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스24 인문 교양 PD입니다.
여러분에게 차별을 옹호하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아니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차별없는 사회가 공정하다고 믿는 것은 물론, 그런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몇 가지 질문을 드려봅니다. ‘결정장애’라는 말을 알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결정장애’는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는 사람 혹은 그 상태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사용되는 ‘장애’라는 표현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결정장애’에서 '장애’라는 말은 ‘못한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의식 중에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말이지만 이 안에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 시선이 들어있는 건 아닐까요?
‘초보’나 ‘입문’으로 바꿀 수 있는 ‘-린이’라는 표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5월, 인권위에서 ‘-린이’라는 표현을 여러
단어와 조합해 쓰는 것은 아동이 미숙하고 불완전하다는 인식에 기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헬린이’, ‘주린이’, ‘요린이’ 등
특정 분야 입문자를 ‘-린이’로 표현하는 것은 아동에 대한 왜곡된 가치를 심어주고, 아동 스스로도 자신을 무시, 비하하는 환경
속에서 성장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수가 쓰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그 타당성까지 입증받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차별의 의도 없이 어떤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특정
대상에 대한 어떤 편견이 강화된다면 이 대상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차별의 시선 역시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입니다. 특정 대상을 배제하거나 비하하는 의미가 없는, 모두를 품을 수 있는 말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 현 PD
이전 레터 보러가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