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말, 제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20대의 암흑기에 저는 그녀 덕분에 길고 긴 터널을 무사히 지날 수 있었습니다. 청첩장
받는 자리, 친구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축사를 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왔습니다. 술까지 잔뜩 얻어 마셨는데, 어찌 거부하나요?
승낙했습니다. 그 후, 결혼식 당일까지 축사를 여러 번 뜯어고쳤습니다. 그래도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명확했어요. 첫째, 결혼과
죽음은 끝까지 미루라고 했던 내 조언을 무시했으니 행복하게 살 것. 둘째, 상대방의 결점을 핑계 삼지 말 것. 셋째, 날 일으켜
세워주었던 너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절대 잃지 말 것. 결혼식 당일은 제 축사로 하객들의 웃음을 빵빵 터트렸답니다.(저는 매사에 왜
이렇게 장난이 치고 싶을까요?) 이 자리를 빌려 엄중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싶어 했던 친구에게 미안하단 말을 전합니다. 언제가
다시 축사를 할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친구의 특별한 날에 모두의 앞에 서서 증인이 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
????율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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