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트레킹 리뷰] 한라산둘레길➀ 6구간 시험림길, 쉽게 보여주지 않는 비경

[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우리나라는 전국 어디를 가도 걸을 수 있는 길이 많다. 2000년대 후반 지리산둘레길과 제주올레길이 열풍을 일으키자 지자체마다 앞다투어 둘레길을 조성한 탓이다. 얼마 전에는 동·서·남해안과 DMZ 접경지역 등 우리나라의 외곽을 하나로 연결한 4530km의 초장거리 걷기여행길인 ‘코리아둘레길’도 개통됐다. 둘레길은 대부분 제주올레길의 오름처럼 약간의 경사진 곳도 걷지만 마을길도 걷는 비교적 평탄한 걷기 코스다. 하지만 한라산둘레길은 완전히 다르다. 다른 둘레길처럼 접근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한라산둘레길 시험림길의 백미

 

한라산둘레길은 제주의 중산간 지역인 해발 600~800m 지대의 한라산 자락을 연결한 숲길이다. 아직 일부 구간이 연결되지 않아 현재는 9개 구간 70.8km가 개통돼 있다. 전체 구간이 개통되면 80km 정도에 달할 예정이다. 한라산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아니니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진 않다. 하지만 중간 중간 한라산에서 뻗어나온 웅장한 계곡을 건너기도 하니 거친 돌길이 적지 않다. 한라산둘레길은 과거 일본이 병참로로 사용하던 한라산 자락의 길과 표고버섯 재배를 위해 사람들이 오가던 길을 이어 걸기 좋은 숲길로 조성한 것이다. 일제는 한라산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약탈하기 위해 일명 ‘치마키도로’라고 불리는 병참로를 한라산 중턱에 만들었다. 그래서 구간에 따라 숲길이 평탄하기도 하고 거칠기도 하니, 가급적이면 등산화와 등산스틱을 챙기는 게 좋다. 

 

한라산둘레길 전체 코스

 

한라산둘레길 6구간 시험림길 코스(총 9.4km)


아직 울긋불긋 단풍이 산자락까지 내려앉으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지만 한라산둘레길 6구간 시험림길 걷기를 내년으로 미루고 싶지 않았다. 이 구간은 자연림과 인공림이 어우러져 ‘다양한 동식물의 보고’로 불리는 한남시험림이 포함돼 있어 매년 11월 1일부터 다음해 5월 15일까지는 출입이 통제된다. 시험림길의 전체 거리는 남원읍 신례리 이승이오름에서 시험림길 삼거리까지로 총 9.4km 정도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 대부분 사려니숲길 입구에서부터 걷기 시작하니 총 13.2km를 걷게 된다. 하지만 이승이오름에서 걷기를 마치게 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방법이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택시를 부르거나 이승이오름을 지나 수악길 초입의 3.8km 정도를 더 걸으면 된다. 수악오름을 지나면 곧바로 516도로와 만난다. 이렇게 할 경우 총 16.2km 정도를 걷게 되니 산행 초보라면 함부로 도전하지 않는게 좋다. 한라산둘레길을 걸을 때 한 가지 중요한 건, 산에서는 이른 시간에 일몰이 시작되니 적어도 5시 전에는 종착지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이다(동절기).


시험림길 구간을 찾은 건 지난 10월 6일이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걷는 일정이라 사려니숲길 입구와 이승이오름 입구 양쪽에 차를 세운 후 이동을 시작했다. 

숲길 걷기의 시작 지점은 이승이오름 입구인 신례천생태탐방로종합안내소.

주차장 앞 정자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오른편으로 난 길을 따라 10분쯤 들어가면 시험림길 입구다.

 

주차장 앞 정자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오른편으로 난 길을 따라 10분쯤 들어가면 시험림길 입구다.

 

‘시험림길은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서 연구를 목적으로 운영 중인 한남시험림 내 삼나무림 등 특색있는 숲길이다.’ 입구 안내판이 알려주는 길에 대한 설명이다.

개인적으로 한라산을 등반하는 느낌을 받았던 수악길(5구간)과 달리 시험림길은 걷는 길이 비교적 평탄하다. 그래서 한라산 중산간 지대를 걷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

 

시험림길은 걷는 길이 비교적 평탄하다.

