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책 속 명문장] 최영미 시인 “나는 언어에 민감한 동물”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어째서 생판 남인 남자들이 내게 ‘형’이 되냔 말이다. 나는 여자니까, 나보다 일찍 태어난 남자는 나의 형이 아니라 ‘오빠’가 맞다. 사전적인 정의에도 맞지 않는 야만적인 관계를 내게 강요하는 저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남학생 위주로 돌아가는 대학문화에, 위계질서가 뚜렷한 운동권의 문화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언어에 아주 민감한 동물이다.한국의 지식인들에게 공통된 원죄는 ‘나는 거기에 없었다’였다.사랑. 사랑에 나는 약하다. 누가 내게 사랑이 묻은 사탕을 던지면 간이라도 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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