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그림으로 보는 인터뷰] 『사랑해 아니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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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루에게 ‘응’이라는 대답을 기대하며 질문을 합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요’인 경우가 많았어요. 아이와 대화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응’은 상대가 나의 세계에 동조하는 표현이라는 것을요. 아이는 ‘아니요’라는 대답으로 자신의 우주를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아니요’는 아이가 자신의 세계로 초대하는 암호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비밀을 공유해준 아루에게 엄마는 무엇이든 되어주고 싶습니다. 엄마는 오늘 하루 종일 코를 닦아주는 휴지였고, 내일은 바지를 말리는 건조기가 될 거예요. 아루를 만나 엄마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아루도 엄마를 만나 어디로든 갈 수 있어요. 엄마라는 지지대를 박차고 아루는 우주로 날아가요. 슈웅~ “아니요군, 재미있게 놀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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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엄마는 서로 닮았습니다. 어느 날 아루가 바닥에 누워버렸습니다. 싫은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아루가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웃기기도 합니다. 어색하면 헛소리를 하거나 과하게 웃는 내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 아루는 엄마를 닮았습니다. 아루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압니다. 마음을 열 계기를 아루 스스로 찾을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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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뜻밖의 말로 엄마를 위로합니다. 어른이 되고 나서 ‘기회를 많이 줄게, 시간을 많이 줄게.’라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시간과 기회라는 것에 늘 불안감을 갖고 있던 내게 아루의 말은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았다고 바로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천천히 느리게 엄마가 되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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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도 발끈하고 말았습니다. 잔인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배려 없는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차분히 설명해주자 하다가도 순간 욱해져서 감정이 폭력적으로 표출됩니다. 나는 커다란 사람이 되어 아이라는 작은 사람을 힘으로 누릅니다. 이런 나를 발견했을 때 자책하는 마음이 밀려옵니다. 인간이 되라고 신이 저에게 아이를 보내주신 게 아닐까 의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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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아니요군노인경 저 | 이봄
‘육아를 통해 만난 새로운 세상’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그 새로운 세상이 사실은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세상이며 잊어버린 마음이라고 말한다.어둠이 지나면 빛이 오고, 빛이 가면 어둠이 오는 것처럼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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