 

인생샷 포스트는 여기, 첫 번째 포토스팟 ‘삼나무숲길’

입구를 지나 5분쯤 걷자 감탄사가 절로 나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시험림길의 첫 포토스팟인 ‘삼나무숲길’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는 풍경의

 

하늘에 닿을 듯 길고 곧게 쭉쭉 뻗은 삼나무. 삼나무숲은 제주도의 다른 숲길에서도 많이 만나지만, 카메라 앵글 구도가 이렇게나 멋진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잠시 포토타임과 더불어 피톤치드 가득한 숲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가 다시 걷기에 나선다. 숲길은 좁아졌다 넓어졌다를 반복하지만 여전히 평탄한 편이다. 사각사각, 바스락바스락. 발 아래로 밟히는 낙엽이 청명한 새 소리, 산들거리는 바람소리와 어우러져 귀를 즐겁게 한다. 간혹 계곡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가 온 다음날만 아니라면 미끄럽지 않아 크게 어렵지는 않다. 5구간인 수악길에서 만났던 계곡들은 마치 한라산을 오르는 것처럼 웅장했는데 이곳의 계곡은 커다란 바윗덩이가 그리 많지 않다.

 

사각사각, 바스락바스락. 발 아래로 밟히는 낙엽이 청명한 새 소리, 산들거리는 바람소리와 어우러져 귀를 즐겁게 한다.

 

산중턱인데도 평지 같은 곳에 이르니 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억새가 있다. 

 

산중턱인데도 평지 같은 곳에 이르니 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억새가 있다.

 

세 번째쯤 만난 계곡 구간은 길이 포장돼 있다. 아마도 뭔가 이동수단을 옮기기에 계곡이 불편했었나보다.

30여분쯤 더 걸으니 시험림길의 두 번째 포토존이 기다린다. 


두 번째 포토스팟, 시험림길의 백미 ‘하늘길’

굳이 누가 포토스팟이라 일러줄 필요도 없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그 자체로 그림이다. 시험림길의 백미로 불리는 일명 ‘하늘길’이다. 하늘로 쭉쭉 뻗기만 한 첫 번째 포토스팟과 달리 이곳의 삼나무는 가지런하게 모양을 갖췄다. 하나씩 지날 때마다 나무 아래 지역명도 적혀 있다. ‘클론보존원’이니 해당 지역들에서 채집한 나무들인 것 같다. 

하늘길을 지나 30여분쯤 더 걸으니 ‘채종원’. 채종원의 편백나무는 다른 곳에서 만난 편백나무와 그 생김새부터 다르다. 


시험림길의 백미로 불리는 일명 ‘하늘길’.

 

채종원을 지나니 또다시 달라지는 풍경. 삼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선 제주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희귀하고 진귀한 수종인 섬개벚나무와 서어나무가 자라고 있다. 섬개벚나무는 영실 코스 탐방로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수종이다. 

 

삼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선 제주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희귀하고 진귀한 수종인 섬개벚나무와 서어나무가 자라고 있다.


삼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선 제주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희귀하고 진귀한 수종인 섬개벚나무와 서어나무가 자라고 있다.

 

조금씩 노란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는 나무들도 있다. 11월 초쯤 오면 예쁠 것 같은데, 아쉽게도 11월엔 이곳이 개방되지 않는다.


조금씩 노란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는 나무들도 있다. 11월 초쯤 오면 예쁠 것 같은데, 아쉽게도 11월엔 이곳이 개방되지 않는다.

 

유유자적 숲길의 중간쯤 널찍한 곳에서 점심식사까지 하고, 시험림길 구간의 끝지점인 시험림길삼거리에 도착하니 어느덧 2시.

구간으로만 보자면 이곳이 시험림길의 종착 지점인데, 숲 한가운데서 걷기를 끝낼 수는 없다.

약 4~5km 정도를 더 걸어 차를 세워둔 남조로 사려니숲길 입구로 향한다.


올해 시험림길을 걸을 수 있는 날은 불과 10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10월 말쯤이면 한라산 단풍이 절정에 이른다니 시험림길에서도 가을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주의사항 : 한라산둘레길 6구간 시험림길은 대중교통도 불편하지만 화장실이 아예 없다. 사려니숲길에서 출발 전 화장실에 먼저 들르거나, 이승이오름 입구에서 출발한다면 차를 세우는 주차장까지 올라가기 전, 지방도인 서성로의 이승악탐방 휴게소 내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멧돼지나 들개가 출몰할 수도 있으니 가급적 많은 인원이 함께 걷는 게 좋다.


[한라산둘레길 6구간-시험림길]

▶위치 : 이승이오름~사려니숲길 9.4km 

▶대중교통 이용방법 : 

(이승이오름 찾아가기) 신례천생태탐방로종합안내소(서귀포시 신례리 산7) / 대중교통 없음

(사려니숲길 입구 찾아가기) 제주시 버스터미널에서 131번(급행) 또는  231(또는 232)번(간선) 탑승 후 남조로 사려니숲길 정류장 하차

서귀포시 버스터미널에서 201번(간선) 또는 500번(도심급행) 탑승 후 남원읍사무소 정류장 하차, 131번(또는 132번/급행) 탑승 후 남조로 사려니숲길 정류장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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