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유튜버 자취남이 300명의 집을 보고 느낀 것

66741.jpg자취남(정성권) 저자

스스로를 ‘우리나라에서 남의 자췻집에 가장 많이 방문한 사람 중 하나’라고 소개하는 유튜버 '자취남'. 집들이 콘텐츠를 진행하며 3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자췻집을 찾아가 방안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사는 이야기를 듣고 자취 꿀템을 소개한다. 그는 여러 곳의 자취방을 방문해보니, 다 같은 평수의 방 한 칸인데 그 안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집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어떤 아이템을 써서 살림을 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집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지금까지 가본 집에서 찾은 인사이트와 자취생들의 삶을 모습을 모아 『자취의 맛』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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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의 맛』이라는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1인 가구의 삶을 담는 유튜브 채널 <자취남>과, 결혼하신 분들의 삶을 담는 유튜브 채널 <유부남>을 운영하고 있는 정성권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1인 가구를 방문하며 느꼈던 점을 모아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우리나라에서 남의 집 서랍장을 가장 많이 열어본 사람이 느낀 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모델하우스도 아닌 내가 진짜 살고 있는 집(Home)을 보여준다는 게 말이에요. 

예전에 한 방송국에서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데, 1인 가구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섭외를 하는 거냐고 묻더라고요.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사실 혼자 사는 집은 가족에게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공간이잖아요. ‘아, 그렇지! 세상에서 제일 사적인 공간을 촬영하고 미디어에 내보내는 일은 굉장히 큰 결심이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런 곳을 300여 곳이 넘게 돌아다녀 보니 데이터가 점점 쌓이더라고요. 그 데이터를 보며 느낀 점을 글로 옮긴 게 바로 이 책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취방을 제일 많이 가본 사람 중 하나라고 소개하던데, 본인의 자취 생활은 어때요? 자취 고수인가요?

축구를 많이 본다고 해서 축구를 잘하는 게 아닌 것처럼 자췻집을 많이 방문한다고 해서 자취 고수가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많이 본 만큼 여러 노하우를 일상생활에 많이 녹이려고는 해요. 예전에 일산에 한 오피스텔에 간 적이 있는데 그분의 아침 루틴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정리하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이해를 못 했죠. ‘어차피 밤에 또 덮고 잘 건데, 굳이 왜?’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유를 듣고 저도 생각이 바뀌었어요. 힘든 일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정리되지 않은 집을 보면 더 힘이 빠지고,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 말에 설득돼서 지금은 아침마다 항상 이불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자취를 하는 공간에서 침대는 절대적으로 많은 공간을 차지하거든요. 집이 작을수록 침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죠. 그런데 이 부분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니 전체적으로 정돈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불 정리가 주는 만족감을 알게 되었죠. 이런 생활 팁들을 모아 제 삶에 반영하다 보니 나름 자취 ‘중수’ 정도는 된 것 같아요.

지금까지 가본 집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어디인가요? 

처음으로 아파트에 혼자 사시는 분을 촬영 갔을 때였어요. 저에게 아파트란 4인 가족 이상이 사는 공간이었거든요. 그런데 혼자 살고 있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가보니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방 3개, 화장실 2개인 곳에 혼자 살고 있던 거예요. 그때 처음 알았어요. ‘소중한 것의 낭비는 즐거운 것이구나’ 하는 것을 말이죠. '시간', '돈'…. 이분 같은 경우는 '공간'이었습니다. 

보통의 자취는 크지 않은 공간에 여러 물건을 놓아야 하니까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넓은 집에 혼자 사는 건 달랐어요. 혼자서 컴퓨터방, 운동방 이런 식으로 용도를 나눠서 쓰는 게 꽤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사실 많이 부럽기도 했어요.

“어떤 물건은 그 존재만으로도 공간의 성격 자체를 결정한다”는 문구가 인상적이었어요. 어떤 물건이 그렇던가요?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300만 원이 넘는 스피커를 쓰시는 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스피커는 실제로 처음 봤거든요. ‘스피커에 이 정도 투자를 할 정도면 다른 것도 엄청 좋은 제품인가?’ 하는 생각이 들 텐데, 반대로 TV는 브라운관에 가까운 그런 오래된 제품이더라고요. 요즘 어린 친구들은 모르는 ‘파브’ 제품을 쓰고 있었어요. 이분은 그만큼 음악에 진심이란 뜻이죠. 

사실 이 말은 제가 미국에 있는 '룸메(자취남 채널의 구독자 애칭)' 님의 집에 갔을 때 나왔던 것 같아요. 영상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이었는데, 아무래도 요즘 재택근무를 많이 하니 미팅도 집에서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집이지만 ‘내가 이만큼 프로페셔널하고, 영상에 관심이 많다’는걸 보여주기 위해 업에 관련된 제품들을 일부러 더 꺼내놓는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만큼 관심이 있으니까 그런 제품을 갖고 있는 거겠지만요. 특정 물건이 주는 힘이 강하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저도 집에 미팅할 때 보시라고 유튜브 관련된 제품과 상들을 많이 꺼내놨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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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사람들을 '1인 가구의 가장'이라고 칭했더라고요. 나 스스로를 돌보고 책임져야 한다는 말인데, 어떨 때 이런 감정을 많이 느끼나요? 

