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새 옷을 입은 해리 포터의 매력은? “디테일 오브 디테일”
캡션 : Illustrations by Jim Kay ? Bloomsbury Publishing Plc,?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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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오,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 크루시오, 루모스…… 해리 포터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이 주문들을 어디선가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1997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래 『해리 포터』 시리즈는 지금까지 200개국 이상 80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여덟 편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전 세계 곳곳에서 흥행했다. 소설과 영화가 모두 끝난 뒤에도 해리 포터를 둘러싼 세계관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영화와 관련된 새로운 도서가 나오고 테마 파크가 조성됐다. 이제 『해리 포터』 는 수많은 열성 팬을 거느리는 ‘시대의 아이콘’이라 불린다.
국내의 해리 포터 열풍은 1999년 문학수첩 정식 라이선스 판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출간이 시작이었다. 1편부터 7편까지 판매된 총 부수는 약 1,500만 부. 계약 당시 영국 에이전시는 7편까지 일괄로 계약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선인세가 부담스러웠음에도 내렸던 결단이 큰 호재로 작용했다.
국내 출간 20주년을 맞아 문학수첩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짐 케이의 그림을 넣은 『해리 포터: 일러스트 에디션』?을 새로 선보였다. 일러스트 에디션의 총괄 편집을 담당한 김상진 편집부장에게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매력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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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처음 계약 당시만 해도 이 정도 인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문학수첩에서 해리포터 시리즈는 어떤 의미일까요?
회사를 내적, 외적으로 키워줬을 뿐 아니라 ‘문학수첩’이라는 출판사의 이미지를 국내 출판시장에 확실하게 각인해 준 기념비적인 책입니다. 지금도 저희 출판사에 들어오는 투고 작품 중 80퍼센트가 소설, 그중 절반 정도가 SF소설입니다. 독자들이 ‘문학수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또 우리가 무엇을 생각해 봐야 하는지를 일깨워준 책이지요.
이제까지 문학수첩에서 나왔던 에디션은 총 몇 종류인가요?
초판 번역본과 15주년 개정판, 20주년 번역본이 있고, 이번에 출간하게 된 짐 케이가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 에디션이 있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 외에 관련 도서 역시 꾸준히 출간하고 있습니다.
에디션에 따라 미국판 표지와 영국판 표지가 달랐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디자인을 결정했는지 궁금합니다.
자체적으로 표지를 디자인하는 것도 고민해본 적이 있지만, 되도록 영국 원서를 그대로 따르고자 했습니다.
담당 편집자로서 일러스트로 가장 잘 표현된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론입니다. 영화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서, 영화를 본 독자들은 책을 읽을 때 자연스럽게 영화의 영상을 떠올리게 되실 텐데요. 하지만 J.K. 롤링이 소설 속에서 그린 인물이나 배경이 영화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해리의 ‘베프’, 론입니다. 소설 속 론은 해리와 헤르미온느보다 키도 크고 의리를 중시하고 친구들에게 의존하는 그 또래의 순수한 소년이자 껄렁껄렁하고 거친 면모도 갖추고 있습니다. J.K. 롤링이 원작에서 묘사한 론을 짐 케이가 영화와 달리 그림으로 제대로 그렸다는 점에서 론을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토실토실한 동물과 어린이를 좋아해서 조연이지만 더들리, 크룩섕스의 일러스트를 좋아합니다. 더들리는 정말 뺨을 꼬집어 주고 꿀밤을 한 대 쥐어 박고 싶을 만큼 잘 묘사됐고(덕분에 일러스트 에디션은 앞부분 교정작업이 늘 즐거웠습니다), 크룩섕스는 집에서 키워 보고 싶을 만큼 심술 맞은 고양이로 탄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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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션 : Illustrations by Jim Kay ? Bloomsbury Publishing Plc,?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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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에 드는 일러스트는 무엇이었나요?
