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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편지 1244호 |
무섭게 자라나는 나의 몬스테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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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무성해지는 계절입니다. 집에서 키우는 몬스테라에게 영양제를 줬더니 자라나는 속도가 무서울 만큼
쑥쑥 크더라고요!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새순이 올라오더니, 그 다음 날에는 말렸던 잎이 피어나고, 며칠 뒤 또 새순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느꼈어요. 매일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식물에게는 오히려 해가 되는구나 하고요. 저는 한때 식물 킬러였거든요. 너무
자주 식물을 들여다보는 바람에, 매번 과습으로 식물들이 노랗게 변해가다가, 결국은 물러서 죽게 만들었던 저였답니다.
그 경험 덕분인지 지금은 느긋한 마음으로 식물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고 물을 주거나, 햇볕에 두면서 식물과 일종의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김금희 작가의 산문집
『식물적 낙관』
을 읽는 동안 식물을 절박하게 대하지 않는 마음이라야 비로소 식물을 잘 기를 수 있다는 것에
공감했습니다. 이 친구는 물을 많이 주어도 괜찮구나, 저 친구는 이럴 때 꽃을 피우는구나 식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들리더라고요.
몬스테라가 너무 빨리 자라나서, 대를 잘라 수경재배로 옮겨간 친구도 있어요. 정말 신기한 게, 물에만
두어도 뿌리를 내리고 잘 살아가더라고요.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착실하게 해 내는 몬스테라를 보면서 왜인지
행복했습니다. 아, 그리고 얼마 전 알게 된 사실인데 몬스테라의 잎이 갈라지는 이유가 다른 잎들에게도 볕을 나눠주기 위해서라고
하더라고요! 혼자만 잘 사는 게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도 나누는 마음이 왜인지 귀엽기도 하고, 대단하게도 보였습니다. 싱그러운
에너지를 받으면서요.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분도 초록의 힘을, 건강한 기운을 느껴보시면 좋겠습니다. 식물이 주는 느긋함과 낙관의 시간들을, 내게 다가올 어떤 일들에도 나만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마음까지도요!
-이나영 (에세이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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