다들 엄청 바쁘잖아요. 그렇게 살다 보면 집에 빨래한 수건이 떨어질 때도 있고, 먹으려고 사뒀던 과일이 상하기도 하죠. 또, 바빠서 미처 정리 못 했던 옷들이 소파 위에 그대로 올려져 있기도 해요. 이런 작은 것들이 모이고 모이다 보면 집 안이 어지럽혀지고, 그러면 나를 사랑하는 기분이 들지 않더라고요. 저도 강하게 ‘현타’가 왔던 적이 있었어요. 

힘들게 일을 마치고 나서 즉석밥과 반찬을 꺼내서 먹었어요. 즉석밥은 껍데기가 있잖아요? 거기 위에 반찬을 올려놓고 먹었거든요. 설거지가 정말 귀찮아서요. 그렇게 먹다가 앞을 봤는데 거울이 있더라고요. 거울에 비친 저의 모습을 보니까 ‘와, 열심히 일하고 왔는데 집에서 나는 이런 모습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스스로를 좀 돌보고 사랑하려고 노력해요. 조금 귀찮더라도 반찬마다 예쁜 접시에 덜어 먹으려고 하고, 샤워 가운을 입고 괜히 맥주도 캔이 아닌 맥주잔에 따라 먹거나 하면서요.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자존감을 꽤 많이 올려주더라고요. 가장 좋아하는 말 하나만 이야기할게요. ‘1인 가구는 내가 무너지면 가정이 무너진다.’ 우리 모두 화이팅입니다!

자취생들을 위한 꿀팁 혹은 꿀템을 소개해주세요. 

꿀팁도 좋지만, 꿀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3년째 집을 돌아다니며 찍다 보니까 2020년에 많이 보이는 아이템과 2022년에 많이 보이는 아이템이 다르더라고요. 2020년과 2021년 아이템으로는 미니 건조기를 뽑고 싶어요. 맛집을 친구들에게 추천해줄 때 적어도 욕은 먹지 않고 칭찬만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곳이 마음속에 하나씩 있지 않나요? 저에게는 이 제품이 그런 거였어요. 실제로 다른 집에 갈 때마다 항상 그 제품을 너무 많이 추천을 해주셔서 영상에 올릴 때는 편집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이 만족하고 사용하신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2022년에는 미니 건조기를 넘어서 스마트 쓰레기통을 많이 쓰시더라고요. 쓰레기통 근처에 가면 뚜껑이 저절로 열리거든요. ‘그게 편한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사용해보면 진짜 좋더라고요. 그 외에도 식기세척기나 로봇 청소기 같은 제품도 요즘은 1인 가구의 집에서 굉장히 많이 보입니다. 이런 제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시간을 아껴준다’는 것이더라고요. 청소 시간은 로봇 청소기가, 빨래 시간은 건조기가, 설거지 시간은 식기세척기가 아껴주는 것처럼요. 혼자 가정을 꾸린다는 건 혼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는 뜻이라서 할 일이 굉장히 많거든요. 무엇보다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주는 아이템이 꿀템인 것 같아요.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촬영했던 룸메님 중 한 분이 해주셨던 ‘어두운 방에서 혼자 하는 생각은 가짜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혼자 텅 빈 공간에 있을 때, 자유로움이 좋기도 하지만 외로울 때도 많거든요. 특히 외로움이란 게 부정적인 생각을 들게 하고, 부정적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깊어지더라고요. 근데 아침에 일어나면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었던 거죠! 이런 경험들 다들 있죠? 

그런데 이 말을 인지하고 있으니까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 쉽게 끊어낼 수가 있더라고요. 이 말을 항상 마음에 담아두니까, 조금 더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어요. 혼자 살다 보면 힘든 일도 외로운 일도 많을 텐데 다들 긍정적으로 살면서 자취가 주는 긍정적인 맛을 느끼며 행복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취남(정성권)

구독자 3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자취남> 운영자. 우리나라에서 남의 자취집을 제일 많이 방문한 사람 중 하나다. 3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자취집을 찾아가 방 안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각자의 사는 이야기를 듣고 자취 꿀템을 소개한다. 혼자 사는 사람의 ‘리얼’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자취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봐야 할 필수 콘텐츠라는 평을 듣고 있다.

그가 방문하는 집은 모두 평범한 친구나 이웃들이 사는 평범한 집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각자 다른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발견하면서, 서로 다른 사람이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모든 집이 특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수많은 자취인들과 각자 사는 모습을 나누고, 서로 이야기하며 그들의 특별한 세계를 전하고 있다. 또한, 구독자들의 참여로 집들이 콘텐츠가 이루어지는 만큼, 받은 관심과 사랑을 구독자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자취의 맛
자취의 맛
자취남(정성권) 저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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