다섯 손가락을 주셔도 꼽기에 부족한데요. (웃음) 제가 일러스트 에디션 카피를 ‘또 다른 감각의 모험’이라고 지었는데, 일러스트만 휘리릭 넘겨 보기만 해도 정말 그런 느낌이 듭니다. 표현 기법뿐 아니라 배경, 인물 등 다양한 그림이 나오는데, 우선 인물 묘사를 꼽고 싶습니다. 각 인물의 특성을 배경과 함께 표현해낸 그림이 압권입니다. 인물 그림을 보면 머릿속으로 영상이 그려집니다. 특히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67페이지에 말포이를 묘사한 그림이 기억나네요. 이 그림은 인물의 표정하며 배경까지, J.K.롤링의 묘사를 담아내면서도 일러스트레이터의 해석과 상상력, 스타일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번역을 ‘제2의 창작’이라고들 많이 하는데, 이 그림을 보면 일러스트도 ‘제2의 창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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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션 : Illustrations by Jim Kay ? Bloomsbury Publishing Plc,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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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에서 해리가 리들의 일기장 속으로 빠져드는 그림(182~183페이지)도 생생한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해리의 표정뿐 아니라 다양한 색채의 회오리가 오랫동안 머릿속을 맴돕니다. 시리우스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그림도 빼놓을 수가 없네요. 검은 개로 변신해서 걷고 있는 모습인데, 장장 여섯 페이지에 걸쳐(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226~231페이지) 전신이 등장합니다. 이 그림은 마치 시리우스가 겪어 왔고 앞으로도 겪어 가야 할 험난한 인생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여섯 페이지에 그림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면을 분할해서 텍스트를 안쳤습니다. 독자는 그림도 보면서 검은 개의 머리에서부터 시작해서 다리 사이와 꼬리로 이어지는 동안 글을 읽으면서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이 여섯 페이지를 읽고 있노라면 굉장히 지치고 사연 많은 개가 터덜터덜 눈앞을 지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오직 그림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기법일 겁니다. 소설도, 영화도 할 수 없는, 오직 일러스트 에디션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감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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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션 : Illustrations by Jim Kay ? Bloomsbury Publishing Plc,?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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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션 : Illustrations by Jim Kay ? Bloomsbury Publishing Plc, 2017
에디션별로 어떤 독자층을 예상했나요?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편집 작업을 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초판본은 아무래도 독자 연령층을 낮춰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우리 출판시장에서 SF 분야는 하나의 장르로 분류하기에는 팬층도 작품도 한정적이었고, 더구나 『해리 포터』?는 ‘마법’이 주요 소재인 데다 해리라는 어린이가 학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였기에 ‘어린이가 읽는 책’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J.K. 롤링의 문체가 어린이, 청소년이 읽기에는 만만찮습니다. 문학적 수사가 다채롭고 화려해요. 고유명사를 만드는 데도 라임까지 맞췄습니다. 일종의 언어 유희라고 할 수 있죠. 때문에 초판본은 J.K. 롤링의 원문과 국내 독자 대상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아야 했습니다. 독자들이 어렵거나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의미를 쉽게 파악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데 역자와 공감하고 편집작업에도 이를 충실히 반영했습니다.
20년 동안 저희는 『해리 포터』?가 전 연령층에서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리 포터』?를 읽고 자란 30~40대가 자연스럽게 어린 자녀 혹은 조카에게 책을 소개하고, 어린 독자들이 새로운 독자층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볼 때 감히 말씀드리자면 ‘21세기 고전’이 될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고, J.K. 롤링의 원문을 최대한 살려서 새로운 번역을 해 볼 만한 시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 번역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번역가 강동혁 선생님과 충분히 공감을 나누었습니다. J.K. 롤링의 라임 또한 우리말로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궁리해서 어휘로 구현해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Weasleys’ Wizard Wheezes’는 기존 번역본에서는 ‘위즐리 형제 마법사의 기발한 발명품’으로 번역했지만, 새 번역본에서는 ‘위즐리 형제의 위대하고 위험한 장난감’으로 우리말로 옮기는 데도 작가의 의도가 들어갈 수 있도록 라임을 맞췄습니다.
