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집을 손에 들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이 시인은 어떤 표현들로 나를 흔들어 놓을지, 단어와 문장들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지, 그
감정이 내게 어떻게 스며들지. 시 곁에 머무는 마음을 돌이켜 보자면, 투명해지고 싶은 마음인 것 같아요. 굳이 '시'의 힘을
빌려 표현하는 시인의 언어를 읽어낸다는 것은 에너지가 소요되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시에 도착한 시인들의 언어가, 우리에게 다시
도착하게 만드는 긴 여정이 완성 될 때. 그것을 투명하다고 말해도 될까요.
은유 작가의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에서는 그보다 한 단계 더 앞선 여정을 보여줍니다. 외국의 시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시
번역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요. 문학의 시대는 끝이 났다고 하지만, 시를 읽는 마음과 시 곁에 머무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는, 문학은 아직 아름다움 그 자체로 우리를 향하고 있습니다. 나를 뚫고 들어오는 문장들을, 내 마음에 착 달라 붙는 시를
발견할 때의 두근거림을 앞으로도 느끼고 싶어요. 부디 시 곁에 머물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 ????영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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