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나들이 리뷰] 가장 잘 보존된 조선왕릉 <구리 동구릉>

[리뷰타임스=곰돌이아빠 리뷰어]

흔히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조선왕릉입니다. 조선왕릉은 무려 450년에 걸쳐 조성된 조선 최대의 왕릉군입니다. 능은 9개지만 모두 7명의 왕과 10명의 왕비가 이곳에 잠들어 있습니다. 

 

동구릉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동쪽에 아홉개의 릉이 있어 지어진 이름입니다. 반대로 서오릉은 서쪽에 다섯개의 릉이라는 뜻이죠. 구리를 대표하는 유적이기도 합니다.


저희 둘째가 건원초등학교, 동구중학교를 나왔는데 이 이름 모두 여기서 따온 것입니다. 조선을 개국한 태조를 비롯한 많은 왕와 왕비 그리고 후비의 능이 있습니다.

 

동구릉 홍살문



야사에는 여기에 태조 이성계의 능을 무학대사가 정했으며 큰 근심을 해결했다고 해서 망우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도 합니다. 

 

동구릉의 아홉개 릉은 태조의 능인 건원릉(健元陵), 5대 문종과 현덕왕후(顯德王后) 권씨(權氏)의 능인 현릉(顯陵), 14대 선조와 의인왕후(懿仁王后) 박씨 ·계비(繼妃) 인목왕후(仁穆王后) 김씨의 능인 목릉(穆陵), 18대 현종과 명성왕후(明聖王后) 김씨의 능인 숭릉(崇陵), 16대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莊烈王后) 조씨(趙氏)의 능인 휘릉(徽陵), 20대 경종의 비 단의왕후(端懿王后) 심씨(沈氏)의 능인 혜릉(惠陵), 21대 영조와 계비 정순왕후(貞純王后) 김씨의 능인 원릉(元陵), 24대 헌종과 비 효현왕후(孝顯王后) 김씨, 계비 효정왕후(孝定王后) 홍씨의 능인 경릉(景陵), 그리고 순조의 세자 익종과 비 신정왕후(神貞王后) 조씨(趙氏)의 능으로 조성된 수릉 등이 있습니다.



1천원의 입장료와 주차비가 있지만 가볍게 걷기 참 좋은 곳입니다.

 

 

재실

 

숲길 지도

 

 

잘 관리된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숲길이 이어집니다. 참고로 화장실도 곳곳에 있고 쉴 수 있는 의자도 많습니다. 다만 왕릉 특성상 뭘 먹거나 마실 수는 없으니 물 한 병 정도는 미리 챙겨오시면 좋습니다.

 

예전의 관리사무소격인 재실이 곧 나옵니다. 여기서 음식도 하고 각종 회의도 하면서 제사 준비 및 능 관리를 했다고 합니다. 저는 번호 순서대로 1번 숭릉부터 가보기로 합니다.

 

숭릉

 

 

약 5분 정도 걸으니 숭릉이 나옵니다. 조선 18대 임금인 현종과 명성왕후의 능입니다. 참고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명성왕후가 아닙니다. 이름만 같아요. 현종은 조선 임금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인 청나라 심양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는 17대 임금인 아버지 효종이 볼모로 잡혀가 있던 와중에 태어난 까닭이죠.

 

우리의 슬픈 역사가 바로 느껴지는 능입니다. 

 

혜릉



숭릉 바로 옆에는 소박한 혜릉이 있습니다. 조선 20대 임금인 경종의 왕비인 단이왕후의 능입니다. 참고로 경종은 또 다른 왕비인 선의왕후 어씨와 함께 성북구에 있는 의릉에 잠들어 있습니다. 죽어서도 남편이 옆에 없네요.

 

 

경릉

 

 

세번째 만나는 능은 경릉입니다. 조선 24번째 헌종과 첫번째 왕비 효현황후 두번째 왕비인 효정황후 모두 세 분이 잠들어 계십니다. 혹시나 했는데 다행인지 왕릉이 제일 왼쪽이고 부인의 능이 차례대로 있습니다. 만약 왕릉이 가운데 있었으면 꽤나 시끄러웠겠다 싶었습니다. 조선 왕릉 가운데 이렇게 봉분 3개가 나란히 있는 것은 유일하다고 하네요. 

 

헌종은 8살에 임금이 되어 오랫동안 할머니의 수렴청정을 받았고, 세도정치의 희생양이기도 했습니다. 

 

 

원릉

 

원릉

 

 

4번째 만나는 릉은 원릉입니다. 장수한 왕으로 유명한 21대 영조와 그의 두 번째 부인인 정순왕후의 릉입니다. 정순왕후는 15세에 두 번째 왕비가 되었는데 그때 영조가 66세였다고 하니 거의 할아버니 뻘이었겠네요.

 

참고로 첫째 부인인 정성왕후의 무덤은 홍릉에 있습니다. 원래는 첫번째 부인 옆에 묻히고 싶었다고 하네요.

 

휘릉

 

 

다섯번째로 만나는 릉은 휘릉입니다. 16대 인조의 두번째 부인인 장렬왕후의 능입니다. 현종의 어머니이고 이 분의 죽임 이후로 상복을 입는 기간을 두고 벌어졌던 치열한 예송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건원릉

 


 

동구릉에서 가장 유명한 왕릉이라면 뭐니해도 건원릉이죠. 태조 이성계의 무덤입니다.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고, 무엇보다 잔디가 아닌 고향 함흐의 억새로 덮여있어 가을에 가면 억새가 역사의 그 날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매년 관리한다고 하네요.

 

다른 왕릉과 달리 고려시대 양식이라고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네요. 

 

목릉

 

  

목릉

 

목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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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릉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곳이 목릉입니다. 조선 14대 임금. 우리에게는 별로 좋은 기억이 없는 선조의 무덤입니다. 바로 임진왜란때의 바로 그 왕이죠.

 

첫번째 부인인 의인왕후와 두번째 부인인 인목왕후의 능이 함께 있는데 멀찌감치 떨어져 있습니다. 역시 사람은 두 번 결혼하면 이렇게 영 무덤도 보기 좋지가 않다고 마눌님이 말씀하시더군요. 

 

 

릉헌릉

  

헌릉

 

 

8번째 만나는 릉은 헌릉입니다. 5대 문종, 그러니까 세종대왕의 아들이기도 한 임금이죠. 그렇게 잘 생겼다고 소문났던 임금이라 전해집니다.

 

역시 부인인 현덕왕후와 같이 능이 조성되었습니다. 폐위되어서 무덤이 다른 곳에 있다가 중종때 다시 옆으로 왔다고 하네요. 

 

 

수릉

 

수릉

 

 

마지막 능은 수릉입니다. 추존된 문조와 부인 신정황후의 능입니다. 문조는 순조의 아들로 순조 대신 정사를 보다가 22세의 나이로 일찍 죽었다고 합니다. 문조라고 하면 잘 모르겠지만 효명세자하면 아마 아 하실 겁니다.

 

이 임금님 역시 의릉, 수릉을 거쳐 아차산 부근에 모셨다가 1855년에야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고 하네요. 1890년에 부인도 합장했다고 합니다.  

 

동구릉에는 역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꽃도 참 많아요.

 

봄꽃

 

봄꽃

 

봄꽃

 

봄꽃

 

봄꽃

 

봄꽃

 

봄꽃

 

 

이팝나무처럼 심은 것도 있고 야생화도 많아 걷기 참 좋았습니다. 편안하게 걷기 좋은 동구릉을 소개했습니다. 휴일에 한 번 가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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