20주년 리뉴얼판을 한 마디로 한다면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디테일(디테일 오브 디테일)! 초판본과 다른 점은 아무래도 1편부터 7편까지 J.K. 롤링이 구축한 세계가 얼마만 한지, 그곳의 세계관은 어떠한지, 서사는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파악한 상황에서 번역과 편집 작업이 들어갔기에 아무래도 복선과 반전 등 문학적 장치가 보다 정교하고 세련되게 표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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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판을 진행하면서 누구보다 해리포터 시리즈 콘텐츠를 꼼꼼하게 보셨을 것 같은데, 개정판 진행 전과 후, 해리포터 시리즈에 대하여 생각이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이 작품을 완성한 J.K. 롤링을 다시 한 번 우러러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 번 읽다 보니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게 이 작품을 썼는지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되었거든요. 2, 3편에서도 6, 7편의 내용을 암시하거나 맞물리는 문장이 등장해요. 가령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해리는 가끔 스네이프가 사람의 마을 읽을 수 있다는 끔찍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는 문장이 있어요. 얼핏 스네이프에 대한 해리의 심리를 묘사한 문장으로 읽히는데,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에서 스네이프는 실제로 ‘상대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법’을 잘 알고 있는 레질리먼스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단 하나의 문장에서도 ‘J.K. 롤링은 계획이 다 있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됩니다. 정말이지 J.K. 롤링의 문장은 하나하나를 허투루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해리 포터』? 는 서사가 단 한 문장에서도 쉬지 않습니다. 한순간도 독자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아요. ‘소설은 역시 이야기’라는 진리를 깨닫게 되는데, 이토록 방대한 세계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수 있는 창조된 세계가 있을까 하는 느낌을 이번에 편집작업 하면서 느꼈습니다. 해리 포터 세계에 놀라고, J.K.롤링이란 작가에게도 또 한 번 놀라는, 두 번 놀라는 작품입니다.
스스로 해리포터의 팬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문학수첩 직원들 중 해리포터의 팬이 아닌 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 면접을 보러 오시는 분들 중 문학수첩에 지원한 이유를 물으면 해리포터를 읽고 문학수첩에 지원했다고 하시는 분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해리포터 본 시리즈 외에 신비한 동물 사전 시리즈 등 다른 관련 책들을 출간할 때면 해리포터의 세계관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기억에 남는 독자들의 리뷰가 있나요?
해리포터가 처음 출간된 당시에는 인터넷 상으로 리뷰하는 것 보다 독자들이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회사에 보내오거나 전화를 주시는 경우가 흔했는데 어린 독자들이 본인도 호그와트에 꼭 가고 싶다고 연락해 온 에피소드가 귀엽고 재미있었습니다. 해리 포터 덕분에 컴퓨터 게임에 빠졌던 아이가 책에 푹 빠져 읽기 시작했다고, 감사하다며 전화주신 독자 분도 계셨고요.
총 7부에 이르는 방대한 텍스트다 보니 편집자의 숨은 노고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많은 양을 편집하면서 특히 신경 썼던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초판본보다 더 정교하고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디테일한 부분을 눈여겨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초판본에는 <마법사의 돌>에서 ‘Prewetts’라는 대목을 ‘프레웨트 가족’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부부인지, 형제인지, 사촌지간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번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사조 기사단』 에 가서야 이들의 가족 관계가 형제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새 번역본에서는 처음 대목부터 ‘프루잇 형제’라고 표기했습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그런 가족 관계도 작가가 풀어내는 복선과 반전의 영역에 들어 있기에 독자 입장에서는 느낌의 폭이 다를 수 있거든요. 등장인물의 대사에서도 결정적인 복선의 역할을 하며 여러 권에 등장하는 대사가 있습니다.(독서의 즐거움을 빼앗을 수도 있으니 인터뷰에서는 구체적인 대사는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초판본에는 이런 역할을 할 줄 모르고 번역이 되었을 텐데, 이번에는 저도 대사의 특성에 잘 맞게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이러한 디테일한 부분은 번역가 선생님과 제가 서로 점검하면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라이선스 관련해 에이전시와 협업하는 과정도 많을 것 같습니다. 여타 창작물과 비교해 해리포터 시리즈를 마케팅 할 때 어려운 점이나, 특이할 만한 점이 있었나요?
