때
가장 용감한 얼굴이 된다』는 문학, 철학, 역사적인 사건 등 다양한 소재에서 도망에 관한 정의, 도망칠 때 필요한 요소, 도망의
윤리성, 도망과 공동체 간 관계 등등을 논한다. 문학이 상투성과의 싸움이고, 철학이 기존에 정해진 세계관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윤 을 저자는 문학가이고 철학자이다. 도망을 유쾌하게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