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우리도 세종대왕처럼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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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4일, ‘제16회 예스24 어린이 독후감 대회’의 일환으로 마련된 ‘예스24 여름방학 특강’이 네 번째 시간을 맞았다. <국민 역사 선생님 설민석과 떠나는 역사 대모험>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의 강연은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설민석 작가와 함께했다. 토요일 오후 2시, 마포아트센터는 전국에서 찾아온 어린이 독자들로 가득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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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강연의 주인공은 사전 설문조사 ‘실제로 만나보고 싶은 역사 속 인물’ 1위를 차지한 세종대왕이었다. 설민석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세종대왕을 처음부터 왕으로 태어나 순탄하게 살았던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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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영웅’이라고 하면 원래부터 특별하게 태어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고구려의 시조 주몽은 어디서 태어났죠? 알에서 태어났어요. 신라의 박혁거세, 가야의 김수로도 그랬고요. 하지만 다 착각이에요. 선생님이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영웅으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다만 영웅으로 죽어간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오늘 세종대왕이 나와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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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를 만들고, 난세는 영웅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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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작가에 따르면, 세종대왕에게는 크게 두 가지 위기가 존재했다. 첫 번째는 태생의 한계다. 태종 이방원에게 자신이 형제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는 사실은 가슴에 사무친 한이었다. 그래서 그는 반드시 첫째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리라 결심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첫째인 양녕대군은 공부와 정치에 전혀 뜻이 없었던 것이다. 둘째인 효령대군 역시 일찌감치 절에 들어가 스님이 되어 있었기에 결국 셋째인 이도 왕자가 왕위에 올랐다. 그가 바로 세종대왕이다. 신하들은 세종대왕이 처음부터 왕이 될 운명이 아니었다고 생각했고, 때문에 이러한 배경은 그에게 일종의 콤플렉스로 남았다.?
두 번째는 어려운 시국이다. 당시 조선은 시대의 우기(雨期)를 겪고 있었다. 일본은 틈만 나면 조선의 백성들을 해치고 빼앗아갔고, 중국은 말(馬)과 여자들을 바치라며 터무니없는 조공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런 크나큰 위기에도 불구하고 세종대왕은 콤플렉스를 걷어내고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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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세종대왕의 첫 번째 승리 비결로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꼽았다.
“엄마아빠가 책 열심히 읽자는 얘기 하시죠? 그게 다 세종처럼 되자는 뜻인 거예요. 실제로 세종대왕은 책을 정말 많이 읽었어요. 한 권을 잡으면 100번을 반복해서 읽었죠, <좌전>과 <초사> 같은 책들은 200번 반복해서 읽었고요. 눈이 나빠질까봐 걱정한 아버지 태종이 책을 다 뺏어갔을 때에는 실수로 책 한 권이 병풍 사이에 남아 있었는데 그 책을 1,100번 읽었다고 하죠.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프리, 이 세 사람의 공통점 역시 모두 책을 스승처럼 연인처럼 여겼다는 건데요. 그런 것처럼 우리도 책을 열심히 읽으면 세종처럼 뛰어난 인물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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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다음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며 두 번째 비결을 꼽았다. 지행합일, 내가 배운 것과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일치시킨다는 뜻이다. 작가는 세종대왕의 지행합일로 애민 정신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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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유교 경전이 교과서였어요. 유교 경전은 왕은 백성을 사랑한다는 ‘애민’과 백성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민본’을 담은 책인데요. 똑같은 책을 읽어도 어떤 왕은 백성을 수탈하고 향락에 빠지는 반면에 세종은 정말로 백성을 사랑하고 존중했어요. 읽은 걸 정말로 실천한 거죠. 그래서 백성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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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실천한 애민 정신의 예시로 작가가 꼽은 것은 앙부일구와 훈민정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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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십이지신이라는 방식으로 시간을 따졌어요. 자축인묘진사오미, 이렇게요. 이때는 훈민정음이 만들어지기 전이었으니 시계 속 시간도 한자로 표시했죠. 세종대왕은 그걸 보고 이렇게 생각했어요. ‘시계는 백성들이 보는 것인데, 글을 모르는 백성들이 어떻게 시계를 보겠는가?’ 그래서 자축인묘진사오미를 그림으로 그려서 백성들이 모두 볼 수 있는 시계를 만들게 했어요. 그게 바로 앙부일구예요. 우리는 앙부일구를 통해서 항상 백성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았던 세종대왕의 배려의 정신을 읽을 수 있어요. 훈민정음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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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애민의 정신을 실천해나가다 보니 몸이 힘들었다. 세종대왕은 신하들과 함께 학문을 토론하는 자리인 경연을 재위 기간 동안 1,898번이나 진행했고, 훈민정음을 만들다 결국 시력까지 잃었다. 당시 영의정이었던 황희 역시 나이가 들어 노환이 왔는데도 세종의 명을 받들어 일하다 87세가 되어서야 관직에서 물러났다. 평균 수명이 47세였던 시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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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도, 아들 문종도, 영의정 황희도 모두들 백성을 위해서 처절할 만큼 열심히 일했어요. 그 모든 것이 다 책에서 나온 가르침이었어요. 비록 세종은 앞은 볼 수 없었지만 백성들의 웃음소리는 들을 수 있었고, 황희는 귀는 먹고 등은 굽었지만 백성들이 웃는 모습은 볼 수 있었어요. 이렇게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이것이 바로 세종대왕이 600년이 지난 오늘날의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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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세종대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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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작가는 '우리도 세종대왕처럼 될 수 있다'는 이야기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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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나중에 중학생이 돼서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몰라요. ‘우리 집은 엄청난 부자도 아니고, 내 꿈은 그냥 꿈일 뿐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누구에게나 고통은 있어요. 다만 역사 속에서 얻은 교훈으로 의지를 잃지 않고 꾸준히 실천한다면, 어떤 어려움이든 극복하고 이들처럼 멋진 인물이 될 수 있어요. 세종대왕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자질은 아름답다. 그런 자질을 가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해도 내가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그대가 만약 온 마음과 힘을 다해 노력한다면 무슨 일인들 해내지 못하겠는가.’ 여러분 모두 세종대왕의 삶의 정신, 실천의 정신을 배워서 위기를 극복하고 역사에 남을 인물이 되도록 노력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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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 끝난 후, 오늘 강연이 어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작가는 ‘어른들이 아이들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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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른들은 아이들의 수준을 낮게 보는 경향이 있어요. 아이들은 사회적 경험도 적고 표현력도 좀 부족하고, 말도 어눌하니까요. 그런데 제가 강연을 하고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보면서 깨달은 건 아이들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거예요. 오늘 강연에서도 저는 어린이들을 위한 맞춤형 어투를 쓰지 않았거든요. 그런데도 모두 제 이야기를 완벽하게 이해했어요. 오늘 이야기한 내용 중에서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존중했듯이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어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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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설민석 글 | 아이휴먼
단군신화를 통해 끈기의 중요성을, 세종대왕에게는 독서의 중요성을, 신사임당에게는 교육의 중요성, 이순신 장군에게는 변치 않는 마음을, 안중근 의사에게는 정의로운 마음을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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