해리포터의 경우 사실상 마케팅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저작권사로부터 확인 받고 진행해야 하는데요. 온/오프라인 광고 시안부터 제작하는 사은품 품목과 디자인은 물론, 이벤트를 진행할 경우 이벤트 일정과 디테일한 내용 하나하나까지 전부 확인 받습니다. 컨펌도 바로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작품들에 비해 준비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몇 배는 더 소요된다는 점이 가장 어려운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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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을 맞이해 여러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어떤 이벤트가 진행/준비 중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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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신간 도서 인증샷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트 박스나 일러스트 에디션 디자인이 워낙 예쁘기 때문에 많이 참여해주시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 외에 해리포터 20주년을 축하하는 사진이나 영상도 접수받고 있고, 12월 14일부터 한 달간 영화 <해리 포터>의 컨셉 아트를 담당했던 디자이너 미나리마의 공식 상품들을 만나보실 수 있는 팝업 스토어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해리포터 찐팬들을 위한 난이도 상의 퀴즈 이벤트도 준비 중이구요. 진행되는 이벤트는 문학수첩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moonhaksoochup)에서 가장 빨리 소식을 접하실 수 있어요.
해리포터는, 한국에 출간된 지 20년이 지금까지 새로운 독자층이 유입되며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아무래도 흡입력 있는 이야기의 힘이라고 생각됩니다. 지루할 틈 없는 이야기 속에 문학적 장치가 굉장히 정교하고 세련된 작품이에요. ‘마법’이라는 소재도 어린 시절부터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을 만큼 특별하면서도 익숙하죠. 사춘기 시절 한 번쯤은 스스로를 뭔가 특별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봤을 테고요. 이러한 상상을 충족해 주는 인물이 바로 ‘해리 포터’가 아닐까요? 게다가 해리는 매년 엄청난 역경을 겪으며 소년에서 청년으로 조금씩 성장해 갑니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해리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죠. 이 모든 것이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J.K. 롤링의 가장 강력한 마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주년 판을 내시면서, 이번에 처음 해리포터 시리즈를 접하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그리고 전 시리즈를 완독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드립니다.
요즘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를 소설이 아닌 영화로 먼저 접한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책을 만든 입장에서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소설은 영화가 많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소설 『해리 포터』?의 서사는 단 한 문장에서도 쉬지 않습니다. 크고 작은 반전과 복선이 이루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서는 제작비와 시간 등에 제약이 많아 이야기가 축약된 느낌이 듭니다. 인간도, 유령도 아닌 폴터가이스트 ‘피브스’처럼 소설에만 등장하는 캐릭터도 있고, 상황과 인물 설정이 영화와 소설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J.K. 롤링이 구축한 마법 세계는 오직 소설에서만 맛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영상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을 텐데, 가급적 그 이미지를 털어내고 백지 상태에서 소설을 읽으며 자신만의 영상을 만들어 보세요. 또 다른 재미를 만끽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해리 포터>는 어떻게 어디로 서사가 뻗어나갈지 모르는 가운데, 이야기의 마력에 빠져들어 ‘소설 읽기’의 재미가 무엇인지 몸소 체험하게 하는 책입니다. 7편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그 묘미를 흠뻑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J.K. 롤링은 『해리 포터』 시리즈를 완성하고, 지금은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를 집필 중입니다. ‘해리 포터’ 이전 세대의 이야기로,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살짝 언급된 그린델왈드와 덤블도어 사이에 벌어지는 대결을 다뤘는데, 『해리 포터』? 정주행을 마친 분들에게는 J.K. 롤링의 마법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재미를 느껴 보실 수 있는 시리즈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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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일러스트 에디션)J.K. 롤링 저/강동혁 역 | 문학수첩
J.K. 롤링이 작품 속에 이룩해놓은 문학적 성취가 완벽하게 구현되어 있다. 복선과 반전을 선사하는 문학적 장치들을 보다 정교하고 세련되게 다듬었으며, 인물들 사이의 관계나 그들의 숨겨진 비밀 그리고 성격이 도드라지는 말투의 미세한 뉘앙스까지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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