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폼장] “금이 가고 깨지더라도 오롯이 살아야 해” 『세상을 담고 싶었던 컵 이야기』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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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4 16:23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강가 풀숲 미루나무 아래에 컵이 놓여 있다. 입이 크고 둥근 머그컵. 한 뼘이 채 안 돼 보이나 반 뼘은 훌쩍 넘어 보이는 높이를 가진 머그컵. 두 손으로 감싸 쥐면 몸통이 마침맞게 손바닥에 감길 것 같은 둘레를 가진 머그컵. 안쪽을 들여다보면 바닥이 깊고 품이 넓어 까다롭지 않게 무언가를 품어 안을 수 있을 것 같다. 제아무리 모가 난 것일지라도 안에 담기기만 하면 둥글둥글 둥글어지고야 말 듯 하다. 머그컵의 옆구리엔 하트의 반을 잘라 붙인 것 같은 손잡이가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곡선을 이루며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