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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는 올해로 수도원 입회 6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970년 동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시인은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시작으로 수도원 생활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일상과 자연을 노래하는 시와 산문을 여럿 출간했어요. 작고 사소한 것에
눈을 돌리며, 그것을 사랑의 눈으로 헤아리는 시인의 특징은 종교와 무관하게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을이
되면 시인의 시 「익어가는 가을」이 항상 생각납니다. "시간이 익을수록 우리도 익어가네/익어가는 날들은 행복하여라/가을엔 너도
나도 익어서 사랑이 되네." 이 시뿐만 아니라 수녀님의 시를 읽다 보면 삶이 결국 자연과 함께 흐르고 있음을, 나와 우리라는
존재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요. 또한 간결한 문체와 쉬운 언어, 기도하듯이 읊조리는 시의 운율이 우리에게
위안과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최근 이해인 수녀는 60년간의 수도 생활을 돌아보며 쓴 글과 시를 담은 단상집 『소중한 보물들』을 펴냈습니다. 정멜멜 작가가
동행하며 찍은 일상 사진과 함께, 그간의 인생길을 정리하며 써온 글과 시를 모았습니다. 세대를 아우르며 나누었던 눈빛, 환대,
사랑이 담긴 책은 우리가 놓쳐버린 소중한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세상을 향해 여전히 사랑의 편지를 전하는 수녀님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 본다면, 행복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 ????은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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